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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카드대란 우려는, 지나친 기우다’

임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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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2-02-05 21:55

카드사태 당시와 현재는 대출수준 자체가 달라
2012년 현재, 카드사들 건전성 우수해 문제없어
가계대출을 줄이려면 은행권, 제2금융부터 손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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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현재, 2003년 카드대란 사태가 일어난 후 10여 년이 지난 지금, 제2의 카드사태는 우려하지 않을 수준이라는 업계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카드채권 연체율이 전년 말 보다 소폭 상승해 제2의 카드대란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와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손을 내젓는다. 당시와 현재는 근본적인 문제 자체가 다르다는 것. 아울러, 신용평가사 금융실 애널리스트들 역시 가계부채 부담으로 인한 우려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나, 위험관리역량과 선제적인 규제효과를 감안할 때, 자체적인 체질개선을 통하여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신용카드 이용실적 둔화추세…연체율도 낮은 수준 유지

금융감독원이 최근 배포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말 기준 카드대출 자산은 28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0.9%오르는데 그쳤다. 이는 2010년 말 증가율이 19.1%까지 올랐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안정적인 수치다. 많은 이들이 우려하는 2003년 카드사태 이후 카드자산 추이를 살펴봐도 현재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11년 말 카드자산 잔액은 79조3000억원으로 직전해 말 대비 4.9% 증가했다. 하지만 자산 자체는 2003년 말 77조3000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이나, 현재의 신용카드 시장 내에서 카드대출은 크게 감소한 반면, 신용판매는 늘어난 것이 카드대란 당시와의 차이점이라고 볼 수 있다.

카드대란 당시 가장 문제가 됐었던 부분은 카드대출 이었다. 10여년 전에는 카드대출이 70~80%까지 육박했던 반면, 현재는 20%대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 역시 이 부분에 대해 카드사태 당시와 현재가 다르다고 지적하는 것이다. A경제연구원의 관계자는 “정부가 본질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운을 띄우며 “현재 높게 치솟은 가계대출 문제를 손쉽게 줄일 수 있는 것이 카드라고 생각한 것 같은데, 이는 신용카드 보다는 은행권과 제2금융권에서부터 손질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물론, 신용카드 보다는 직불카드 사용이 효율적인 지출을 도울 수 있어 좋은 방법이지만, 은행 및제2금융권의 문제가 더욱 심각한 가계대출과 가계부채 문제를 신용카드와 연결시키려고 하는 것 같아 우려된다는 그의 견해도 내비쳤다.

이어, 그는 “신용카드 억제정책으로 인해 신용불량자의 급증 사태는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본질을 외면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 역시 동의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카드 채권 연체율이 전년말 대비 소폭 상승했다고 해서 카드대란이 우려된다는 것은 옳지 않다”며 “당시와 현재는 신용카드 회사가 건전성도 우수하고 신용불량자 수도 많지 않아 비교하는 것 자체가 오류”라고 현재 붉어진 제2카드대란과 관련한 기사들에 대해 반박했다.

협회 관계자 역시 2003년과 비교하면서 까지 지나치게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는 “금융당국의 신용카드 감독강화에 따라 자산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으며 아직까지는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자료를 통한 전업계 카드사들의 자산건전성을 살펴보면 현재 (2011년 말 기준) 전업계 카드사의 연체율은 1.91%로 전년 말 1.68%와 대비해 0.25%상승하는데 그쳤다.

최근 6년간의 연체율 추이를 살펴보면 연체율이 크게 낮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07년 말 3.79%였던 연체율은 2008년 말 3.43%, 2009년 말 2.23%로 하강해 2011년 3월 말에는 1.63%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2011년 9월 말 1.91%로 연체율이 증가하긴 했으나, 월말까지 그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연체율에 대한 우려는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자본적정성 역시 긍정적이다. 2011년 9월 말 현재 전업계 카드사의 조정자기자본비율은 26.2%로 양호한 수준으로 이를 카드사태 당시와 비교 해보자면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단순자기자본 비율 역시 21.8%로 매우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2010년 중 시작된 경기회복 움직임과 카드사들의 외형확대 경쟁 등으로 인해 큰 폭으로 증가했던 카드자산은 금융당국의 감독이 강화됨으로써 전년부터 증가세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즉, 전업계 카드사의 자본적정성과 경영건전성은 업계 전문가들이 얘기하는 대로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연체채권의 3배 이상일 뿐 아니라 조정자기자본비율 역시 26.2%를 유지하고 있어 손실흡수능력도 양호한 수준”이라며 “대내외 위험 요인에 대비해 카드사가 충분한 손실흡수 능력과 유동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감시·감독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연체율 줄이기 위해선 체크카드가 최선

결과적으로, 가계부채 부담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만큼 서민들이 연체율의 늪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신용카드 보다는 체크카드의 사용율을 늘려야 할 것이다.

A은행계 카드사 관계자는 “효율적으로 할부를 이용해 신용카드를 사용한다면 좋겠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제한적인 신용카드 사용을 하고 있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할부를 이용해 물건을 샀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또 다른 소비를 지속적으로 하기 때문에 카드값이 쌓여 연체율이 늘게 되는 이치”라고 설명했다.

