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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대부업체 사실상 제도권 편입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기사입력 : 2010-04-11 20:20

‘서민금융회사의 건전경영 유도방안’ 내용과 의미

자산 100억원 이상 ‘금융위’로 관리·감독권 이관

저축銀 BIS비율 7%로 상향·예보료 0.4%로 인상

금융당국이 서민금융회사들의 자산건전성 강화를 위해 ‘칼’을 빼들었다. 특히 저축은행의 경우 스트레스 테스트 실시는 물론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여신한도를 단계적으로 20%로 대폭 축소하고 재무건 전성 기준을 은행에 준하는 수준으로 높이기로 했다. 또 대형저축은행(자산 2조원 초과)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금융감독원과 예보의 공동검사를 매년 실시하기로 했다.

특히 저축은행 예보요율을 당장 내년부터 0.4%로 0.05%포인트 올려 예보기금 저축은행 계정의 적자해소를 도모할 계획이다.

또한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자산규모가 일정수준 이상인 대형 대부금융업체의 관리 및 감독권을 지자체에서 금융위로 이관하기로 했다.

감독권 이관은 등록 및 취소, 제재권한, 건전성 감독권한 등이 지자체에서 금융당국으로 넘어온다는 뜻으로, 대형 대부업체는 사실상 제도권 금융회사로 편입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대부업체 등록요건이 강화되고, 고금리와 불법 채권추심 등에 대한 제재가 엄격해지는 대신 자금 조달에선 규제 완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 9일 금융당국이 발표한 ‘서민금융회사 건전경영 유도방안’은 이처럼 저축은행의 감독기준을 강화하고 대부업체 감독권을 금융위원회로 이관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 저축은행 건전성 감독기준 상향조정

먼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저축은행이 부동산 관련 대출을 과도하게 늘리지 못하게 했고 건전성 감독기준은 상향 조정했다.

자산규모가 일정수준 이상인 대부업체는 감독권이 지자체에서 금융위로 넘어오고, 상호금융회사가 유가증권에 과도하게 투자할 수 없도록 투자한도가 설정된다.

금융위원회가 저축은행에 대한 건전성 규제와 검사 및 감독을 대폭 강화한 것은 무분별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후유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축은행의 부실을 사전에 최대한 막아보겠다는 포석이다.

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등 자본적정성 및 자산건전성 기준이 지방은행에 준하는 수준으로 강화되고 부실을 초래한 대주주에 대한 징계 수위를 높인 것도 눈에 띈다.

금융위는 저축은행 부실의 뇌관인 PF대출 여신한도를 현행 30% 이하에서 내년중 25%, 2013년 20%로 단계적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행정지도로 운영됐던 것을 시행령 및 감독규정에 반영해 규제 강도를 높인다.

또 저축은행의 PF대출을 포함한 건설업, 부동산·임대업 등 3개 업종에 대한 대출은 총 대출액의 50%를 넘어서도 안된다. 3개 업종에 대한 포괄적 여신한도를 신설하고, 한도를 초과하면 신규PF, 부동산관련 대출을 못하도록 했다.

한도 초과액에 대해선 BIS비율 산정 때 위험가중치를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현재는 이들에 대한 위험가중치가 100%이지만 올해중 120%, 2013년중 150%로 올라간다. 한도를 넘어선 대출에 대해선 자본을 더 쌓아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기존 한도 초과분에 대해선 이를 해소할 수 있도록 가령 3년 이상의 충분한 유예기간을 부여할 예정이다.

자본적정성 기준과 자산건전성 분류기준도 지방은행에 준하는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강화한다. 그동안 일부 대형 저축은행의 경우 지방은행보다 규모가 커졌지만 BIS비율 등 건전성 기준이 지방은행보다 느슨하고, 대주주나 경영진에 대한 견제장치도 취약했었다.

BIS비율의 경우 현행 적기시적조치 대상을 5%이하로 두고 있지만 이를 은행(8%)보다 다소 낮은 수준인 7%까지 상향한다. `정상`으로 분류되는 연체기간도 3개월 미만에서 2개월 미만으로 짧아진다. `요주의여신`도 기존엔 3~6개월, `고정` 6개월 이상이었으나, 앞으로는 각각 2~4개월, 4개월 이상으로 강화된다.

이렇게 하면 저축은행의 연체율이 올라가고, BIS비율이 떨어지는 등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자산 2조원을 넘는 대형 저축은행에 우선 적용한다.

