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리스 확대 등 서민금융 활성화 길 열어야
유럽발 재정위기 등 대외적 요인과 부동산시장 침제, 가계부채 급증, 수출경기 둔화 등의 대내적 요인들로 국내경제가 장기침체의 길을 걷고 있다. 캐피탈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요인들로 영업환경이 악화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우리파이낸셜은 올 상반기에 우수한 실적을 거뒀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인 270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 전년동기(232억원) 대비 5.7%의 성장을 이뤘다. 이병재 우리파이낸셜 대표는 이 같은 성과가 서민금융 도우미를 지향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기존·신규 캐피탈사간의 경영전략 상이, 하반기 신규제도 도입 예고 등 시장변화가 불가피한 가운데 캐피탈사의 사회적 역할인 ‘서민금융’의 길을 가야 한다는 얘기다.
◇ 우리파이낸셜 “창사 이래 최고 성과”
우리파이낸셜은 당기순익뿐 아니라 매출액에서도 약 6%의 성장을 기록했다. 2012년 상반기 매출액은 855억원으로 전년동기(809억원) 보다 5.7% 늘었다. 신규영업실적 역시 꾸준한 상승세다. 올 상반기 신규영업실적은 6694억원으로 전분기(6202억원) 대비 7.9% 성장했다. 따라서 올해 재무목표 달성이 확실시되고 있다. 우리파이낸셜의 올해 재무목표는 당기순익 459억원, 총자산 3조3300억원 달성이다. 올 상반기 실적만으로도 당기순익은 목표에 약 60%, 총자산(올 상반기 3조3309억원)은 이미 목표를 달성했다.
그밖에 신용등급 상승, 은행연계영업 확대에 따른 차입 및 채널비용 등 원가절감 지속, 자산클린화 마무리 단계 돌입 역시 이뤄지고 있다.
이 대표는 이 같은 성과에 대해 ‘내실강화’가 적중했다고 말한다. 건전성이 좋은 자산의 비중은 늘리면서 부실자산을 점진적으로 축소한 것이 주효했고, 연초부터 ‘Slim경영’을 실시해 내부조직 ‘다이어트’를 단행한 것이 효과를 봤다는 것. 그 증거로 우리파이낸셜의 자산 건전성은 전분기 대비 상향됐다.
우리파이낸셜의 올 상반기 총여신은 3조2827억원이다. 이 중 고정이하여신은 973억원으로 전분기(1037억워) 보다 64억원 줄었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전분기(3.23%) 대비 0.27%p 감소한 2.96%다. 특히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작년 3분기(3.95%) 대비 약 1%p 내려가는 등 꾸준한 감소세를 기록 중이다.
이 대표는 고객지향 그룹연계상품과 영업 인프라·리스크관리능력 강화 등도 일등공신으로 꼽았다. 우리파이낸셜은 다이렉트 리스·할부, 은행연계 신용대출, 오토론 지급보증상품 등 고객지향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또 리스크관리 본부를 신설, 기존영업에서 담당하던 심사기능을 이전했으며 우수인력 확충으로 리스크관리 능력을 개선했다.
◇ “캐피탈업계, 레버리지 규제 필요”
최근 업계 현황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내비쳤다. 이 대표는 레버리지 규제 등 신규제도 도입에 대해서 ‘금융산업의 건전성을 유지키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과도한 영업확대 통제, 외부 충격 대응력 향상 등에 근거해 적절한 조치라는 것. 그는 “이자율·지급수수료 상한제, 레버리지 규제 등이 도입되면, 관련 대응으로 인해 업계내 구도가 변화될 것이다”며 “우리파이낸셜은 지난 6월 623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 관련 규제를 선제적으로 대응 중이다”고 말했다.
