손보사들도 몇몇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메리츠화재가 지난해 9월 ‘(무)케어프리보험 M-Basket 1209’을 통해 무배당 연금보험을 최초로 선보인데 이어, 현대해상이 지난 3월부터 ‘무배당 연금저축 행복한 노후보험’을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한화손보도 4월 중으로 상품 출시를 검토 중에 있다. 그러나 그 외 보험사들은 여전히 관심도 계획도 없는 ‘확고부동’한 모습이다. 수수료가 너무 낮아 판매 유인이 없다는 이유다.
◇ 생·손보 갈리는 반응
현재 상품을 출시해 판매하고 있거나 판매를 계획 중인 곳들도 각기 서로 다른 잇속을 갖고 있다. 생보사들의 경우 설계사 수수료가 없는 온라인 전용으로만 상품이 출시됐다. 이들은 모집수수료를 일체 부과하지 않고 계약관리에 필요한 최소한의 유지관리 수수료만을 부가해 해약 환급금을 높였다는 이점이 있지만 결국 판매 유인이 없는 설계사 채널 자체를 배재한 것이나 다름없다. 설계사 채널이 거의 없고 온라인 중심으로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IBK연금과 KDB생명에서만 상품을 출시했다는 것도 그 반증이다. 당초 이들과 함께 상품 출시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던 한화생명 역시 온라인보험 진출이 미뤄지면서 자연스레 진행이 중단된 상태다.
생보업계 관계자들은 온라인으로 팔지 않는 이상 설계사들은 절대 판매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때문에 설계사들이 주력채널인 보험사들의 경우 아예 고려조차 하고 있지 않는 것. 이와 달리 손보사들의 경우 대면채널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지난 1월 금융감독원이 연금저축상품에 대한 대대적인 수수료 인하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유배당 연금저축의 수수료율이 절반수준인 250~300%까지 낮아져 무배당 수수료율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 현재 무배당 연금보험의 대면채널 수수료율은 200%, 온라인은 150% 수준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4월부터 유배당 연금저축의 수수료가 절반 가까이 낮아져 실상 무배당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준다”며, “과거에는 수수료차이 때문에 상품을 내도 팔리지 않았겠지만 차후에는 수수료 수준이 비슷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즉, 수수료율이 비슷해진 시점에서 좀더 빨리 시장선점에 나서기 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이를 계기로 무배당 연금보험이 활성화 될 것이라는 낙관론은 어디에도 없다.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아직까지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 복합금융감독국 조운근 부국장은 “연금저축상품은 국민의 노후대비를 위해 세재혜택을 주는 일종의 정책성 상품으로 자발적 소비가 많기 때문에 일반 보험상품과 같은 수수료를 매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몇 개 회사들이 추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리내 기자 pannil@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