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의 경우 ‘펀드멘탈’ 유효론이 많았으나 이번 사태가 점차 장기화되며 지배구조 리스크로 확대할 조짐이 보이자 커버리지에서 제외시키는 등 미묘한 변화도 감지된다.
◇ 외인 사흘연속 순매도 주가는 약세
신한지주 신상훈 사장이 배임혐의로 고소당하면서 신한금융지주가 뜻하지 않은 암초에 부딪혔다.
신한은행은 지난 2일 신상훈 금융지주 사장을 배임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해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고소는 신한지주 라응찬 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신구 경영진과 분쟁에 휩싸일 것으로 보는 관측이 우세하다.
시장의 반응도 부정적이다. 투심의 바로미터인 주가는 지배구조 리스크 문제로 확대되며 직격탄을 맞았다. 실제 고소 당시 신한지주의 주가는 우려감으로 4.87% 하락한 43,950원을 기록했다.
라이벌지주사인 KB금융 -0.05%p, 우리금융 -0.07%p 등이 약보합세로 마감한 것을 감안하면 경영권 리스크가 주가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시간이 지났다고 상황이 나아진 것도 아니다. 외인들은 사흘연속 약 4,328,316만주를 물량을 쏟아내면서 주가는 4만2000원을 유지하기도 힘이 부치는 상황이다.
◇ 펀더멘탈 탄탄, 장기화 조짐으로 관망론도 제기
투자자의 관심은 이번 사태가 주가에 미치는 파괴력이다. 일단 전문가들은 이번 쇼크가 펀더멘털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트레이드증권 하학수 수석연구원은 “부당대출 건에 따른 추가 손실규모는 매우 제한적인데다, 과거 2005년 최영휘 사장의 갑작스런 경질이 주가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구경회 연구원도 “이번 사건은 정부나 감독당국이 아니고 기업 내부의 문제”며 “신한지주와 정부-감독당국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한지주는 CEO가 자주 바뀌지 않고 회사 내부에서 CEO를 배출하는 시스템”이라며 “외부의 영향을 덜 받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영을 유지한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가 악화돼 외부에서 CEO가 오는 등 근본적인 시스템이 흔들리지 않는 한 기업가치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논리다.
이에 따라 주가하락할 때 저가매수로 대응하라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학수 수석연구원은 “시장의 불안은 라응찬 회장의 사임이 현실화된다면, 후임경영진이 시장에서 인정받기까지 CEO프리미엄의 희석되는데 있다”며 “하지만 실적 차별화로 CEO리스크에 따른 주가하락 폭이 과도할 경우 저가 매수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저가매수를 권했다.
구경회 연구원도 “이번 문제가 근본적인 경영시스템을 흔들지 않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싸게 매수할 수 있는 상황이다”고 적정주가 6만2000원으로 ‘매수’의견을 유지했다.
아울러 사태가 장기화조짐을 보이자 분석대상에서 제외하는 사례도 나왔다. 한화증권 박정현 연구원은 지난 7일 기업분석보고서를 통해 “단순한 형사법적 사건이기보다는 지주회사 지배구조의 리스크 확대 문제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로 인한 주가 변동성은 합리적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투자의견 공표중단을 밝히기도 했다. 지배구조의 분쟁은 측정불가능한 위험으로 리스크가 해소될 때까지 은행주 최우선종목에서 제외한다는 것이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