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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 또 묻지마 모집 나섰나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기사입력 : 2011-01-05 21:48

신용카드 모집인 2009년 3만4998명→2010년 5만292명

카드사들, 또 묻지마 모집 나섰나
전업계 CEO들, MS 확장 ‘묘안 찾기’ 고심

KB· 현대 ·삼성 등 3사간 2위 경쟁 가속

오는 3월 KB카드 출범과 KT 등 대형 통신사의 카드시장 진출 등으로 올해 카드사들의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지난 3일 신년사를 통해 올해 경영방향을 밝힌 카드사 CEO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 ‘고객 중심’을 앞세워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특히 지난해 신용카드 모집인 수가 크게 증가했고 이로 인한 불법 영업행위도 기승을 부렸던 것으로 전해져 지금과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수년 내에 제2의 카드사태가 도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 당국은 카드사의 과당경쟁이 자칫 경제적 부작용을 몰고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제재의 칼을 빼들 채비를 하고 있다.

◇ ‘신묘년’ 카드사들 무한경쟁 선언

1위인 신한카드는 올해 카드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고 스마트 플레이(Smart Play), 소프트 경쟁력, 그룹사간 시너지 극대화를 올해 강화해야 할 ‘트리플 업(Triple-Up)’ 대상으로 정했다.

하나SK카드가 주도하는 모바일 카드결제시장에도 더욱 힘을 쏟아 금융, 통신, 유통 등의 컨버전스 사업에서 확실하게 주도권을 확보함으로써 신규 수익원을 확보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삼성카드와 현대카드는 당장 다음 달 말 분사하는 KB카드와 2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할 것으로 보인다. KB카드와 삼성카드, 현대카드는 모두 10% 초중반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언제라도 순위는 뒤바뀔 수 있다. 삼성카드는 이런 점을 고려한 듯 최치훈 사장이 취임하자마자 새로운 개념의 혜택을 담은 ‘수퍼S카드’를 출시해 눈길을 끌었다. 매월 이용액과 기간을 미리 정하고 최대 360만원을 미리 받아 제휴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혜택을 담았다. 또 새해에도 4대 중점 추진 전략 중 하나로 ‘차별적 고객 서비스 실현’을 선정해 다양한 형태의 새 카드 출시를 예고했다.

현대카드는 정태영닫기정태영기사 모아보기 사장을 비롯해 ‘젊은 조직’이라는 강점을 내세워 단기간의 성과보다는 3년후를 내다보고 의사 결정을 한다는 방침이지만 당장 2위권 다툼을 위한 ‘3파전’은 불가피해 보인다. 비슷한 규모의 경쟁사로서는 ‘밴드웨건효과(Band Wagon Effect·편승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유사한 수준의 마케팅 활동을 벌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롯데카드, 하나SK카드 등 후발 주자도 새롭게 재편되는 카드시장에서 살아남는 것은 물론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확대함으로써 선두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롯데카드는 올해 목표를 ‘취급고 40조원, 회원수 1천100만명’으로 잡았다. 특히 스마트카드시장이라는 신사업 분야에서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 밖에 과거 카드사태 이후 은행으로 흡수됐던 은행계 카드사들도 분사를 통해 공격적인 영업을 꾀할 태세여서 업계 전체의 지각변동도 예상된다. 농협의 NH카드는 2009년 독자적으로 개발한 NH채움카드를 출시하고 분사를 전제로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우리·외환·한국씨티은행 등에서도 분사와 관련한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또 산업은행과 우정사업본부도 카드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통신과 금융의 컨버전스는 또 다른 변수다. 하나금융과 SK텔레콤이 손잡고 하나SK카드를 출범시킨 데 이어 KT는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과 양해각서(MOU)를 통해 비씨카드 지분 35%를 확보한 상황이다.

◇ 카드사 과열경쟁이 악순환 부추겨

KB카드 분사를 비롯해 은행권의 잇단 카드사 분사 움직임, KT의 비씨카드 지분 인수 등 전체 업계의 지각변동을 불러올 굵직한 변수들을 앞두고 무한경쟁에 돌입할 태세다.

이처럼 새해를 맞은 카드업계에 전운이 감돌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카드사 간 마케팅 경쟁이 다시금 불을 뿜으면서 신용카드 모집인 수도 급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으로 신용카드사 카드모집인 수는 5만292명으로 전년보다 43.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그래픽 참조> 이중 순수 개인모집인 수는 2만6900여명으로 전년보다 17.4% 늘었고, 통신사나 자동차 대리점 등의 제휴모집인 수는 2만3300여명으로 95.5% 증가했다.

특히 제휴모집인 수는 거의 두 배에 가까울 정도로 증가한 것은 하나SK카드가 분사하면서 SK텔레콤 대리점과의 제휴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나SK카드는 그 대신 개인모집인 수를 2009년 1000명 규모에서 지난해 280명으로 약 70% 줄였다. 신용카드 모집인 수는 카드대란 직전인 2002년 말 8만7733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03년 1만7021명, 2004년 1만6783명으로 내리막길을 걷다 2005년 2만2755명, 2006년 2만8407명, 2007년 4만6675명, 2008년 5만1767명으로 상승곡선을 그렸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로 2009년 3만4998명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경기회복세를 타고 카드사들이 마케팅에 힘을 쏟으면서 5만명대로 재진입했다.

이처럼 카드사간 카드모집인 경쟁이 가열되면서 회원 모집비용도 급증했다.

전업계 카드사들의 회원 모집비용이 2009년 4분기 1121억원에서 지난해 1분기 1177억원, 2분기 1395억원, 3분기 1396억원 등으로 커졌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신용카드 모집인을 늘리는 것은 경기 회복세 속에 한 명이라도 더 회원을 확보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이와 별도로 신용카드 모집인 빼앗기 경쟁도 다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전업계 및 은행계 후발 카드사들은 앞서고 있는 카드사의 우수 설계사를 모집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A카드사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우수설계사를 빼앗아가려는 후발 카드사들의 움직임이 눈에 띄었다”며 “업계 동향을 예의 주시하며 모집인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신용카드 모집인 수가 다시 늘어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불법적인 영업행위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카드사들이 합동점검기동반을 구성해 자체적으로 적발한 불법 모집행위 단속건수는 2009년 27건에서 지난해에는 11월 기준으로 66건으로 증가했다. 고정 부스 없이 길거리 모집에 나서거나 연회비의 10% 이상에 해당하는 경품을 제공할 수 없게 돼 있는 규정을 어기고 과다경품을 제공하는 행위 등이 적발되고 있다.

금감원은 신용카드 모집인 수가 급증하고 불법 카드 모집행위가 늘어남에 따라 업계에 대한 점검 강도를 높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과당경쟁 우려에 모니터링 강도를 높이고 있고, 경쟁 과열이 지속될 경우 카드사에 대한 제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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