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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컬럼] 금융규제의 바람직한 방향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0-05-23 17:25

F1컨설팅 권희주 부장

[F1 컬럼] 금융규제의 바람직한 방향
과거 금융규제는 위기 도래 이후 개혁을 시도하는 과정의 반복

새로운 규제 도입 이전에 내부로부터 자기규제가 선행되어야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과 리먼 사태가 몰고 왔던 전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은 각국의 전례 없는 위기대응 조치 이후 어느 정도 해소된 듯 보였다.

그러던 중 최근 그리스에서 촉발 된 국가 재정위기가 전 유럽으로 확산되면서, 잠잠해졌던 글로벌 금융시장이 또 다시 요동치고 있다. 이는 아직까지 세계 도처에 제2, 제3의 금융위기가 터질 수 있는 불안 요소들이 산재해 있으며, 금융위기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임을 보여 주고 있는 사례라 하겠다.

이렇게 현재까지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금융위기는 크게 볼 때, 규제완화와 더불어 파괴적인 금융혁신이 주요 원인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금융시스템 실패의 전형적인 사례이다. 많은 이들이 금융위기의 주요 원인으로 거론하는 서브프라임 부실과 파생상품 시장의 문제는 이러한 실패를 더욱 악화시킨 2차적인 요소들로 보아야 할 것이다.

더욱이 그 동안의 감독과 규제는 금융시스템 자체가 위험한 금융행위를 장려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금융회사의 불건전한 영업행위를 획일적으로 감시하는 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금융산업의 패러다임은 최근 금융위기를 계기로 ‘탈규제’에서 ‘규제강화’로 급속히 전환되고 있다.

그러나 자본시장 통제는 이미 감독기관의 규제 범위를 벗어났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대두되고 있다.

미 재무부가 1930년대 뉴딜 금융체제 이후 유례가 없었던 금융규제 개혁안(대대적인 금융감독구조의 개편이 핵심 내용)을 발표한 지 1년이 다 되어 가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바젤위원회나 유럽은행감독당국(CEBS) 등 국제 감독기구들 역시 꾸준하게 유동성 관리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나 금융기관의 반발과 위원회 내의 이견 대립 등으로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실정이다.

어떻게 보면 금융규제와 감독의 역사는, 공황에 버금가는 심각한 위기가 발생하고 나서야 금융시스템의 의미 있는 개혁을 추진해 온 과정의 연속이었다. 즉, 위기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자각하고 자성하려는 바탕에서의 리스크관리가 선행되었던 것이 아니라, 사후약방문식의 패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규제란 명확하게 설정된 소수의 공공 정책 사안들에 집중되어 있을 때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한다. 감독이란 폭 넓은 것인 반면에, 규제란 집중적인 것이다.

이에 대해, 영국 경제학자 존 케이(John Kay) 교수의 다음과 같은 언급을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규제(regulation)는 시장의 여러 힘(forces)을 교체하는 것이 아닌, 기본 원칙들을 준수하며 그들과 공조하도록 만드는 일환인 것이다. 그 기본적 원칙들이란 ‘가능한 곳에는 경쟁을, 필요한 곳에는 규제를, 그리고 그 어떠한 곳에서도 감독은 없는’ 개념이다.”

그리고, 규제와 감독에 관한 규정들은 아무리 복잡하고 강력해진다고 하더라도 전 세계 모든 금융기관들의 다양한 변화 환경에 모두 제대로 대처할 수 없다. 금융기관의 내부 과정과 자원은 감독기관이 생각한 것 이상으로 다양하기 때문에, 이 세상에서 최대의 능력을 지닌 감독기관이라 할지라도 금융기관의 눈속임을 모두 찾아 낼 수는 없을 것이다.

금융기관 내부의 비즈니스에 어떠한 일이 발생하고 있는지 내부자도 완전히 알기 어려운데, 외부자(감독기관)가 모두 알아내기란 거의 불가능할 것이고, 보고와 측정 방식에 대해서 금융기관이 규제를 피하기 위해 포장할 수 있는 방법은 무한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본다면, 방대한 분량의 규정집을 다듬는 것보다는 차라리 자본 적정성과 리스크관리에 대한 책임을 회사 경영진의 손에 맡기는 것이 지극히 단순한 논리지만 더 효과적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경영진 스스로 통제 실패에 대해서 뼈저리게 반성하게 될 것이며, 누구에게도 전가시킬 수 없는 책임을 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감독기관의 갈수록 정교해지고 복잡해지는 규제안의 발표보다는 내부로부터의 자각과 책임 있는 개혁을 수반한 자기규제야말로 리스크관리의 핵심이며 진정한 의미의 규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리스크관리라는 것이 어느 특정 부서가 전담하는 별도의 업무가 아닌, 업무 전반에 걸쳐 바탕이 되고 일상화 될 수 있는 조직 문화로 자리잡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리스크관리이자 자기규제의 가장 현실적인 적용 방안일 것이며, 외부로부터의 강한 규제나 최첨단 리스크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일 것이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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