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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신평정보 매각’ 왜 번번히 무산되나

서효문 기자

shm@

기사입력 : 2012-08-08 21:29 최종수정 : 2012-08-10 13:09

우선협상자 ‘대유에이텍’ 돌연 포기 선언
시장일각 ‘진원이앤씨’ 인수 가능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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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용평가정보(대표이사 이광모) 지분매각 우선협상대상자였던 대유에이텍이 관련 지위를 포기, 매각작업이 재차 표류될 위기에 빠졌다. 이번에는 예금보험공사(사장 김주현닫기김주현기사 모아보기)가 매도자 입장으로 매각을 주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성사되지 못했다.

대유에이텍은 지난 3일 “주관사 측이 8월 말까지 금융당국에 대주주변경 관련 접수를 마치고 10월 말까지 승인절차를 끝내라는 무리한 요구를 해왔다”며 “이를 수용할 수 없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포기한다”고 밝혔다. 2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하루 만에 이를 번복한 것. 작년 서신평 인수에 실패한 칸서스파트너스(작년 2월), 알파인기술투자(작년 6월)에 이어 1년 반만에 벌써 3번째다.

◇ 대유에이텍의 발빼기 “朴의 의지?”

현재 업계에서는 대유에이텍의 우선협상대상자 포기와 관련, 정치적 부담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대유에이텍은 대유그룹에 속해 있으며, 대유그룹 회장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경선후보의 조카사위인 박용우씨다. 2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박 후보와 박 회장의 관계가 부각되면서 스마트 저축은행 인수 당시 ‘특혜의혹’이 재차 거론되기도 했다. 이달부터는 대선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대유에이텍의 서신평정보 인수가 박 후보에 ‘득이 될 것이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유에이텍의 포기사유는 모양새를 갖춘 꼴이다”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박근혜 후보와의 관계가 조명되면서 많은 부담을 가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근거로 서신평의 낮은 매입가를 들었다. 서신평정보는 신용평가사 중 부실기업으로 분류돼 낮은 매입가가 책정됐음에도 불구, 대유에이텍이 신속하게 발을 뺀 것은 ‘박 후보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행보’라는 얘기다. 매도자로 나선 예보도 당황한 상태다. 서로 연락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유에이텍이 자체적으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포기를 통보했기 때문이다. 대유에이텍이 대주주 자격요건 충족을 위해 자사 소유의 스마트저축은행 지분 매각을 약속하는 등 인수에 적극적이었던 그간 행보로 볼 때, 예보는 이번 포기가 정치적으로 이뤄졌다며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금융산업을 소유한 산업사는 신용평가사의 지분 매입을 10% 이상 할 수 없다”며 “예보에서 대유에이텍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배경에는 스마트저축은행 지분매각이 포함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하루 만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포기한 것은 결국, 정치적 부담을 고려한 박근혜의 의지가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 예보 “매각은 끝나지 않았다”

우선협상대상자였던 대유에이텍의 지위포기로 서신평정보의 3번째 매각이 수포로 돌아갔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예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한다. 최종입찰 4개사 중 3곳이 남아 있고, 이들을 검토해 매각작업을 지속해간다는 방침이다. 우선협상대상자만이 인수를 포기한 것일 뿐, 나머지 인수후보자가 남아 있어 매각작업 종료는 없다는 것.

현재 예보는 2순위 협상자인 ‘진원이앤씨’와 서신평정보 지분 매각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번 주내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진원이앤씨는 판교택지개발지구(2009년), 남양주 별내 택지개발지구(2012년 10월 완료예정) 등의 개발을 진행한 건설업체다. 작년엔 당기순익 87억원, 매출액 998억원을 기록했다. 예보 관계자는 “지난달 20일 최종인수제안서를 제출한 만큼, 대주주 자격에 대한 부문은 검증이 어느정도 완료됐다”며 “현재 매입가의 문제로 협상 중에 있으며, 늦어도 다음주까지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보는 서신평정보 매각에 또 다른 걸림돌인 대주주 적격성 여부도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나머지 3곳이 매각작업 시작당시 자체 법무법인을 통해 법적 검토를 끝낸 만큼 금융위의 대주주 적격성 판단 통과도 어렵지 않다고 보고 있다.

예보 관계자는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곳은 자체 법무법인을 통해 대주주 적격성을 자체 확인한다”며 “진원이앤씨와 서신평 매각작업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진원이앤씨와의 협상에 주력하고 있지만, 매입가로 인해 협상이 틀어질 경우 매각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3번째 매각 실패, 서신평정보 “담담”

한편, 서신평정보 내부에서는 “벌써 3번째라 이제는 아무렇지 않다”며 이번 사태를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들은 1년 반만에 3번이나 매각이 무산, 스스로 내성이 생겼다고 말한다. 서신평정보 관계자는 “내부 직원들은 대유에이텍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포기 사태로 인해 아무런 영향을 받고 있지 않다”며 “첫 매각 무산에는 직원들이 동요했지만, 이후 3번이나 매각이 무산돼 자체적 내성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우선협상자가 그 권리를 포기했지만, 매각작업이 종료된 것이 아니다”며 “매각작업 진행과 별개로 직원들은 일에 몰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서신평정보 직원들의 입장은 지난 1년 반 동안 벌어진 파란만장한 매각사(史)에 기인한다. 서신평은 작년부터 대주주인 SB파트너스가 매각을 진행했다. 우선, SB파트너스(부산저축은행 특수목적법인)는 지난해 2월 PEF인 칸서스 자산운용과 159억원 규모의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바 있다. 그러나 칸서스 측이 자금조달계획 및 금융위의 지배주주 변경 승인 신청계획 등을 불이행, 그 해 5월 계약을 해지해 첫 번째 매각이 무산됐다.

두 번째 매각작업은 작년 6월에 진행됐다. 당시 SB파트너스는 알파인기술투자와 80억원 규모의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지난 4월 서신평은 알파인기술투자와의 계약을 합의 해지한다고 공시했다.

계약해지의 원인은 알파인기술투자의 최대주주와 연관됐다고 알려졌다. 알파인기술투자의 최대주주는 코스닥상장사 콤텍시스템이다. 하지만 콤텍시스템 대표들이 배임혐의에 휘말리거나 횡령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아 상호해지에 이르렀다. 이후 부산저축은행의 영업정지로 SB파트너스 지분권리가 예보로 이전, 예보는 지난 5월말부터 서신평정보 지분 60.39%의 매각을 진행했다. 그러나 지난 3일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대유에이텍이 지위를 포기해 서신평정보는 3번째 매각 실패라는 불명예를 안는 위기에 봉착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어떤 이유든 우선협상대상자가 지위를 포기했으면 매각되기는 쉽지 않다”며 “현재 예보가 2순위인 진원이앤씨와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성공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전망했다.

                    〈 서울신용평가정보 매각사(史) 〉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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