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융감독원과 금투협은 이와 같은 내용을 골자로 투자자들의 부담경감 차원에서 기존 펀드 판매 보수율의 체감방식을 26일부터 개선한다고 밝혔다. 현행 CDSC(Contingent Defereed Sales Charge)방식은 국내 평균 펀드투자기간 2.2년을 고려할 때, 연 평균 보수율이 과도해 오히려 투자자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판단인 것. 이번에 발표된 개선안에 따르면, 기존 연평균 1.16%수준인 판매 보수가 투자 연차별로 점차 낮아져서 최저 1%까지 낮아진다.
일례로 현행 1년차 투자자(1.5%)는 1.2%로, 2년차 투자자(1.25%)는 1.1%, 3년차 투자자(0.99%)는 0.9%, 4년이후(0.9%)투자자는 0.8%수준으로 인하된다. 즉 장기투자자들의 펀드 비용 감소가 기대되는 건 당연지사. 만약 1억원 규모 펀드 투자시 연간 16만원의 인하 효과가 기대된다.
또한 이번 개선안에 따르면 자문형 랩 수수료도 4분기부터 현행보다 낮아진다. 실제 현재 투자일임수수료 중 판매수수료 성격의 선취수수료 비중이 높아 1:1 일임계약 특성이 잘 반영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수수료 체계를 일임운용, 관리수수료 위주로 개편해 1:1 일임계약의 특성을 반영하는 한편, 선취 수수료 및 성과보수에 대해선 합리적 수취기준을 설정한다는 방침이다.
단, 장기투자자들은 반갑지만 펀드시장 입장에선 이번 판매보수 인하 방안이 자칫 판매사들의 펀드판매를 저하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큰 형편. 실상 그동안 펀드의 최대 경쟁자로 떠올랐던 자문형 랩이나, 월지급식 유형 등 증권사들이 자기 주도로 만든 복합금융상품은 결국 낮아진 펀드 판매보수 자구책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결국 또 이런 투자자들을 위한 부담 경감 조치가 결국 시장관계자들에겐 어떤 부메랑으로 다가올지 노심초사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한 대형운용사 마케팅부장은 “실제 최근 같은 혼조장에서 간만에 펀드로 저평가 매수 뭉칫돈이 들어와 한고비 넘겼다고 생각했는데, 판매 보수 인하라는 복병이 펀드판매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원론적으로 생각해 봐도, 은행들은 보수가 높은 자사 특정금전신탁을, 증권사들도 보수가 높은 자체 개발 상품을 밀어 투자자들에게 판매를 권유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A운용사 마케팅 관계자도 “판매사들은 당연히, 판매보수가 높은 상품을 팔아서 이익을 추구하는게 업인데, 보수가 인하된 펀드영업을 제대로 할지 의문이 든다”며 “투자자들 입장에서야 보수가 낮아지니 좋지만, 업계 입장에선 솔직히 신경 쓰인다”고 덧붙였다.
〈 펀드 판매보수 개선안 〉
(자료 : 금융감독원, 금투협)
김경아 기자 ka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