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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할부금융 高금리 폭탄 ‘논란’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1-05-15 20:52

캐피탈사들 3개월 평균금리 23.5%서 24.4%로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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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유치 위해 딜러 리베이트 인상 경쟁 영향

다이렉트 마케팅 활성화 통해 금리인하 노력도

금리인하 효과를 기대했던 중고차 할부금융 비교공시시스템이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신전문금융회사(이하 여전사)가 비교공시시스템을 구축한 뒤 오히려 중고차 할부금융 금리가 올랐기 때문이다. 이처럼 중고차 할부금융 금리가 연 20%를 넘는 고금리 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것은 취급 금융회사들이 중고차 이용 고객을 유치하려고 할부판매 제휴점에게 경쟁적으로 중개수수료를 높여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용등급이 낮은 저신용자들의 사용 비중이 높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일정부문 높은 금리로 가져갈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도 하다. 다만 현대캐피탈 등 일부 캐피탈사들이 고금리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다이렉트 마케팅을 활성화는 등 꾸준한 노력을 해오고 있어 성과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 하나금융 계열 하나캐피탈 25.1% 가장 높다

현대캐피탈, 아주캐피탈 등 캐피탈사들의 중고차 할부금리는 평균 연 20~25%에 이른다. 7.5%~8.0%인 신차 할부의 3배 수준이다. 특히 하나금융지주 계열사인 하나캐피탈의 경우 중고차 할부금융 실질금리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캐피탈의 중고차 할부금융 평균금리는 지난 해 3개월(2010년 9~11월) 신규 실적 공시 당시만 해도 연 24.8%였지만 최근 3개월(2011년 1월~2011년 3월) 실적 공시에서는 25.1%로 0.3% 포인트 상승했다.<표 참조>

또 같은 기간 현대캐피탈의 평균금리도 22.8%에서 23.5%로 올랐으며 NH캐피탈은 20.7%에서 24.6%로, 아주캐피탈은 21.3%에서 22.2%로, 신한카드는 15.3%에서 18.4%로, RCI파이낸셜은 17.1%에서 17.2%로 각각 상승했다. 특히 평균금리가 높은 하나캐피탈과 우리파이낸셜의 경우 25% 이상의 고금리를 부담하는 회원의 비중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캐피탈의 경우 중고차 할부금융 이용자의 60.2%가 25% 이상의 금리를 부담했다. NH캐피탈 57.6%, 우리파이낸셜 52.4%, 현대캐피탈 43.4% 등도 고금리를 부담하는 회원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이처럼 금리가 상승한 것에 대해 “중고차 거래는 원래 리스크 부담이 큰데다 취급 금융회사간 경쟁으로 고금리의 상당 부분을 중고차 딜러와 판매 대행사 몫으로 떼어 주기 때문에 영업비용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중고차 이용 고객들은 영업비용 구조가 올랐다 하더라도 할부금융 평균금리가 평균 20%대이므로 비교공시시스템 가동을 계기로 여전사간 금리경쟁이 있었다면 최소한 금리가 오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 저신용자 고객비중 높아 고금리 구조 불가피

그러나 중고차 할부금융 시장은 저신용층 및 서민들의 생계수단으로 사용되는 비중이 높아 리스크를 보완하기 위해 일정부문 높은 금리로 가져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예컨대 지난해 중고차 시장은 2조8000억원대 규모이며 전체 취급액 중 6등급이하 서민층에 대한 취급비중이 64.9%에 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A캐피탈사 관계자는 “중고차 시장은 다양한 고객들이 이용을 하지만 그 중 중고차 할부금융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고객들은 200만~300만원대의 중고차를 생계수단으로 구입하는 저신용자들이 많다”며 “따라서 일정부문 높은 금리로 자금을 지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고차 할부시장은 대부업체의 대출금리 44%보다는 낮은 25% 안팎으로 형성돼 중층구조를 가져가고 있는 시장이라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이는 취급수수료 등이 포함된 금리로 리스크를 헷지할 수 있는 적정 영업선이라고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B캐피탈사 관계자는 “현재 중고차 할부금융 시장은 고정비, 유통비용, 딜러 피(fee) 등의 비용이 들어가고 있으며 저신용자들의 부실 위험이 높기 때문에 이를 헷지하기 위한 비용이 들어 간다”고 말했다. 게다가 중고차 할부금융시장은 ‘고객→중고차 딜러→할부 제휴점(일종의 할부대리점)→할부사(캐피탈사 등)’ 4단계로 이뤄져 있다. 할부 제휴점은 중고차 딜러에게 준 리베이트에다 자신들의 할부 판매보수까지 얹어 캐피탈사에 중개 수수료를 청구하게 된다. 캐피탈사는 그만큼 할부금리를 높일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소비자가 딜러들의 리베이트를 떠안게 되는 것이다. 신차 할부시장은 ‘고객→신차 딜러→캐피탈사’의 3자 구도이다. 때문이 그만큼의 수수료 부담이 줄일 수 있다.

