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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 금융 리스크관리는 □다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0-03-01 23:48

F1컨설팅 김동호 상임자문교수

선진 금융 리스크관리는 □다
IMF외환위기에서 교훈도 없이 맹목적으로 모방한 선진제도 반성해야

선진 리스크관리는 새로 시작하는 시행착오 두려워 말고 대안 찾는 것

필자는 개인적으로 ‘선진’이라는 단어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선진 조국을 창조’하기 위해 ‘몸과 마음을 바쳐’ ‘첨단 기술과 지식을 배우고 익히도록’ 길들여졌지만, 오히려 이러한 표어에 반감을 갖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이러한 표어는 우리보다 항상 발전된 대상이 있음을 전제한다. 둘째, 우리는 이들을 모범적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는 당위성을 의심하지 않는다. 셋째, 우리는 이들을 모방하는데 최선을 다함으로써 그들과의 경쟁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선진’이라는 단어와 연결되는 이러한 당위의 문제들이 언제나 꺼림직한 느낌을 갖게 한 것이다.

하지만, 리스크관리 컨설팅 업무를 수행하면서 필자는 어쩔 수 없이 다시 ‘선진’이라는 단어와 부딪치게 되었다. 우리보다 앞서 정교한 금융기법과 리스크관리 기법을 독자적으로 개발한 연구자들과 연구기관들이 있었고, 우리보다 앞서 이러한 기법들을 현장에 적용하고 활용한 금융기관들이 있었으며, 우리보다 앞서 보다 바람직한 금융환경을 조성한 감독기관과 중앙은행들이 있었다. 그래서 필자는 소위 ‘선진’을 파악하기 위해 금융산업이 발달한 나라들을 방문하기 시작했다. 때로는 회사 동료와 함께 ‘선진’ 기법을 배우기 위해 해외 세미나에 참석했고, 때로는 고객과 함께 리스크관리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해외 금융기관을 방문했고, 때로는 전략적인 사업 제휴를 위해 해외 컨설팅 업체 및 솔루션 업체를 방문했다.

우리는 ‘선진’ 금융산업의 중심에 있는 해외 전문가들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채권수익률 분포가 정규성을 따르지 않을 경우 대처 방안은 무엇인가?”, “리스크를 조직이나 고객에게 어떻게 배분하는가?”, “리스크 대비 적정 자본을 어떻게 산정하는가?” 등이 예가 될 것이다. 상대방은 우리의 질문에 상당한 시간을 소요하면서 장황하게 그리고 친절하게 설명을 했다. 문제는 우리의 궁금증을 채워주는 대답을 들은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들은 우리에게 자신들의 기법을 알려주기 싫었던 것일까? 그들의 영업 비밀일까? 대답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았던 것일까? 물론 이러한 이유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가 지금 돌이켜 생각하면, 그들은 알려줄 수가 없었던 것 같다. 왜냐하면, 우리가 던진 다양한 질문들은 결국 “당신들은 리스크관리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합니까?”라는 본질적인 질문이었고, 이에 대해 그들은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한다”라는 원론적인 대답 밖에는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모방하려는 자들이 절대로 얻을 수 없는 것이 있다. 그것은 ‘시행착오’를 통해 체득한 지혜다. 먼저 시행한 사람들은 착오를 겪지만, 그 안에서 교훈을 얻는다. 시행착오의 교훈은 단순히 인과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다. 시행착오의 교훈은 컴퓨터 앞에서 논리적인 분석만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시행착오로 얻은 교훈과 이를 통해 도출된 대안은 뼈 속 깊이 각인된다. 시행착오를 함께 겪은 사람들은 이 지혜를 공유하게 된다. 시행착오로 얻은 지혜를 이를 경험하지도 않고 그대로 모방하려는 타인에게 설명하는 것은 어쩌면 무의미하다.

필자는 ‘IMF 외환위기’가 우리나라가 금융 선진국으로 가는 기회였다고 생각했다. 예상하지 못했던 위기상황을 겪으며, 서구를 모방하는데 급급했던 맹목주의에 대한 자성이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이후 2003년대 신용카드 대란을 다시 경험하면서, ‘IMF 외환위기’라는 시행착오로부터 제대로 된 교훈을 얻지 못했다는 생각을 하였다. 2008년에 발생한 ‘미국발 금융위기’를 보며 다시 생각한다. 현재 우리의 금융환경은 어떠한가? 분명히 우리보다 앞선 나라가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앞선 자를 맹목적으로 쫓아가야만 하는 후진 상황도 아님은 분명하다. 이제는 우리의 사회경제적 맥락에 맞는 새로운 내용을 개발하여 시도하고, 혹시 실패하더라도 여기서 얻을 교훈을 통해 자생하는 단계로 나가야만 한다. 이때 비로서 우리도 금융 ‘선진국’에 속하게 되지 않을까? 급박히 바뀐 금융 현실 속에서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않고, 우리의 상황에 맞는 새로운 대처방식을 개발하고 시행해야 한다.

선진 금융 리스크관리는 새로운 기법을 앞서 시행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만일 실패할 경우라도 이로부터 대안을 찾아가는 ‘시행착오의 과정’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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