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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와 발상의 전환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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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2-05-07 00:30

조관일 창의경영연구소 대표, 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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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칼럼을 통해서 아시는 바와 같이, 저는 강의하고 글 쓰는 사람입니다. 금융기관을 비롯하여 많은 기업으로부터 강의요청을 받습니다. 그런데 요청받는 강의의 주제를 보면 기업들이 요즘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부분에 관심이 있고 어떤 것에 결핍을 느끼는지 그 ‘흐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요즘 빈번하게 요구받는 강의주제를 꼽으라면 단연 ‘창의’에 관한 것입니다. ‘창의인재가 되는 길’ ‘창의경영’ ‘창의리더십’ ‘창의성을 발휘하는 법’ ‘창의성으로 경쟁력 높이기’ 등등의 주제로 강의해 줄 것을 요구 받습니다. 아마도 그것이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이겠죠.

◇ 사례에서 배우자

왜, 창의력일까요? 따질 것도 없이 그것이 경쟁력의 원천이기 때문입니다. 워낙 치열한 경쟁의 시대이기에 하나의 아이디어, 한사람의 창의적 인재에 의하여 회사의 명운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잘나가던 세계적인 기업들이 줄줄이 몰락하고 있다는 뉴스를 접한 적이 있습니다. 코닥, 노키아, 소니의 몰락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영원히 번성할 것 같던 전설적인 글로벌 기업들이 왜 사라지고 있을까요. 그 이유를 분석하면 여러 가지가 도출되겠지만 가장 결정적이고 원천적인 것을 꼽으라면 결국 오만과 나태함으로 인한 사고가 경직과 창의력의 결핍에 있다고 봅니다. 그 정도로 창의력이 중요합니다. 창의력의 발휘야말로 기업이 영원히 생존할 수 있고 번영할 수 있는 첩경입니다.

이것은 금융기관도 예외가 아닙니다. 금융기관은 엇비슷한 뻔한 상품, 뻔한 고객을 대상으로 피터지는 경쟁을 해야 하기에 창의의 필요성이 그만큼 더 강하다 할 수 있습니다. 금융기관은 제조업처럼 남이 쫓아올 수 없는 기발한 상품을 만들어내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니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기가 힘듭니다. 블루오션을 찾기 힘들고 그럼으로써 전형적인 레드오션의 경쟁을 해야 합니다. 이 말은 역설적으로 금융기관이야말로 창의력을 발휘하여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내놔야함을 의미합니다. 좋은 상품이 나오면 금방 다른 곳에서도 따라올 것이므로 ‘게릴라처럼’ 치고 빠지는 창의적 변신과 아이디어가 필요합니다. 세계적으로 깜짝 놀랄 아이디어가 아니라(금융에서는 그런 아이디어가 나올 수도 없다) 작지만 독특한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냄으로써 남보다 앞서가는 경쟁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발상전환이 필수입니다.

그와 관련하여 본받아야할 좋은 사례가 있습니다. 최근에 화제가 되고 있는 기업은행의 광고가 바로 그것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원로 방송인 송해 씨가 등장하는 광고를 접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의아하게 생각했을 것입니다. 나이 많은 이가 등장하는 광고라면 으레 은퇴자와 관련된 보험광고이거나 사망이후를 대비하는 ‘상조’ 광고가 대세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은행에서 고령자를 등장시켜 저도 처음 그것을 봤을 때 ‘참 이상한 광고’라고 생각했습니다.

경쟁 은행들이 이승기, 하지원, 장동건 씨 같은 젊고 에너지 넘치는 인기 모델을 내세우는데 왜 하필이면 85세 고령의 송해 씨인가 말입니다. 알려지기로는 기업은행 내부에서도 처음에 회의적인 의견이 많았다고 합니다. 조준희 행장이 “광고회사에 다니는 딸이 광고계에 오점을 남기는 일이라고 평가하더라”고 언급한 것을 보면 이것은 애당초 정상적인 접근법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어떻습니까? 한마디로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기업은행이 ‘기업만 거래하는 은행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각인시켰을 뿐만 아니라 예금도 크게 늘어났습니다. 나의 경우 TV광고를 매우 유심히 보는 편인데도, 어떤 은행이 어떤 모델을 내세워 광고하는지 기억되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그러나 기업은행과 송해 씨는 기억합니다. 우리 국민들의 대다수가 그럴 거라고 생각합니다. 신이 난 기업은행에서는 내친김에 아역배우까지 등장시켜 ‘송해 광고 2탄’을 쏘아 올렸습니다. 그 광고를 보고 저는 씨익 웃었습니다. 전편을 볼 때마다 송해 씨의 옷이 좀 크다 싶었는데 이번에는 옷이 훨씬 세련되고 젊어졌기 때문입니다.

◇ 역발상을 해보자

기업은행의 사례에서 창의력의 중요성과 발상전환을 배우게 됩니다. 허를 찌르는 역발상의 교훈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얻을 교훈이 있습니다. 창의력을 발휘하고 아이디어를 내는 것도 좋지만 그것을 받아들이고 채택하는 것이 그 이상으로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만약 어떤 행원이 ‘송해 광고’의 아이디어를 냈는데 채택할 권한이 있는 사람이 “택도 없는 소리, 세상 물정을 모르는 발상”이라고 묵살한다면 아이디어는 빛을 볼 수 없습니다. 혹시 우리 회사는 기막힌 아이디어가 그런 식으로 사장되는 분위기는 아닌지 돌아봐야 합니다. 창의력을 북돋우는 게 아니라 숨죽이게 하는 풍토는 아닌지 반성해야 합니다.

모두들 발상전환이 필요합니다. 역발상을 해야 합니다.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그래야 창의력이 발휘되고 좋은 아이디어가 나옵니다. 아무쪼록 발상전환을 통하여 ‘송해 광고식’의 아이디어가 각 금융기관마다 샘솟고 그것들이 기꺼이 채택되기를 기대합니다. 그럼으로써 치열한 경쟁의 이 시대를 잘 헤쳐 나가기를 바랍니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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