지난해 캐피탈사들이 딜러들에게 지급한 리베이트 총액은 대략 38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딜러 리베이트만 사라져도 현재 25%선인 중고차 할부금리를 10%대 선으로 내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캐피탈들, 딜러들 리베이트 경쟁적으로 올려 ‘문제’

중고차 할부 금리가 높은 것은 중고차 거래의 리스크 때문만이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취급 금융사간 경쟁으로 고금리의 상당 부분을 중고차 딜러와 판매대행사 몫으로 떼어 주고 있는 것. 업계에서는 소비자가 부담하는 금리의 30% 가량이 중고차 딜러 등에게 리베이트 명목으로 나가고 나머지 70%를 할부금융사가 챙기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캐피탈사 관계자는 “중고차 취급하는 캐피탈사들 간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고객을 모집하기 위해 음성적인 리베이트도 커지고 이것이 관행으로 굳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8년 4% 안팎이던 전국 300~400개 중고차 할부판매 제휴점의 중개수수료는 최근 7~10%로 올랐으며, 10%를 넘는 경우도 있다. 제휴점 중개수수료란 할부금융사가 중고차 매매상을 소개받고 제휴점에 지급하는 돈. 통상 제휴점이 이 수수료의 절반 이상을 갖고 나머지는 매매상에게 준다. 문제는 이러한 중개수수료가 고객의 중고차 할부금리에 고스란히 반영된다는 점이다.

캐피탈사는 자금조달 비용과 채무불이행에 대비한 대손 비용 등에다가 중개수수료를 얹어 금리를 책정한다. 현재 20~25%인 중고차 할부금리 가운데 3분의 1 정도는 중개수수료가 차지하는 것이다.

특히 후발 주자들이 높은 중개수수료로 제휴점 확보에 나서 `수수료 인플레이션’이 심해지는 추세라고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C캐피탈업계 관계자는 “할부 제휴점은 고객 소개와 서류 준비의 대가로 적지 않은 중개수수료를 일시불로 받는다”고 말했다.

◇ 다이렉트 상품 실적 미미 등 고금리 개선 녹록치 않네

중고차 할부금융의 고금리의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판매대행 딜러들의 리베이트 거품을 없애는 방안으로 자동차 할부 중개수수료 상한제 도입, 중개수수료 절감용 다이렉트 할부상품 활성화, 할부금융사들의 과당경쟁 자제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안에 대해 정책 당국과 업계 모두 손익 계산만 할 뿐 대안을 내놓는 데 소극적이다.

우선 중개수수료 상한제 도입의 경우 금융 당국이 미온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딜러나 할부 제휴사들의 권익이 침해받을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다이렉트 할부상품 활성화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캐피탈사들이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다이렉트 할부는 할부제휴점 등의 중간 유통단계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판매되는 상품이다.

특히 중고차 할부의 경우 대출 리스크가 커 근저당 설정을 해야 하는데, 이를 할부 제휴점이나 자동차딜러들에게 위탁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물론 신한카드의 경우 할부 제휴점을 거치지 않고 직접 자동차 딜러를 통해 고객에게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중개수수료 비용을 줄인 탓에 고객 금리도 연 7.9~15.9%까지 낮아졌다.

현대캐피탈도 다이렉트할부 상품을 개발, 출시하면서 중고차 포털 사이트로 잘 알려진 ‘오토인사이드’의 아이폰 어플리케이션을 선보이는 등의 다이렉트 마케팅 활동에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의 다이렉트 중고차 할부금융 실질금리는 연 18.4%로 일반 상품에 비해 5.1%p 낮지만 아직까지 대출 실적은 미미한 편이다. 때문에 이들 업체들은 다이렉트 할부 상품 등의 영업 방식을 대중화하는 데 한계가 많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 비교공시시스템 제기능 못해 금리만 되레 인상

금융당국이 중고차 할부금융의 고금리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여신금융협회와 손잡고 지난해 7월부터 금리를 비교할 수 있는 공시사이트를 개설했지만 아직 효과는 미미하다. 해당 공시사이트에는 각 캐피탈사의 저금리ㆍ일반금리ㆍ고금리 상품이 상품별로 분류돼 공시되는 것이 아니라 한데 뭉뚱그려 표시되기 때문에 소비자로서는 해당 사이트의 정보를 봐도 자신이 정확하게 얼마나 금리를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중고차 할부금융시장을 둘러싼 여전사 간 과당경쟁 자제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자금력이 막대한 은행이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 진출하면서 상대적으로 영세한 캐피탈사들은 딜러들에게 리베이트를 얹어주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구조가 됐기 때문이다.

                    〈 여전사들, 다이렉트 중고차 할부금융 3개월 평균금리 추이 〉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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