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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제하면 득(得)보다 해(害)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2-06-03 22:36

성균관대 경제학과 이재웅 명예교수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제하면 득(得)보다 해(害)
기업의 인위적인 동반성장보다는 이윤동기가 사회공헌에 더 잘 기여

CSR활동은 정부주도가 아닌 개별기업의 전략과 시장 요구에 따라야

오늘날 우리사회에서 기업은 건실하게 자기 사업을 하고 이해관계자들을 속이거나 법규를 어기지 않고 값 싸고 품질 좋은 상품을 만들어서 돈을 버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은 것 같다.

특히 대기업은 ‘착한 기업’, 사랑받는 기업으로 살아남기 위해 이윤추구보다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을 다하라는 요구를 각계로부터 받고 있다. 그 바람에 대기업들은 CSR에 관련된 지출이 크게 늘고 있다. 사회적 책임의 범위와 규모도 기업활동 전반으로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예컨대 기업은 근로자를 잘 대우해야 하고, 고객 및 협력업체들과 동반성장해야 한다. 비윤리적인 투자를 삼가고 에너지를 절약하고 환경을 보존하며 자원을 재활용하는 등 실로 광범위한 기업윤리 활동을 포함한다. 이쯤 되면 기업활동을 하기 위해서 사회공헌을 하는지 사회공헌을 위해서 기업을 하는지 불분명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는 인색하기만 하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동반성장을 강조하는 것은 나름대로 긍정적인 면이 있다. 시장은 불완전하기 때문에 기업활동을 시장에만 맡길 경우 근로자나 협력업체를 부당하게 대우하는 등 공익을 저해할 수도 있다.

이를 바로 잡고 착한 기업시민으로서 사회에 공헌하도록 함으로써 보다 따듯하고 아름다운 자본주의를 만들자는 취지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이런 주장이 시장경제를 훼손하거나 사유재산제도 및 경쟁원리를 대신할 수는 없다.

특히 이익 공유제는 국제사회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규제다. 그러나 정부가 기업의 사회환원을 강요하면 협력업체나 소비자등 사회에 득(得)보다 오히려 독(毒)이 될 수도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사람들은 이것은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핵심전략이며 이를 소홀히 하는 기업은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잃고 거래도 제한된다고 주장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사회환원 활동은 정부의 강요가 아니라 시장논리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 CSR은 단순한 자선활동을 넘어 기업이 이익을 만드는 방법이며,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에 맞게 진화해야 한다.

이런 주장은 사실상 기업의 이윤추구가 주주 뿐 아니라 모든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가장 잘 돌본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는데서 생기는 오해다. 기업이 돈을 벌기 위해 일자리를 만들고 질 좋은 물건을 값싸게 생산할 때 기업이 사회에 올바르게 공헌하게 된다. 시장이 경쟁적이며 기업이 경영을 투명하게 한다면 법을 어기고 소비자, 투자자, 근로자, 협력업체 등 이해관계자들을 부당하게 대우할 수는 없다.

결국 돈 잘 벌고 경쟁력 있는 기업은 장기적으로 누가 강제하지 않더라도 이해관계자들과 스스로 좋은 관계를 지속한다. 기업의 이타적 봉사나 인위적인 동반성장지수 보다 돈을 벌려는 이윤동기가 사회공헌에 더 잘 기여한다는 이야기이다.

반면에 기업윤리나 사회적 책임을 내세워서 기업에게 또 하나의 준조세 부담을 주는 것은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트리고 공익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 전략적 CSR은 기업이 사회·환경에 재투자함으로써 사회적·경제적 이익을 얻는 비즈니스 활동이다. 사회적 공헌이 기업이 일방적으로 주는 것이라면 CSR은 기업과 사회가 함께 동반성장하는 전략이다. CSR활동은 정부 주도가 아닌 개별 기업의 전략과 시장 요구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 정부 주도로 이뤄지는 CSR은 기업에 일방적인 책임만을 요구한다.

따라서 기업은 정부를 만족시키는 데 집중하다 보니 중소기업이나 소비자에게 오히려 피해를 줄 수 있다. 예컨대 기업들이 사회공헌에 쓸 재원을 투자에 활용한다면 더욱 저렴하고 품질 좋은 상품을 공급하고 일자리도 더 늘릴 수 있지 않겠는가.

또한 이익공유제 등 동반성장을 강요하는 움직임이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실제로 국내기업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사회적 책임을 강요하고 외국기업에 대해서는 관대하다면 CSR은 국내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기업은 사회가 기업에 요구하는 책임이 커지는 추세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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