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유명해외헤지펀드회사와 제휴가 잇따르고 있다. 자기자본 3조원인 프라임브로커지 허용이 가시권에 있는 대형사들이 중심이다.
업계에 따르면 대우증권은 외국헤지펀드운용사와 독점제휴로 시장선점에 나선다. 지난 4일 여의도 본사에서 세계적 헤지펀드 운용사인 IPM(Informed Portfolio Management, 사장 안데스 린델)과 헤지펀드 독점판매에 관한 업무협약 조인식을 가진 것이 대표적이다.
스웨덴 스톡홀롬이 본사인 IPM은 글로벌 전략적 자산배분(GTAA : Global Tactical Asset Allocation)에 특화된 북유럽의 대표적인 헤지펀드 운용사로 주요 고객은 세계적인 투자은행, 연금펀드, 정부투자기관 등이다.
이번 업무협약으로 독점판매대상은 선진국의 통화, 채권, 주식 등에 투자해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로 지난 2006년 7월 처음 운용을 시작해 지난 8월까지 연평균 10%대의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연평균 20%대로 성과도 우수하다. 이번 IPM과의 협약으로 독점판매 제휴 헤지펀드 운용사는 5곳(Aspect, 밀레니엄, 하코트 등)으로 헤지펀드상품 라인업을 다양화했다는 평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미국퍼멀그룹과 손잡았다. 한국투자증권(대표이사 유상호닫기

퍼멀그룹(Permal Group)은 1973년 미국 뉴욕에 설립된 운용자산 규모 220억 달러(약 24조원)에 달하는 세계 5대 재간접 헤지펀드 전문운용사이다. 특이한 것은 단순 상품 판매 만이 아닌 헤지펀드 상품의 개발·운용·판매·사후관리 등 포괄적 업무에 대해 상호협력을 꾀하는 점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전세계 9000여 개 헤지펀드 가운데 퍼멀그룹이 검증한 가장 우량한 200여 개 헤지펀드를 기반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며 상품출시 이후 자산배분의 최적화 및 개별 헤지펀드 투자 비중조절을 퍼멀그룹 자문을 통해 기존 상품과의 차별화할 방침이다.
또 한국형 헤지펀드 출시를 위해 한국투자증권이 1차 실사를 하고, 이를 통과한 펀드를 대상으로 퍼멀그룹의 2차 실사와 투자주선을 통해 투자범위도 확대할 계획이다.
우리투자증권은 그간 쌓아둔 노하우를 바탕으로 헤지펀드운용에 나선다. 지난달 29일 헤지펀드 시딩 전문 운용회사인 프랑스의 뉴알파(New Alpha)와 펀드조성 계약을 맺고 아시아 신생 헤지펀드투자에 합의했다. 눈에 띄는 점은 단순한 해외펀드판매가 아니라 운용, 계약, 체결 등 모든 과정에서 우리투자증권이 주도한다는 것. 실제 펀드운용은 지난 2008년 우리투자증권의 자회사로 싱가포르에 설립된 WAP(Woori Absolute Partners)에서 맡게 되며, 펀드의 성공을 위해 우리투자증권의 자체자금도 투자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제휴는 투자펀드와 별도의 계약을 맺어 펀드의 운용 및 성과보수 일부를 추가 수익으로 분배받는 헤지펀드의 시딩구조로 자금지원, 재산 보관, 관리, 매매 체결 및 결제 등 프라임브로커리지 사업과도 연관성이 높아 한국형헤지펀드 시장선점에도 힘을 보탤 것이라는 평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헤지펀드의 인프라가 마련되지않은 상황에서 제휴는 그 역할이 외국사의 판매채널로 머물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A운용사 본부장은 “한국형헤지펀드가 내놓더라도 트랙레코드 등이 없어 국내증권사들은 외국헤지펀드의 판매에 주력할 수 밖에 없다”며 “경험, 전문인력이 부족해 외국헤지펀드사의 영향력이 크다는 현실을 감안할 때 당국의 기대대로 한국형 헤지펀드가 활성화될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자본시장연구원 김규림 선임연구원은 “헤지펀드 운용인력, 인프라 완비되지 않아 초기엔 해외인프라를 활용할 수 밖에 없다”며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해외헤지펀드, 한국형헤지펀드 등 투자자 니즈에 맞게 다원화되는 쪽으로 헤지펀드시장규모가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 왼쪽부터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오마르 코드마니(Omar Kodmani) 퍼멀그룹 사장.
▲ 대우증권 박동영 부사장(GM부문 대표, 왼쪽)과 IPM 라스 에릭슨(Lars Ericsson) 부사장(오른쪽).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