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영국 아비바그룹은 회계법인 언스트영을 실사단으로 선정, 본사직원과 계리팀을 구성해 한국에 파견했으며 지난 20일 실사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아비바생명은 지난 2008년 우리금융지주와 아비바그룹이 합작해 LIG생명을 인수하면서 출범했으며, 지분 비율은 우리금융지주가 51.58%, 아비바그룹 계열사인 아비바인터내셔널홀딩스가 47.31%의 지분을 보유해 현재 공동경영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아비바그룹이 지분매각을 결정한 이유는 유로존 재정위기로 인한 경영악화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아비바그룹은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지난해에만 주가가 33% 하락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 한국합작법인 뿐 아니라 말레이시아, 스리랑카 등 아시아 및 해외 투자금을 동시에 회수하려는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금융계 전문가들은 아비바그룹의 이번 실사가 우리아비바생명 뿐 아니라 해외 투자지역 실사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아비바그룹이 보유한 지분 전체를 매각할지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전량매각으로 가닥을 잡고 실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방식은 이미 두 회사가 공동경영체제로 내부 사정을 다 알고 있기 때문에 계리평가 중심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우리아비바생명의 출범 이후 5년간의 보험사 가치평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아비바생명 출범 당시 아비비그룹의 투자금액은 998억원으로 업계에서는 매각금액 규모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조심스런 반응이다.
보통 M&A의 경우 데이터룸 오픈을 통한 실사가 통상 4주에서 8주가량 진행되지만 이 경우 따로 자산이나 부채와 관련된 내부 실사기간이 필요치 않아 추가로 실사기간이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때문에 내달 말에서 늦으면 8월 초쯤 가격협상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아무래도 가격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므로 실사를 통한 정확한 가치평가가 되도록 촉각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아비바그룹이 지분 전량을 매각할 경우 1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매각 금액 조달로 인한 영향이 작지는 않을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아직 가격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아 자금조달방식이 정해지지는 않았다”며 “그러나 자산이 400조원이 넘는 만큼 자금 조달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금융지주와 아비바그룹 사이에 그동안 경영상의 의견충돌이 잦았던 것으로 알려져, 아비바그룹이 공동경영에서 빠질 경우 경영방침상의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실제 지난 2010년 우리아비바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이 금융당국의 권고치(150%)에 도달하지 못해 유상증자를 진행했을 당시에도 의견차로 인해 증자가 무산될 뻔 한 전례가 있었으며, 우리금융지주의 동양생명 인수 참여의사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합작사이다 보니 양 파트너간 의견차이나 충돌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심각한 정도는 아니었다”고 일축했다.
우리아비바생명은 출범이후 생보사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해왔으나 아직까지 별다른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번 매각작업을 통해 우리아비바생명이 단독 경영체제로 돌아설 경우 아비바그룹과의 의견차이로 진행하지 못했던 사안들에서 자유로워질 전망이며, 사명 변경 등 경영방침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여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미리내 기자 pannil@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