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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부채조정중 금융위기 재발 우려있다”

고재인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0-06-23 20:16

현재 위기대상국이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집중분석] “부채조정중 금융위기 재발 우려있다”
부채 축소시키는 디레버리지 과정서 발생

민간부채 예의주시…재정건전화 노력해야

선진국들의 재정위기로 인한 더블딥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재정위기는 선진국 부도를 막기 위한 국제기관 및 국가들의 협력으로 단기간 내에 심각한 부도사태까지 이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2000년대 초 누적된 높은 부채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 때까지는 디레버리지(deleverage)에 따른 세계경제 성장의 저하가 불가피하다는 것.

우리나라는 국가부채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민간부문 부채 비중이 높아 장기적 관점에서의 주의가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연구위원과 강중구 책임연구원이 ‘글로벌 경제에 드리워진 선진국 국가부채의 그림자’란 보고서를 내고 이같이 설명했다.

◇ 민간부채가 정부부문으로 전이

이 보고서는 최근 남유럽 재정위기의 근본적인 이유가 20세기 국가부채 위기와 마찬가지로 2000년대 초부터의 세계경제 호황과 이 과정에서 누적된 과도한 부채에 있다고 설명했다.

선진국의 저금리 기조와 함께 글로벌 유동성이 크게 확대되면서 2000년대 세계경제는 평균 성장률이 과거에 비해 1%p 가량 늘어나는 초호황을 구가했다. 이 과정에서 선진국의 부채가 빠르게 늘었는데 이는 가계와 금융기관들이 자산가격 하락 리스크를 고려하지 못한 데 기인한 것. 인플레를 우려한 선진국 정부의 금리인상이 자산가격 하락을 촉발시켜 이후 금융위기와 국가부채 위기로 이어졌다는 점도 과거 국가부채 위기와 공통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 보고서는 과거의 정부부채가 위기의 직접적인 대상이었다면 현재는 민간 부문의 부채위기가 정부부문으로 옮겨갔다고 지적했다.

2000년대 선진국에서는 가계부채가 빠른 속도로 늘었고 이것이 서브프라임 위기의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금융위기의 수습을 위한 대규모 구제금융으로 인해 민간부채가 정부부문으로 이전됐다. 민간부채의 급격한 조정에 따른 경기침체를 재정적자를 통해 완화시키는 노력도 정부부채 증가로 이어졌다는 것.

또한 남유럽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가계부실이 은행의 손실로 이어지고 이에 따라 자산이 축소된 금융기관들이 국채를 흡수하지 못하게 되자 정부의 해외 채권 발행이 늘어난 것도 민간부채 문제가 정부위기로 전이되는 경로가 됐다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서브프라임 위기 중 선진국이 시장의 안전판이 아니라 중대한 위협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기존의 인식에 커다란 변화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특히 2000년대 부채의 절대 규모가 가파르게 늘어나면서 선진국이라 하더라도 채무를 갚을 능력이 없는(insolvency) 상황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는 것.

반면 개도국이 이번 위기에 상대적으로 안전했던 것은 1980~90년대와는 달리 2000년대에는 자본이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흘러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과거 위기 경험을 통해 외환보유고를 축적시키고 외채확대를 억제하는 등 위기에 대한 안전판이 어느 정도 마련되어 있었던 점도 개도국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일 수 있었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 고성장과 부채축소 공존하기 어려워

이 보고서는 현재 생산성의 빠른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세계경제가 부채의 확대 없이 2000년대 중반과 같은 고성장을 이루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최근 미국에서 저축률이 다시 낮아지면서 소비가 늘고 성장이 높아지고 있지만 이러한 상황이 단기적으로는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추세에 비해 급격하게 높아진 부채수준에 대해 어느 정도의 조정이 필요하며 이는 수요 둔화, 즉 성장하락이라는 대가를 통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국가부도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부채 조정 과정에서 금융위기가 재발할 우려도 있다는 것.

이 연구위원은 “금융위기가 국가부채 위기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국가부채 위기 과정에서 상당수 국가들이 금융위기를 겪게 된다”며 “이는 국가부채 위기와 금융위기를 유발하는 원인들의 상당수가 공통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뿐 아니라 상당수 유럽 금융기관들이 미국 서브프라임 부실로 큰 손실을 입은 상태이고 또 미국과 유럽국가의 부동산 가격의 하락 추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 최근 스페인 저축은행 부실 문제에서 보듯이 부동산 가격 거품이 심한 국가를 중심으로 금융기관의 건전성 문제가 부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실물경기의 부진이 심할수록 민간부문의 부실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장률이 낮을수록 향후 채권자들이 느끼는 채무불이행 리스크가 커지게 될 것이고 이에 따른 자금의 회수 및 신규 대출 축소가 기업과 가계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과거 사례로 볼 때 부채를 축소시키는 디레버리지 과정에서 거의 대부분 금융위기가 수반됐다”고 말했다.

금융위기 발생은 다시 국가부도 리스크를 확대시키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기관의 부실이 재차 정부부채로 이전될 뿐 아니라 위기에 따른 실물경기 급락으로 정부의 조세수입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재정적자가 큰 폭으로 늘어나게 된다. 과거 금융위기 사례를 보면 위기 발생 3년 후 실질 중앙정부 부채는 평균 86%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 부채위기 선진국 전염될 경우 대공황

부채위기의 발생이 다른 나라들, 특히 주요 선진국에 전염될 경우 세계경제는 대공황에 비견되는 심각한 위기를 맞이하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재무상태가 취약한 국가에서 채무불이행 사태가 발생하게 되면 이는 투자자들의 위험기피 성향을 극대화시켜 부채위기가 다른 국가로 빠르게 전파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부의 대외부채 규모가 큰 국가들이 일차적인 대상이 되겠지만 민간부문의 부채가 큰 국가들도 국가부채 위기에 노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간부문 부채가 금융위기를 통해 정부부문에 흡수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가채권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게 될 경우 국내투자자들의 국내자산 기피 및 해외자산으로의 도피 현상이 나타날 수 있고 이에 따라 국채발행이 원활해지지 못해 심각한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또한 개도국들이 다시 부채위기 전염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선진국에 비해 개도국의 부채규모가 크지 않지만 과거에도 개도국들은 낮은 부채 수준에서도 선진국들의 자금회수로 부도위기에 빠진 적이 있는 만큼 안심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외채비중이 높거나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되는 국가들, 장기적인 성장잠재력 하락이 예상되는 국가들을 중심으로 부채위기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민간부채 선진국 대비 높은 수준

이 보고서는 현재 재정위기는 선진국 부도를 막기 위한 국제기관 및 국가들의 협력으로 단기간 내에 심각한 부도사태까지 이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2000년대 초 누적된 높은 부채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 때까지는 디레버리지에 따른 세계경제 성장의 저하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간부채 문제는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 및 비금융 기업부문의 민간부문 부채는 GDP대비 376%로 다른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높은 수준이며, 부채 증가 속도 역시 빠르다는 것. 가계부채 부문의 빠른 증가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2009년 우리나라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00년에 비해 1.47배 증가해 성장에 비해 부채가 빠르게 늘고 있다. 재정적자 문제도 아직 안심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2009년 GDP대비 -5.0%를 기록한 관리대상 수지를 정부가 점차 줄여갈 계획이지만, 중장기적인 성장 저하에 따른 세수기반의 축소와 고령화 추세에 따른 복지지출 확대 및 연금지급 증대 등을 고려할 때 균형재정을 위해서 보다 적극적인 재정건전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주요 국가부채 위기 사례 〉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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