레버리지 규제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그는 레버리지 규제의 초점을 ‘가계부채’에 맞춰야 한다고 말한다. 서민경제 경직화 해결이 급선무라는 것. 이 대표는 “기업리스 등 중소기업여신, 자동차판매지원 차원의 할부·리스금융 등 기간사업까지 레버리지 규제가 확대되는 것은 아쉽다”며 “산업의 건전성 유지를 위해서는 레버리지 규제를 환영하지만, 제도의 포커싱이 가계대출에 맞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 車금융 편중 “소비자 상품권 향상에 긍정적”
또 많은 우려를 사고 있는 캐피탈사들의 자동차금융 편중 심화에 대해서도 이 대표는 다른 견해를 밝혔다. 현재 캐피탈 업계의 성장 동력인 자동차금융에서 다양한 업체의 시장 진입은 소비자들의 다양한 상품 선택권을 향상시키는 긍정적 요소라는 얘기다. 그간 자동차금융시장은 자동차금융 계열사에 판매가 집중, 은행·제조업 계열 캐피탈사들의 신규진입은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
이 대표는 “캐피탈 업계는 1970년대 기업대상 ‘설비투자 자금 공급책’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면서 조달금리 경쟁력, 기업금융의 전문성 및 정책 지원을 바탕으로 호황기를 누린바 있다”며 “그러나 IMF이후 은행의 구조조정 여파로 자회사인 리스회사들이 시장에서 퇴출되고, 기업금융은 구조조정을 마친 은행의 설비자금대출로 대체되면서 자동차금융이 새로운 성장대안으로 떠올랐다”며 자동차금융 부상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간 자동차금융 시장은 관련 계열사들이 독점해왔다”며 “신규 진입사들이 많다는 것은 소비자들은 다양한 할부·리스금융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고 덧붙였다. 단, 경쟁측면에서 자동차금융시장 신규 진입사들의 역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심사, 현장영업경험 등이 기존사 대비 부족한 신규 진입사들이 이를 극복해야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상품을 제공해 선택권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또 개인회생 제도의 악용으로 신용대출 등 일부 상품에 발생하고 있는 부작용 해결책으로 캐피탈사의 리스크관리 역량 향상을 꼽았다. 개인회생 제도는 캐피탈사 입장에서 부채를 탕감해 수익을 포기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사회적 약자인 서민경제의 안정을 위해서는 필요한 제도이기 때문이다.
◇ “정부, 부동산리스 진출분야 확대해야”
그는 정부가 캐피탈 업계의 발전을 위해서 진출분야를 늘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부동산리스의 취급물건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9년 8월 시행된 부동산리스가 3년여가 지난 지금까지 실적이 전무한 상황이라는 것.
이 대표는 “현재 부동산리스의 취급대상은 중소제조사의 업무용 부동산에 국한돼 상업·주거용 부동산은 취급하지 못한다”며 “부동산 리스 취급대상이 확대된다면 고객들의 권리가 지금보다 더 보호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민대상 부동산임대시장은 개인간 거래가 대다수로 정확한 규모측정이 힘들다. 이 가운데 매년 과도한 임대료 인상은 서민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이 대표는 캐피탈 업계가 서민 대상 부동산리스업을 실시한다면 경제적 부담 경감뿐 아니라 세입자 권리도 보호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캐피탈 ‘서민금융 활성화’ 첨병될 터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서민금융 활성화’의 선봉장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장변화가 불가피하고 각 사마다 차별화된 경영전략을 펼쳐야 하지만, ‘서민금융 추구’라는 의제를 기본으로 해야 한다는 것. 이 대표는 “장기적으로 차별화된 서비스가 유효할 것이라고 본다”며 “외형성장을 위한 영업력 강화도 좋지만, 캐피탈사들의 차별화된 서비스가 ‘고객만족’이라는 궁국적 목표에 가깝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내외적 불안요소로 인한 영업환경의 악화가 예상돼 ‘서민금융’을 통해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의미다.
이 같은 의지는 경영전략에서도 잘 드러난다. 우리파이낸셜의 중기 전략은 서민금융 강화 기반 구축, 안전성장을 위한 회사역량 강화다. 이를 위해 우리파이낸셜은 전산·업무 등 프로세스 인프라 강화에 집중, 현장의 영업력 강화를 추구하고 있다.
우리파이낸셜 관계자는 “전산·업무프로세스 강화를 통해 현장의 영업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며 “전산프로세스의 강화는 본사 조직의 축소를 지향, 인력충원 없이도 현장 인력 강화를 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부동산리스시장 취급항목 및 자동차금융시장 경쟁 확대 등은 결국 소비자들의 권익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며 “캐피탈의 본질인 ‘서민금융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프 로 필 〉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