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화용도 외화차입 축소 행정지도
금융당국이 카드대출과 신규 카드발급 등의 제한에 이어 여전사의 외화자금 차입도 제동을 걸었다. 금융당국은 지난 7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보고하고 원화용도‘외화차입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기 위한 행정지도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2006년 말 34억달러 수준이었던 여전사의 외화부채가 외화발행채권을 중심으로 2011년 3월 말에는 132억 달러까지 증가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원화용도 외화차입의 경우 국내에서 원화조달을 통해 대체 가능하므로 원칙적으로 원화용도의 신규 외화차입을 제한하고, 기존 차입분은 만기시 상환토록 유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감축계획은 여전사별로 자금조달 구조, 기존 차입규모 등 회사별 특수성을 반영해 금감원과 사전협의를 거쳐 수립하기로 했다.
이는 외국계 여전사의 경우 본점 등으로부터 외화를 조달하는 것보다 국내에서 원화를 조달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상황 등을 반영한 것이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7월 중 개별 여전사들과 협의를 거쳐 여전사별로 ‘원화용도’ 외화차입 축소규모와 이행일정 등을 마련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원화용도 외화차입 규모 축소에 따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3~5년의 충분한 이행기간을 부여할 예정”이라며 “이행계획 마련 후에는 반기별로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이행을 독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이자 비용 절감할 수 있었던 할부 금융사들 반발
이에 대해 그동안 외화차입으로 30∼50bp(0.3∼0.5%) 수준의 이자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던 할부금융 업계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실제 할부금융 업체의 경우 대부분 모기업이 해외에 있기 때문에 영업 특성상 외화조달이 더 유리한 측면이 있어 국내에서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보다 달러 등을 빌려와서 스왑하면 이자비용이 20∼50bp 정도 낮아 많이 이용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전체 외화차입 규모(3900억달러) 중 여전사의 외화차입은 3.4%(132억달러) 수준에 불과하지만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는 점이다. 실제로 여전사의 외화부채가 외화발행채권을 중심으로 지난 2006년 말 34억달러에서 2007년 이후 급증하기 시작해 지난해 3월 말 132억달러로 늘었다. 이 중 원화용도의 외화조달이 80%(105억달러)에 이르고, H캐피탈사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사 한 관계자는 “과열방지 대책으로 공감하긴 하지만 레버리지 규제 도입에 이어 대출까지 규제하고 외화차입마저 줄이라는 것은 도가 지나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