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아가 궁극적으로는 중장기 운용원칙을 손질한 뒤 기대수익과 안정성의 적정선을 다시 설정하는 것이 요체여서 금융사 자산관리서비스 역량의 우열이 드러날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 상품을 너머 PB부문 중층적 경쟁 시대
은행권은 당장 프라이빗뱅킹 부문이 확보한 고객기반을 살리기 위해 시한을 두거나 PB고객 전용으로 대상을 한정한 은행 상품을 대는 동시에 교차판매를 통한 수요 전환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 일단 대형은행 PB사업 역량은 격차가 실재하긴 하지만 배타적 경쟁 우위를 논하기가 쉽지 않다. 그나마 전문인력이나 PB 전담 네트워크 수준 등을 따졌을 때 국민, 신한, 하나 등의 은행이 3강을 이루고 우리은행과 농협이 추격하고 있는 구도라고 판세를 읽는 것이 무난해 보인다.
하지만 이제는 은행 PB 자체경쟁력만 놓고 볼 때는 지나가고 있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복수의 PB부문 관계자들은 이미 은행 PB고객들치고 증권사나 보험사 PB서비스를 함께 걸치는 고객이 적지 않다고. 상황과 고객 스스로의 니즈에 따라 자산배분 방향을 결정하기 위해 선택사양을 확보한 자산가가 그만큼 많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때는 바야흐로 은행 상품 대신 확장해야할 대안 상품 모색기가 왔기 때문에 경쟁의 차원이 달라질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B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비은행 상품군을 잘 골라서 제시하는 교차판매 정도로는 부족하고 적극적 의미에서 ‘복합상품 효과’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비은행 사업라인 격차도 영구불변 아냐
복합상품을 개발하거나 설계해서 까다로운 자산가들의 입맛을 충족시키거나 상품 및 서비스 유통 네트워크를 최적화해서 고객과의 관계를 든든히 다짐으로써 진정한 PB사업에 한 발 더 다가가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PB부문 경쟁력 우위를 논하기 쉽지 않은 것과 달리 비은행 사업라인 경쟁우위는 조금이나마 더욱 뚜렷한 상황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은행계 5대 금융지주에 한정해서 지난해 1~3분기 누적 기준 증권사, 자산운용사, 보험사 등의 비은행 부문 실적을 보면 신한지주와 농협금융이 확연히 앞서고 우리금융, 하나금융이 바짝 추격하고 있으며 KB금융이 조금 처진 모습을 띠고 있다.
신한지주는 금융시장 변동기를 잘 파고 들어 신한생명이 약진하는 계기를 확보한 바 있고 금융투자사와 은행의 웰스매니지먼트 합작을 본격화 하고 있어 자체 유통기반에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할 만 하다.
이어 농협금융은 순익 규모 805억원에 이르는 농협생명을 필두로 자산운용, 손보 등의 자회사가 제몫을 하고 있는 차별화된 사업라인이 강점이다.
그렇다고 업계를 선도하는 우리투자증권을 낀 우리금융이 뒤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KB투자증권의 열세가 두드러진 KB금융은 돌파구 마련이 절실한 모델에 머물러 있다. 물론 자체 보유한 네트워크가 경쟁력의 전부라고 보는 전문가를 찾아보기란 어렵다. 해당 부문 시장흐름을 좌우할 수 있는 비은행 자회사 구조를 완비하고 있는 곳은 없고 금융자산 포트폴리오를 짜면서 국내에만 시야를 붙박으려는 고객 또한 없기 때문이다. 은행과 비은행 자산배분 포트폴리오의 적실성과 고객 관계를 갈수록 강화하면서 복합 경쟁력을 키워가기에 M&A 또는 전문인력 확보 싸움 등 변수는 많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 5대 금융그룹 은행PB, 금융투자+보험 이익창출력 〉
* 각 금융회사, 한국금융신문
**비중(%)는 지주사 연결 순익 대비 비중(~3Q 누적)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