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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카드사 스트레스테스트 실시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1-05-22 21:16

위기상황 가정해 카드사들 리스크관리 능력 평가
1분기 카드론 실적 5.4조원…작년比 23.7%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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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카드사 스트레스테스트 실시
최근 카드사들이 신용카드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등 카드대출 영업을 경쟁적으로 확대하고 나섰다. 금리가 낮아져 고객에게 이득이 된다는 측면이 있긴 하지만 가계 신용대출 위험에 대한 경고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조만간 전체 카드사들 대상으로 스트레스테스트에 나설 방침이다. KB국민카드 출범으로 촉발된 카드업계 간의 과당경쟁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혹시 모를 `제2의 카드대란을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차원에서다.

◇ 수익성 제고 위해 카드대출 활성화 논란

지난 3월 출범한 KB국민카드는 최근 일부 고객에게 사용사용 한도 증액과 카드론 및 현금서비스 이용금리를 인하하는 안내문을 발송했다. 안내문에 따르면 이 카드사의 카드론 상품인 ‘이지론’ 이율은 연 27.5%에서 16.5%로, 한도증액에 동의한 고객의 현금서비스 이자는 연 20.9%에서 14.63%로 낮췄다. 이 카드사 관계자는 “마케팅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 일뿐, 우리(KB국민카드)가 최근 카드업계간 경쟁을 과열시키고 있다는 시각엔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달 초 이례적으로 ‘체크카드론’을 출시, 과당경쟁 논란을 일으킨 신한카드는 지난 20일부터 이 상품 판매를 사실상 중단했다.

이 상품은 카드 회원 중 신용등급 6등급 이상인 고객에 한해 연 12.9~25.9%의 금리로 최고 500만원까지 대출을 지원해줬다. 아울러 체크카드 상품은 통장 잔액 내에서만 쓸 수 있기 때문에 신한카드는 이 상품 이용에 따른 별도의 신용심사를 하지 않았다. 교통카드 부가기능에 대해 소액 여신(한달 10만원 선)을 제공한 경우는 있었지만 카드론처럼 신용대출을 제공한 것은 신한카드가 최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체크카드론은 카드론이 아닌 일반대출 상품이라며, 신한카드가 일반대출을 하는 것이 법적으로 문제는 없지만, 체크카드의 본래 취지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신한카드는 이를 수용해, 일단 판매를 보류시켰다.

◇ 전업카드사 카드대출 확대에 주력

카드업계 리더격인 신한카드가 과당경쟁 논란을 일으키면서까지 체크카드론 판매에 나선 것은 한 마디로 ‘수익성’ 때문이다. 정부의 중소가맹점 수수료 인하 압력 지속되는 상황에서 기존 수수료만으로 수익성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더구나 카드업계는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각종 할인과 이벤트 등으로 마케팅 비용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수익성 만회를 위해 예대마진이 높은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카드대출 영업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카드론 시장은 무려 33%나 급성장했다. 〈표 참조〉

특히 현대카드의 경우 3조2644억원으로 전년대비 80%가 증가했다. 삼성카드(4조6804억원)는 49.1%, 롯데카드(2조3935억원)는 49.7%가 각각 늘었다. 경쟁사인 신한카드의 카드론 실적은 5조4033억원으로 전년보다 37.7% 늘었고 KB국민카드는 4조3958억원으로 15.8% 증가했다.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실적도 크게 늘었다. 현대카드는 전년도 보다 45.4%가 증가한 7조2136억원을 올렸고, 롯데카드는 10.5% 늘어난 6조6931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카드는 0.6% 증가한 8조7770억원에 그쳐 영업이 카드론에 집중됐음을 보여줬다. 이처럼 카드대출 시장은 전업계 카드사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은행계 카드사에 비해 전업계 카드사가 카드론에 집중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은행에 비해 느슨한 유동성 관리 때문”이라고 설명한 뒤 “은행은 예금이라는 기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 마련되는 바젤3 기준에 따라 유동성을 치밀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 카드대출 비중 증가로 잠재적 리스크부담 증가

