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언] 대체부품 사용 활성화로 자동차 부품비용 절감해야](https://cfn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100519213945102763fnimage_01.jpg&nmt=18)
범국가적인 차원의 대체부품 활용방안 마련이 시급
FY2008에 지급된 자동차보험 부품비용은 약 1조 3,900억원으로 전체 수리비의 43%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보험사고로 차량을 수리하는 경우에는 OEM 신부품(주문자 상표 부착 신부품)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부품비용의 대부분이 자동차제작사에 지급된다고 보아도 과언은 아니다.
최근 들어 정부는 탄소의 배출량을 감소시키기 위하여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금융정책 당국에서는 자동차보험의 경우 품질이 보증된 저가의 중고부품을 차량수리에 사용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중고부품 사용을 특약으로 하는 녹색보험상품을 개발하여 이 상품을 구매한 고객에게는 적절한 수준으로 보험료를 할인해 줌으로써 중고부품의 사용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려는 의도라고 볼 수 있다.
중고부품을 사용하면 신부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량을 대폭 줄일 수 있어 환경보호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부품비용도 절감되어 사회 전체적으로 편익이 증가한다. 아울러 중고부품의 사용을 제도적으로 공식화할 경우에는 중고부품을 사용하고도 신품가격으로 청구하는 정비업체의 도덕적해이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 외국의 사례를 보면 보험사고 차량을 수리하는 과정에 중고부품을 사용하는 비율이 국내보다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는 외형보다는 실리를 중시하는 서구사회의 사고방식과도 무관하지는 않지만, 차량안전을 위해서는 OEM 신부품(자동차제작사에서는 이를 순정품이라고 칭함)만을 사용하도록 지속적으로 유도하는 국내 자동차제작사의 마케팅 전략과도 관계가 있다. 또한 보험사고차량에는 차량의 노후 정도에 상관없이 OEM 신부품을 사용하려는 국내 소비자들의 성향과 중고부품의 품질에 대한 오랜 불신 등도 외국에 비해 중고부품의 사용율이 저조하게 만드는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자동차부품은 OEM부품과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대체부품(Alternative Parts)으로 크게 구분된다. 대체부품에는 중고부품을 비롯하여 부품제조업체가 직접 생산 및 공급하는 비순정부품(이를 Aftermarket Parts라고도 함), 중고부품의 일부 구성부품을 신품으로 교체한 재제조부품 등이 있다. 대체부품은 OEM부품에 비해 가격은 훨씬 저렴한 반면에 품질은 좋지 않을 것이라는 게 국내 소비자들의 일반적인 인식이다. 더욱이 그간 시장 내에서 대체부품들이 생산되고 공급되는 유통과정이 불투명하고 이에 대한 관리체계도 미흡하여 대체부품이 정상적인 차량수리보다는 보험사기와 같은 비도덕적인 부분에 음성적으로 많이 사용되어져 왔기 때문에 이에 대한 사회적인 불신도 작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선진 외국처럼 대체부품의 품질을 전문기관(미국의 경우에는 CAPA라는 자동차부품인증협회가 있음)이 평가하고 인증하여 양성화된 유통업체를 통해 체계적으로 시장에 공급하며, 이를 보험사고차량의 수리에 사용하는 인프라가 구축된다면 매년 부품비용으로 지급되는 막대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음은 물론 녹색성장 정책을 통한 자연친화적인 생활환경을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는 아직 이러한 여건이 잘 조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대체부품 사용을 활성화하려는 적극적인 의지와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대체부품 사용 활성화의 성패는 다름 아닌 일반 소비자들에게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그간 사회적으로 누적되어 온 대체부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녹색보험상품과 같은 대체부품 활성화 방안이 마련되어도 소비자들이 주도적으로 반응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대체부품 사용 활성화에 소요되는 기간을 단축하려면 정부 차원에서 대체부품의 사용이 국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경제적인 이익(보험료 할인 등) 이외의 다양한 편익들을 언론 캠페인이나 홍보 등을 통해 알리고, 대체부품이 생산자로부터 소비자들에게 투명하게 유통되고 부대비용 발생도 최소화되도록 ‘전손차량 공동처리센터’(스페인의 경우 ELV(End-of-Life Vehicles)센터라고 함)의 설립 등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또한 보험사는 보험료 할인이나 부가서비스 제공 등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자극할 수 있는 다양한 대체부품 적용 보험상품을 개발하여 판매하고, 차량을 수리하는 정비업체는 보험사고 발생시 고객이 품질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품질이 보증된 부품만을 사용해야 할 것이다. 고객에 대한 정비업체의 지속적인 안내와 권고는 대체부품 사용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보험사는 이러한 노력을 독려하는 차원에서 정비업체에 부품마진과 같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대체부품 중의 하나인 중고부품의 경우 현재 자동차안전과 관련된 부품(조향기어기구, 제동장치 중 배력장치와 마스터실린더)을 제외하고는 재사용하는데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
특히, 차량의 외관을 구성하고 있는 앞·뒤도어, 앞·뒤범퍼, 전조등 같은 14개 부품은 시장 내에서 보험 미가입 사고차량의 수리에 이미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녹색보험상품 개발을 통한 사용의 활성화가 가능하다.
대체부품 사용의 활성화는 자원절약, 환경보호 및 신규 고용창출이라는 거시적 측면의 잇점 이외에도 소비자들의 보험료 절감, 보험사의 손해율 안정화 및 정비업체의 수익원 다변화라는 잇점이 있다. 대체부품의 사용을 통하여 사회 구성원 대다수가 상생하고 삶의 질이 개선되며 현재보다 조금 더 행복해 질 수 있다면 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범국가적인 차원의 노력을 한시라도 빨리 서둘러야 할 것이다.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