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은행권에 따르면 어 회장은 지난 15일 전 계열사 직원을 대상으로 그룹 홈페이지인 KB-WiseNet에 ‘신임회장에게 바란다’라는 제목의 의견 공모란을 만들었다.
공모란에는 ‘회장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 희망사항,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제언 등등 직원 여러분의 다양하고 자유로운 의견을 담아주세요. 여러분의 참여가 소통으로 이어져 KB의 성공스토리가 만들어집니다.
직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 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글을 올리는 직원들 가운데 추첨을 통해 삼성 갤럭시S, USB 등 경품도 지급한다.
어 회장은 노조 사무실을 전격 방문하는가 하면 차기행장 적임자를 묻는 질문지를 보내는 등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최근 차기행장 선임과 관련해 각 부서 책임자급 1400여명에게 적임자를 묻는 질문지를 집으로 발송했다. 질문지에는 전현직 임원 중 행장 후보로 거론되는 12명을 나열하고 이 중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인물을 한 명 을 선택하고 선택 이유에 대해 써서 오는 21일까지 다시 반송할 것을 주문했다.
행장 후보에는 최기의 전략그룹 부행장(행장 직무대행)과 민병덕 개인영업그룹 부행장, 심형구 신탁연금그룹 부행장, 이달수 KB데이타시스템 사장, 정연근 전 제일기획 사외이사, 윤종규닫기



질문지를 받은 A부서 한 부장은 “설문조사 결과를 차기 행장 선임 때 참고 자료로 활용키로 한 만큼 신중하게 고민해서 선택할 것”이라며 “생각지도 못한 질문지에 다소 놀란 것은 사실이지만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취지가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어 회장은 취임 다음날 수행비서만 대동한 채 국민은행 노동조합 사무실을 방문해 노조 간부들과 2시간 가량 면담했다.
어 회장은 이날 메가뱅크 추진 중단 등 노조의 5가지 요구사항에 대해 상세히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들도 예고도 없이 방문하자 적지않은 충격을 받았다는 전언이다.
국민은행 관계자가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풀어나가면서 의견을 공유하고 은행이 직원들 이상으로 잘 되기를 바라는 열정을 확인했다”며 “다같이 힘을 합쳐 나아가야 하는 만큼 투쟁방향을 정리하고 조만간 직무정지 가처분소송 취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어 회장의 움직임에 대해 내부에서는 신선하다는 의견이다. 그는 이어 “직원들을 배려하는 모습에 은행이 달라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많이 들고 내부에서는 신선한 분위기를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김성희 기자 bob282@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