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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M서 대부업 대출 못받는다 ‘왜’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기사입력 : 2011-11-06 22:07

금융당국 “VAN사와 ATM 계약해지 권고” 지도
“고금리 캐피탈사는 놔두고 왜 우리만…” 분통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이용한 대부업체의 무인대출서비스가 중단된다. 금융소비자들이 대부업체의 고금리 대출에 너무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금융당국이 차단에 나섰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시중 은행들에 대해 결제대행업체(VAN)가 위탁운영하는 ATM에서 대부업체의 대출서비스가 제공될 경우 이를 중단하라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의 ATM은 고객의 예금 이체와 인출이 기본기능”이라며 “한 ATM 기기에서 은행 업무뿐 아니라 대부업체의 대출서비스까지 제공될 경우 고객이 피해를 볼 소지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 대부관련 서비스를 중단시키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은행이 VAN사에 ATM 운영을 위탁하는 것은 고객의 예금이체와 인출을 돕자는 차원인데 VAN사가 대부업체의 대출서비스를 포함시켰다면 은행과의 위탁계약 위반이라는 것. 은행들이 대부업체와 이중 계약을 맺은 VAN사에 대해 위탁계약 위반문제를 제기하는 형식으로 대출서비스를 중단시키겠다는 설명이다.

현재 은행들은 각 VAN사의 ATM 위탁운영 실태를 점검 중이다. 이 관계자는 “이미 일부 ATM에서는 대출서비스가 중단됐고, 현재 대출서비스 중단을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인 곳도 있다”고 전했다. 현재 전국에 설치된 은행 ATM기는 총 7만5000여대. 이중 4만대는 은행에서 직접 설치했고, 나머지 3만5000여대는 VAN사들과 위탁계약을 맺고 있는 기기들이다. 대부업체와 대출서비스를 제휴한 ATM기는 대부분 은행권 공용 ATM기들로 설치 대수는 총 2만여대에 달한다. 대략 시중에 설치된 ATM기 4대 중 1대에서 대부업체 대출을 받을 수 있었던 셈이다.

이와 관련, 서울 YMCA 신용사회운동사무국은 최근 대부업체 무인대출기 실태조사를 통해 “초기화면에 은행 등이 제공하는 금융서비스와 함께 즉시대출서비스 코너가 배치되어 제도권금융사로 오인할 소지가 높다”며 “뜻하지 않은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ATM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대부업체로부터 돈을 빌리게 됐다는 주장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이 공익소송을 제기한 윤모(46)씨의 경우 지난 7월 영등포구의 한 할인마트 입구에 설치된 ATM 기기에서 신용카드를 이용해 현금서비스를 신청했다고 생각했지만, 다음날 대부업체로부터 대출계약 사실을 통보받았다.

ATM에서 카드사의 현금서비스를 받는 절차만 밟았을 뿐 대부업체 대출을 받으려고 한 적이 없다는 게 윤씨의 주장이다. 서울 YMCA는 무인대출기를 통한 대부업 대출금지를 대부업법에 명문화하는 법개정 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한편 대부업체들은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같은 고금리 대출을 취급하는 캐피탈사는 놔두고 대부업체의 대출만 금지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대부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방침이니 따르긴 해야겠지만 대출금리가 비슷한 캐피탈사도 은행권 ATM을 이용할 수 있는데 대부업체만 제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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