B카드사 관계자 역시 “최근 들어 체크카드 신규 발급자도 늘고 있을 뿐 아니라, 이자 부담과 연체율 위험을 인지한 고객들이 체크카드 사용을 통해 지출을 제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체크카드로 소비하게 되면, 할부혜택을 받을 수 없어 순간적인 부담이 커 지는 만큼, 물건을 살 때도 정말 나에게 필요한 것인지 자신에게 재차 확인하게 돼 애초에 지출 자체가 차단될 수 있다는 점이 체크카드의 가장 큰 장점이다. 금융당국은 작년 말 체크카드 사용을 적극 권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신용카드 종합대책 발표자료를 배포한 바 있다. 소비자의 경우, 체크카드를 현금대신 사용할수 있지만 신용카드만큼 지급결제 방법이 간편해 편리할 뿐 아니라 올해부터 소득공제 차등 폭이 이전보다 5%많은 30%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가맹점의 경우 신용카드에 비해 낮은 가맹점 수수료율 적용이 가능해 수수료 부담 경감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신용카드 보다 판매대금 회수도 더 빨라져 가맹점에게는 이득이다.

◇ 신용카드사, 여신건전성 좋아 신용등급에도 지장 없어

신용카드사의 신용등급 변동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신용평가사의 경우 가계부채 위험 상승에 따른 대손관련 불확실성과 영업환경 변화에 따른 수익구조 저하 정도가 주요 모니터링 대상이나, 카드사의 재무적 안정성을 감안해 볼 때 대내외 변동성 확대에 대한 대응력이 충분하다고 판단되고 있다. 한신평 관계자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신용카드사들의 평균 조정자본비율이 26%에 달해 자본을 통한 손실흡수능력이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단, 그 역시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의 상승률이 다소 높아져 잠재적인 대손위험은 있기는 하나, 유로재정 위기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자금조달 여건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어 위험의 여지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었다.

한신평 금융실 관계자 역시 카드대란 당시와 비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었다. 그는 “전년도에 약간의 연체율 상승세가 보이긴 했으나, 이는 전반적으로 내수경기가 침체돼 있어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며 “과거 2003년 카드대란 당시와 연체율 자체가 많이 차이 나는 만큼 최근 언론에서 많이 보도되고 있는 제2의 카드대란이 우려된다는 내용과 실상은 많이 다르다”고 전했다. 또한 정부에서 체크카드 사용을 위한 정책을 앞세우고 있는 만큼 어느 정도 까지는 체크카드 이용률이 높아질 것 같다는 그의 견해도 들을 수 있었다.

◇ 카드사, 가계부채 부담에도 잠재부실 완충력 양호

작년 카드업계의 영업실적은 비교적 양호한 수준으로 마무리됐다. 비록, 강도 높은 카드사에 대한 정부의 규제와 가계부채 위험 확산 등으로 영업환경이 점차 저하되면서 상반기 보다는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 안정성이 다소 저하되기는 했으나, 그에 비해 영업실적은 나쁘지 않았다.

최근 한 신용평가사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현재 대환전 1개월 이상 연체율(1개월 이상 연체채권+대환채권 중 1개월 미만 연체채권)이 2.3%에 불과하며, 대손충당금 커버리지가 약 120%에 달해 자산건전성 관리 능력은 우수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평균 조정자본비율이 26%에 달해 자본을 통한 손실흡수능력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었다. 조달여건 역시 안정적이었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정책금리 상승 및 유로재정 위기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풍부한 시중 유동성을 바탕으로 저금리 기조가 유지됐다”며 “월별 카드채 발행규모 역시 2010년 대비 약 15% 증가한 1조원 수준까지 증가하는 등 원활한 조달실적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단, 카드사 분사와 외형성장 등으로 카드채 발행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가계부채 위험 상승으로 인한 운용측면의 불확실성이 대두되고 있다는 것에 카드사들은 유의해야 할 것이다. 2009~2010년 중 발행됐던 카드채 상환의 만기가 올해 초에 집중돼 있는 만큼 철저한 유동성 관리가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 더불어, 작년 한해 카드사들의 점유율 확대를 위한 영업경쟁이 결국은 마케팅 비용의 부담상승으로 이어져 이에 대한 수익성 저하영향을 상쇄하고자 고수익·고위험을 부담한 대출영업을 확대했다는 문제점이 되풀이됐던 점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 금융당국이 신용카드사에 대한 레버리지 규제에 대한 법제화가 추진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금, 마케팅 비용 등에 대한 규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신용카드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세를 유지하고 있고 정부의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위험성 역시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카드사들의 무분별한 부가서비스 제공 등을 통한 점유율 확대 경쟁은 다소 주춤할 것으로 보이며 은행계 카드사를 중심으로 한 체크카드 시장 확대와 모바일카드 시장 선점 등 신사업 강화와 내부리스크 관리에 보다 집중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 ’02~’03년 카드사태 당시와 현재의 신용카드시장 비교 〉
                                                                                   (자료 : 금융감독원)



임건미 기자 kml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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