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대부분의 대형업체들은 수년간의 호실적에 기반하여 내부 잉여자금을 축적, 재무안정성을 크게 향상시킴으로써 경기변동 대응력을 제고하였으므로 산업경기가 다소 변동성을 보이는 경우에도 단기적인 신용등급 변화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 조선, 해운 침체현상 올해까지 계속돼…반도체분야 개선될 것
신용위험 면에서 2011년부터 취약 했던 조선, 해운, 주택건설은 국내외 수급구조상 올해까지도 침체기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한신평 관계자는 “보수적 관점에서 관련업체들에 대한 지속적인 영업실적 점검과 함께 자산매각 등 구조조정 성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신평은 지난달 중 이러한 부정적 업종전망과 함께 개별업체의 영업 및 재무여건을 반영해 한진해운, 현대상선, STX팬오션 등의 해운업체와 일부 건설업체에 대해 신용등급이나 전망을 하향조정 한 바 있다.
한신평 평가2실 관계자는 “공급과잉으로 전 선종에서 뚜렷한 운임하락세가 지속돼, 주요 선사의 영업실적이 저하됐다”며 “영업현금창출력이 위축된 가운데 선박투자가까지 가세해, 전반적으로 재무부담이 가중됐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이어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발주확대와 세계 경제성장율 둔화 등으로 2012년에도 수급여건이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도 덧붙였다. 선박공급이 비탄력적인 상황에서 세계 경기회복에 대한 가변성이 확대됨에 따라 올해 역시 전 선종에서 근원적 수급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각 해운사들은 경기예측력 강화와 탄력적 선대운영을 통해 위험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경기대응력을 갖추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모바일 및 반도체 분야는 글로벌 IT시장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태블릿PC, 울트라북 등 모바일 기기의 고성장세가 이어짐에 따라 이들 성장품목에 대한 업체들의 특화된 전략과 경쟁력이 차별화될 것으로 보인다. 2011년 반도체 시장은 전년대비 2% 증가한 3,128억달러 규모이며, 이 중 19%를 차지한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587억달러로 전년대비 13%가 감소했다.
한신평 평가1실 관계자는 “2012년에도 증가세가 크게 둔화된 기존 데스크탑 위주의 PC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의 성장에 따라 업체들의 실적이 차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저가형 제품 출시 및 세트업체들의 멀티소싱(multi-sourcing) 전략으로 인해 모바일 기기 관련 제품들의 가격프리미엄은 많이 축소됐으나, 시장 세분화와 신제품의 경쟁적 출시 등에 따른 수요강세 등을 감안했을 때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므로, 업체들은 이에 대한 비중을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
◇ 리스할부시장 중고차 할부시장 경쟁격화 예상
2011년 리스·할부금융산업은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 등 안정적 자금조달 환경 등의 영향을 받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현재(2011년 9월 말 기준)총 관리영업자산규모는 58조7000억원으로 2009년 6월 말 대비 24.9%까지 성장했으며 영업수익 규모는 이미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넘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인 분야는 대출채권. 금융위기 시 가장 선제적 회수가 이뤄졌던 대출채권이 최근 다시 자산규모의 확대를 끌어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한신평 금융실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 유럽 재정위기와 주요국 경기둔화 우려로 대외 불확실성이 부각돼 시중금리가 반락 후 횡보 움직임을 보이면서, 조달금리는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반면 대손비용의 경우에는 부동산PF대출의 충당금 적립기준 강화와 건전성 재분류 등의 영향으로 2010년 대비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수익구조의 변동성을 확대한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대출채권을 중심으로 자산포트폴리오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데, 부동산 관련 여신 비중은 축소되고 있는 반면 개인신용대출 등의 취급 비중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과거 외형성장을 견인했던 부동산 관련 금융이 리스·할부금융업계의 주 성장동력 및 수익원의 기능을 상실하면서, 개인신용대출의 증가로 취급 비중이 높아지고 있으며 2012년에는 기존 업체의 취급비중확대 및 신규 업체의 추가 시장 진입이 보다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최근 4년 동안의 제2금융권 개인신용대출 잔액을 확인해보면 이해가 빠르다. 〈표 참조〉저축은행의 개인신용대출의 현재(2011년 3월 기준) 잔액은 5조 1091억원으로 2010년 12월 집계된 4조 6190억원보다 약 4900억원 많은 금액으로 4개월도 채 안된 기간 동안 증가한 금액이라고 생각해 볼 때 비교적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저축은행의 할부금융업 진출 허용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중고차 할부시장의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저축은행이 할부금융시장에 진출해 성과를 창출하기 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는 있으나, 이미 캐피탈시장에서 자동차금융을 적극적으로 영업하고 있는 만큼 시장경쟁이 과열될 양상이다. 이 같은 경쟁에 대해 전문가들은 “딜러수수료 상승 등 업계 전반의 수익구조가 악화될 우려가 있다”며 “금융지주사들이 저축은행을 인수한 바,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입하게 되면 기존 시장참여자들에게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더불어, 해당 업계에 대한 레버리지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만큼 업체별 대응능력에 따라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이 차별화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신용카드 외형성장 둔화 불가피
신용카드 업계의 경우 금융당국의 신용카드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가계부채 부담 경감에 특히 신경 쓰고 있는 만큼 카드사들은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사업구조와 경쟁구도에 맞춘 영업환경의 변화가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2011년 1~9월 중 신용판매 이용실적은 약 335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5%의 성장률을 보이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2011년 민간소비 증가율은 약 2.5%에 불과했으나,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 개정 및 공공요금 결제 등을 통한 신용카드 결제범위 확대로 민간최종소비지출 대비 신용카드 결제비중이 60%를 초과했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카드대출 이용실적은 약 80조원에 그쳐 2010년 2분기부터 시작된 카드대출 성장세는 약 6개월 만에 축소세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금리 인하와 경기침체로 인한 자금수요 증가 등으로 카드대출에 대한 잠재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011년 초부터 시작된 잇따른 카드대출 억제책(체크카드 활성화 방안)이 카드대출 축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같은 결과를 비춰 볼 때 신용카드업계 전망에 대해 한신평 금융실 관계자는 “2012년 민간소비는 가계 실질구매력 개선지연, 가계부채 축소압박 등의 영향으로 전년대비 2.7~3.2%의 다소 부진한 모습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말과 함께, “카드시장 구조개선 종합대책 등 규제요인이 성장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함에 따라 신용판매 이용실적 증가율은 물가상승률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신용평가가 발표한 ‘2012 Industry Outlook’에 따르면 올 한해는 높은 무역의존도로 인해 대외충격에 민감한 한국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나면서 전반에는 어렵고, 하반기에는 회복세를 보이는 상저하고의 모습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 제2금융권 개인신용대출 잔액 추이 〉
(단위: 억원)
(자료: 예금보험공사, 금융감독원)
임건미 기자 kml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