때문에 보다 유동성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고, 카드론이 가계 부실을 키우는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산은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카드론은 1년여 전보다 32.7% 증가한 23조9000억원에 달했다. 특히 카드론 이용 고객 중 39%가 무직자, 61%가 월세거주자로 나타난 것은 카드사들의 고객 심사 실태가 소홀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6~10%대지만 신용등급이 높아야 하고 서류 제출도 까다롭다. 6등급 이하 고객이 주로 이용하는 저축은행, 캐피탈사의 신용대출 금리가 평균 20%대 후반인 것을 비교하면, 최근 카드사들은 금리를 낮춰 이들 고객의 서비스 이용을 유도하고 있는 셈이다.

카드업계 간 경쟁 치열로 소비자는 실제 예전보다 저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다. 하지만 현금 흐름에 문제가 있는 저신용자들이 현금서비스, 카드론을 주로 이용한다는 점을 놓고 보면 ‘독이 든 사과’가 될 수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그런 위험에 대해서도 인식하고 있다”며 “과도하게 현금서비스 비중을 늘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도 “국내 신용카드사의 사업구조와 자산건전성, 영업환경 등이 2003년과 비교할 때 크게 개선됐다”며 “감독당국의 관리 감독도 강화돼 카드 대란 당시와 같은 상황이 재발할 우려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외국계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 역시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지난 2000년대 초반에 비해 국내 신용카드사들의 경영환경이 대폭 개선된 만큼 제2의 카드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한국 신용카드사들의 경영환경은 사업구조 개선, 연체율 하락, 철저한 신용평가 및 정부 관리감독 강화로 인해 지속적으로 개선돼 왔다”면서 “앞으로 지난 2003년과 같은 카드사태가 재발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특히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국내 신용카드사들의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사업 비중이 20% 수준으로 지난 2000년의 65% 대비 대폭 개선됐으며, 총 사용액 대비 카드론 비중이 5% 수준에 그쳤다는 데 주목했다. 게다가 골드만삭스는 “신용카드사의 영업환경은 신용평가시스템 선진화와 현금서비스 및 카드론에 대한 금융감독기관의 관리감독 강화 등으로 큰 폭으로 개선됐다”고 전했다.

◇ 내달부터 카드사들 리스크 종합 평가 예정

하지만 카드대출 증가에 따른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전체 카드업계를 대상으로 한 스트레스테스트에 나서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용카드 대란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카드발급 실태 전수조사를 마치는 대로 다음 달부터 스트레스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스테스트란 경기침체 등 거시경제 변수가 악화됐을 때 금융회사들의 위기관리 능력을 평가하는 프로그램이다. 기준금리 상승, 주택가격 하락, 실업률 상승 등 거시경제 변수가 금융회사의 연체율과 자기자본비율, 순이익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추정해보는 것이다.

우선 현재 진행 중인 6개월 분(2010년10월~2011년3월) 카드 발급에 대한 서면조사를 토대로 이후 현장조사를 진행한다. 카드 발급 과정에서 관련 규정을 제대로 지켰는지를 따진다.

또 지난해 발급된 카드에서 나간 대출 등에 문제가 없는지도 들여다본다. 지난 2010년 전체 카드 개수는 전년대비 8.9% 늘었다. 통상적 건전성 분석을 더욱 강화하는 것과 함께 스트레스테스트도 실시한다. 금리나 각종 경기지표가 변했을 때 카드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사전에 시험해보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리인상 기조에서 금리가 추가로 올랐을 때 연체율 변동, 경기 하락 시 소득감소로 인한 채무자의 상환능력 저하 등을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 같은 카드발급 전수조사, 건전성 분석, 스트레스테스트 등의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카드사 전반의 리스크 상태를 평가할 계획이다. 일종의 리스크 지형도를 만드는 셈이다. 금감원은 이를 바탕으로 충당금 적립률 문제, 자기자본비율 조정을 통한 유동성 강화 등 관련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 전업카드사 카드론 실적 추이 〉
                                                          (단위 : 억원, %)
* 하나SK카드 2009년 실적은 11월2일 분사 후 두달간 실적.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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