작년말 기준으로 솔로몬, 부산, 토마토, 제일, 경기, 현대스위스, 부산2, 진흥, 한국, HK 등 총 10개 저축은행이 해당된다. 일반 저축은행은 2~3년의 시차를 두면서 규제수준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올 하반기에 저축은행법을 고쳐 유동성비율 기준의 근거도 마련할 계획이다. 대상자산, 기준산식, 최소비율(예 100%) 등 구체적 사향을 규정하기로 했다.

대주주의 자격 등을 강화해 건전경영을 유도하는 방안도 마련됐다. 저축은행법 개정안에 따라 오는 9월 시행되는 저축은행 대주주 적격성심사제도에 맞춰 심사대상, 심사기준, 심사주기 등을 담은 시행령이 마련될 예정이다. 은행권에서 시행중인 사외이사 모범규준도 저축은행 실정에 맞게 도입된다.

저축은행에 대한 검사와 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경영건전성 지표, 영업형태, 소유구조 등에 따라 위험수준을 3단계(고위험, 중위험, 저위험)로 분류해 검사도 차등화한다. 대형 저축은행에 대해선 원칙적으로 매년 검사를 실시하고,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의 공동검사도 대폭 늘린다. 지난해 정례공동검사는 12개 였으나 올해는 20개로 확대하고 필요하면 수시 공동검사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부실 관련자에 대한 징계양정기준을 강화, 저축은행법상 벌칙조항을 적용받는 불법·부당행위에 대해 원칙적으로 모두 검찰 고발조치 할 수 있도록 했다. 대주주 등의 불법대출을 막기 위해 신분적 제제 외에도 과징금 부과 등 금전적 제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예보기금의 저축은행 계정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예보요율도 현행 0.35%에서 내년엔 0.4%로 인상키로 했다. 이후 저축은행의 경영건전성 등을 봐가며 0.05%포인트 추가 인상도 추진한다. 금융위는 저축은행의 예보요율 0.05%포인트를 인상하면 연간 약 300억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밖에 예보에서 행정지도를 통해 저축은행 임직원들이 창구에서 예금보험여부나 보호한도를 설명토록 지도하고, 홍보도 강화할 계획이다. 전일저축은행의 사례처럼 일부 고객들이 예금보호한도를 알지 못해 보호한도(5000만원)를 넘는 예금을 맡겼다가 떼이게 되는 것을 사전에 막겠다는 취지다.

◇ 자산 100억원 이상 대부업체 ‘감독권’ 금융위로 이관

자산규모가 100억 원 이상이거나 자산ㆍ부채가 모두 70억 원 이상인 대형 대부업체의 감독권은 지자체에서 금융위로 이관된다.

대부업체가 대형화되고 업무가 복잡해지면서 금융분야에 전문성을 갖추기 어려운 지자체가 계속 관리, 감독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다른 업권과 마찬가지로 검사와 경징계는 금감원이 담당하고, 중징계는 금융위가 결정하는 방식의 관리·감독체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대형 대부업체에 대해 여신전문금융회사에 준하는 수준의 건전성 감독, 공시, 약관제도 등을 도입할 방침이다.

한편 금융당국의 관리·감독권 전담에 대해 대부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검사는 금감원이 하고, 제재는 지자체가 하는 현행법은 효율성이 떨어졌다”며 “관련 기관이 줄어드는 만큼 대부업체로서는 바람직한 개선방안”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중장기적으로 건전하고 유능한 금융자본의 시장진입을 유도하기 위해 연구용역 등을 통해 올해 하반기 중 세부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일부 외국계 업체가 대부업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대부시장에 대한 초과수요가 존재해 금리인하 경쟁이 미미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권혁세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일본계 대부업체가 상당한 수준의 당기순이익을 내고 있다”면서 “일부 영세한 대부업체가 음성화되는 부작용이 있더라도 서민금융을 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정책적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대부업체의 음성화로 서민대출이 줄어들더라도 정부가 5년간 10조원의 보증부 대출을 대부업체들보다 낮은 금리로 제공키로 한 만큼 충분히 대부업체를 대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 부위원장은 대부업체 이자율을 낮춰야 하는 당위성과 관련 “대부업 최고이자율이 대부업 뿐 아니라 제2금융권의 기준금리가 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대부업체들 때문에 저축은행과 여신사들이 그런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서민금융 건전경영 유도방안 추진일정 〉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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