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대부업체 대학생 대출 축소하나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1-08-07 22:01

업체 40곳 전수조사 결과 연체율 15% ‘경고등’
대부업협회 “부모님 대출 동의서 받아…” 권고
금감원, 저금리 학자금 대출로 전환 유도 방침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대부업체 대학생 대출 축소하나
“부득이한 경우 부모님 동의서를 받아 대출승인을 해주도록 권고했다. 대출을 받기 전 혹은 대출 후 해당 대출 학생 부모님에게 확인하는 방법을 모색토록 할 방침이다.” 양석승 한국대부업협회 회장.

“대학생들이 비싼 등록금 때문에 일단 대부업체로부터 대출을 받았다가 제대로 갚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심각한 건 이들이 금융채무불이행자로 전락해 취업마저 못하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성래 금감원 서민금융지원실장.

“대부업체들이 부모의 신용을 믿고 돈을 빌려주는 연대보증의 폐해부터 해결해야 한다. 저축은행 등 서민금융기관들과 정책금융기관들이 대학생 대부시장에서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김동환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비싼 등록금에다 생활고로 대학생들이 손쉽게 돈을 빌릴 수 있는 대부업체로 대거 내몰리고 있다. 그러나 일정한 수입이 없는 탓에 제대로 빚을 갚기 어려워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 당국은 대학생의 대부업체 고금리 빚을 근절하기 위해 대출건수를 전수조사하는 등 해법 찾기에 나섰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도 대학생 금융채무불이행자가 많아지는 것을 우려해 대부업체의 대학생 대출을 근절하는 방안을 찾으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금융감독 당국은 대학생 대출자에 대해 저금리 학자금 대출로 전환을 유도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대형 대부업체에 대한 감독권한만 갖고 있어 대부업 협회를 통해 우회적으로 대출을 자제토록 주문했다.

◇ 연체금 100억 돌파 등 대학생 대부업 대출 위험수위

최근 금융감독원이 대부업체 40곳의 대학생 대출실태를 전수 조사한 결과, 지난 6월말 기준으로 대학생 4만7945명이 대부업체에서 총 794억6000만원의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월 대학생 3만494명의 대부업체 빚이 565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대학생 숫자는 57.2%, 금액은 40.4%가 늘어난 것이다.

이번 조사는 상위 40개 대부업체 중 대학생 대출을 취급하는 28개사만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따라서 소형업체를 이용하거나 음성적인 대출을 받은 경우까지 더하면 전체 대부업체에서 빚을 낸 대학생은 5만명 이상, 대출액은 8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대학생 100명당 1.7명 이상 대부업체 빚을 안고 있는 셈이다. 대학생들은 직장도 재산도 없어 은행에서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릴 수가 없다. 그래서 카드사·캐피탈사·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빚을 내거나 이마저 힘들면 고금리로 손쉽게 대출해주는 대부업체를 찾아간다. 대부업체들이 무보증으로 간편하게 빌릴 수 있다며 유혹하는 광고를 쏟아내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특히 대학생들이 받은 대출의 대부분은 신용대출(784억6200만원)이었다. 신용대출 잔액도 지난해 6월(556억1500만원)보다 42% 늘었다. 이들이 받은 대출금리는 연 40%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원리금을 갚지 못해 연체된 대출금이 118억1000만원으로 지난해 6월에 비해 77.5% 늘었다는 점이다. 연체율은 올 6월 14.9%로 지난해(11.8%)보다 3.1%포인트나 상승했다.〈그래프 참조〉

이는 지난해 말 기준 대부업체 전체의 연체율인 7.2%를 2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하면 개인신용정보평가(CB)사에 금융채무불이행자로 등록된다. 대학생 대출자 중 상당수가 금융채무불이행자로 등록됐을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실제로 기획재정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대학생 금융채무불이행자는 지난 2007년 3785명에서 2008년 1만250명, 2009년 2만2142명, 2010년 2만6000명 등으로 급증세다. 조성래 금감원 서민금융지원실장은 “미래의 경제주체인 이들이 벌써 금융채무불이행자로 등록된다면 가계부채의 잠재적인 부실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며 “최대한 경제적 자립을 위해 대부업체가 아닌 저금리 대출로 전환하는 등의 방안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대부업 대출 대학생들, 저금리 학자금대출로 전환 유도

대학생의 대부업체를 통한 대출이 가파르게 늘어나자, 금감원은 대학생 대출을 자제토록 대부업체에 요청했다. 현재 금감원은 대형 대부업체에 대한 감독권한만 갖고 있어 대부업협회를 통해 우회적으로 대출을 자제토록 한 것이다. 대부업협회는 “지난달 28일 240개 회원사에 보낸 공문을 통해 금감원이 대부금융사의 대학생 대상 대출의 자제를 요청하고 3자 대위변제(다른 사람이 대신 빚을 갚아주는 것) 강요행위를 금지토록 해 달라는 요청이 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대학생 대출을 하는 경우에 가급적 부모 등 보호자가 보증을 해주는 보증인부 대출방식으로 대출하기를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이 대학생 대출에 조사와 관리에 나선 것은 권혁세 금감원장의 지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일 권 원장은 금융연구원 주최 세미나에 참석해 대학생을 예로 들며 “빚을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대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금감원은 또 기존 대학생 대출자는 저금리대출로 전환할 것을 안내하기로 했다. 대부업체로 하여금 이메일과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이를 안내토록 지도하기로 한 것이다. 한국장학재단이 운영하는 ‘든든 장학금 대출’의 올해 2학기 대출금리는 연 4.9%이다. 정부 학자금 대출자 중 2007년 3785명에 불과했던 대학생 신용불량자가 지난 4월에는 3만 57명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든든장학금의 지원조건이 지나치게 까다롭다는 점도 문제다. 든든장학금을 신청하기 위한 ▲조건은 이전 학기 15학점 이상 수강 ▲평균 성적도 B학점 이상 ▲소득분위 1~7분위 등이다. 이 조건은 대부업체를 이용한 대학생 대출자들이 든든장학금으로 전환하는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돼 적지않은 대학생들이 대출심사 과정에서 거절당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차라리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전환대출 ‘바꿔드림론’을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반응이다. 캠코의 바꿔드림론은 연 30%~40%대의 고금리 대출을 10%대의 은행대출로 바꿔주는 서민대출 상품이다. 현재까지 약 100명의 대학생이 바꿔드림론 혜택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눈가리고 아웅’ 식의 대책보다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대부업권 관계자는 “대출원가가 높은 대부업체들은 대학생이라고 해서 특별히 저리로 대출해 줄 수가 없다”며 “대학생들을 위한 생활자금을 정책적으로 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금감원은 대학생에 대한 신용관리요령 등 금융교육도 강화할 예정이다. 양일남 금감원 서민금융총괄팀장은 “대부업체 검사 시 대학생 대출취급의 적정성과 불법채권 추심 여부를 중점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대부업체가 3자 대위변제 요구 등 불법 채권추심행위를 할 경우 금감원 서민금융종합지원센터(국번없이 1332)나 대부금융협회 또는 관할 지자체, 경찰서에 신고하면 된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