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연구원 조재린, 이기형 연구위원과 정인영 연구원은 ‘인적사고 보험금의 지급방식 다양화 방안’이란 보고서를 통해 “인적사고에 대한 손해배상금 대부분이 일시금으로 지급됨에 따라 배상금이 조기 소진돼 생계유지가 곤란해지고 사회적 리스크로 진전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우리나라의 재난사고는 하루 평균 747.3건 발생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21.6명이 사망하고 952.6명이 부상을 당하고 있다. 교통사고로 인한 사고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화재, 수난, 추락, 해양, 폭발 등의 순서로 인적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이 중 인적사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화재사고, 자동차사고, 폭발사고 등 피해자가 통제하는 사고가 아닌 대부분의 사고에 대해 우리나라는 의무보험을 통한 보상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또한 근로자 재해에 대해서도 산재보험을 운영하는 등의 사회적 리스크 관리체계를 두고 있다.
그러나 산재보험을 제외한 대부분의 의무보험이 인적사고 손해배상금의 대부분을 일시금으로 지급하고 있어, 보험금이 유가족이나 피해자의 생활비용이나 치료비용으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조기 소진돼 생계유지가 곤란해지는 등의 사회문제로 발전하는 경향이 있다. 조 연구위원은 “인적사고로 인한 피해와 경제적 빈곤은 자녀양육, 가족갈등 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특히 유자녀에게 끼치는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나아가 인적사고로 인한 가정의 경제적 빈곤과 가정문제는 정부의 복지비용 증가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주요 선진국에서는 인적사고에 대한 손해배상금의 정기금지급을 권장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두고 있는데, 미국의 경우 정기금지급을 의무적으로 규정하는 사항이 법규로 마련돼 있다.
또한 피해자와 가해자, 지급의무수탁기관에 대한 소득세 적용의 명확화를 위한 세법규정도 따로 마련되어 있는데, 이는 인적사고로 인한 피해자 보호 뿐 아니라 피해자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해 피해자의 리스크가 사회로 전가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두 연구위원과 정인영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경우 인적사고 보험금의 지급방식 다양화에 대한 논의가 아직 미흡하다”며 “사고유가족의 건전한 가정유지를 위해 보험업계와 함께 소비자보호단체, 법조계 등이 모여 인적사고 보험금의 지급방식 다양화에 대한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미리내 기자 pannil@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