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펀드시장을 분석해오던 메리츠종금증권 펀드 리서치가 최근 조직 개편에서 아예 그 자취를 감췄다. 그동안 펀드리서치 출범과 함께 줄곧 업무를 맡아오던 국내 1세대 펀드애널리스트인 박현철 연구원은 지난 4일자로 신한금융투자 상품전략팀으로 자리를 옮긴 상태.
여기에 6년 동안 펀드시장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과 매월 1회 ‘펀드인사이트’를 발간하던 신한금융투자 ‘펀드리서치’도 최근 조직개편에서 펀드 리서치 단독 업무가 글로벌 리서치로 흡수됐다. 따라서 논문 수준인 ‘펀드인사이트’도 4월부터 발간되지 않는다. 앞서 대우증권도 공들여 키웠던 펀드리서치 파트를 아예 없앤 전력을 지니고 있다. 실제 대우증권은 지난 2010년 초 펀드와 금융상품 투자전략을 총괄한 ‘자산관리컨설팅연구소’ 부서 자체를 없애 버렸었다. 여기에 SK증권도 지난해 9월 부터 펀드리서치 업무를 더 이상 제공하지 않는다.
이제 펀드리서치의 명맥을 잇는 증권사는 우리투자, 하나대투, 현대, 동양종금, 푸르덴셜투자증권 등 손에 꼽힐 정도다.
이같은 펀드 리서치 축소 붐에 대해, 펀드 업계 전반적으로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은 건 당연지사. 금융시장 대표상품인 펀드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과 사후 관리를 위해선 펀드 리서치 기능을 오히려 되살려야 하는 시점에, 우려의 시선도 만만치 않다.
한 대형운용사 마케팅본부장은 “HSBC나 씨티은행 같은 굴지의 글로벌 판매사들은 투자자 사후 관리를 위해 자체적인 펀드 리서치를 체계적으로 가동해, 시황 변화에도 능수능란하게 잘 대처하고 있다”며 “물론 단기적으로 최근 펀드 영업이 어렵다지만, 오히려 이같은 시기에 고객들 사후관리와 향후 체계적인 정보 제공차원에서 펀드 리서치의 존립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증권사 입장에서도 나름 수익 구조 측면에서 어쩔 수 없다는 항변이다.
A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고객이 원하는 방향으로 시장이 개편되는 현상으로 지켜봐야 한다”며 “또 회사측 입장에서도 최근 펀드리서치가 돈벌이가 안돼고, 비용부담과 함께 섹터 애널리스트처럼 영업도 안뛰니 이래저래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처지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김경아 기자 ka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