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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컬럼] BIS비율, 높이기만이 능사인가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9-12-13 20:44

F1컨설팅 권희주 컨설팅사업부장

[F1컬럼] BIS비율, 높이기만이 능사인가
단순한 BIS비율 제고만으로는 은행 건전성 확보하기 어려워

투명성·책임성·사회적 기여 강조하는 감독과 규율 더욱 중요

연말이나 분기말 즈음이 되면 국내은행들은 금융감독원이 제시하는 BIS비율 기준(일반적으로 자기자본비율 10%, 기본자본비율 8% 이상)을 맞추기 위해 시중자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여기서 문제는 요즘과 같은 경기침체기에 은행들이 현금 확보에 매달리게 되면 시중 유동성은 더욱 위축되고 가계와 기업 부실이 현실화되면서 BIS비율은 더 낮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에 따라 일부에서는 BIS비율을 현 기준보다 더 낮추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이는 은행의 건전성을 악화시킬 뿐 근본적인 치유책은 되지 않을 것이다. 실제 지난 4월 2일 런던에서 열렸던 2차 G20 정상회의에서도 BIS비율 기준은 현재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합의한 바 있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BIS비율을 높이는 것만이 은행의 건전성을 확보하는 방책일까? 단순한 BIS비율 높이기에 혈안이 되기 이전에 그 방법과 과정의 건전성에 대한 고민이 먼저 수반되어야 한다. 발등의 불을 끄기에 급급한 자본 확충은 현재와 같은 금융위기 상황에서 공적인 책무가 큰 은행이 취할 자세는 아니며, 이는 BIS비율 규제의 본래의 취지에도 맞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BIS비율을 높이는 방법은 간단하게 보면, 보통주 유상증자 또는 우선주 발행 등으로 자기자본을 늘리거나, 대출채권을 기초로 한 유동화증권 발행 등으로 위험자산을 줄이면 된다. 그러나, 국내 시중은행들은 자본 확충을 위하여 후순위채권 발행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유상증자보다 비교적 실행하기가 쉽고 단기간에 비율 상향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다. 그러나, 자본 확충을 위해 발행하는 후순위채권이나 신종자본증권(하이브리드 채권)은 엄밀히 말하면 부채이지 자기자본이라고 보기 어렵다. 즉, 급한 불은 끌 수 있지만 근본적인 처방은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은행의 자기자본 확충을 위한 목적으로 정부가 조성한 20조 규모의 자본확충펀드도 하이브리드 채권과 후순위채권을 인수하는 구조로 되어 있어 동 방법의 건전성에 의문이 든다. 상기 채권은 일반 은행채에 비해 고금리로 발행되므로 조달비용이 높아진 은행들은 역마진을 피하기 위해 대출금리를 높일 수 밖에 없을 것이며, 이에 대한 피해는 비용전가가 용이한 중소기업과 서민이 대부분 입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때, 자본 확충의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보통주 유상증자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주식시장이 침체되어 있을 때 유상증자를 시행하면 가격을 높게 받을 수 없고, 주주 가치가 희석되어 주가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기존 주주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결국, 어떤 방법이건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100% 만족스러운 과정과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렵고 어떻게든 비율을 높였다 해서 그것으로 은행의 건전한 자기자본 체계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는 계량적인 수치로 판단하는 양적 규제로는 한계가 있으며, 한 단계 나아간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감독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현실적으로 위험자산 대비 자기자본의 적정 수준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은행의 자기자본을 자체 산출한 위험 측정치를 기반으로 설정하다 보면 수치에 오류가 있을 수 있고, 은행이 조작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근 2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을 보더라도, 은행들의 BIS비율이 낮았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글로벌 거시 유동성 정책과 열악한 규제체제 차원에서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즉, 바젤II(신BIS협약)에 의한 자기자본 산출방식의 개선 효과보다는 체계적이지 못한 규제와 감독으로 인한 피해가 더욱 컸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 유럽연합, 영국 등에서는 추가적인 위기 가능성을 줄일 수 있는 규정들을 강화하라는 정치적 압력이 계속 감독당국에 가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바젤II 이행 효과와 영향에 대한 최근 무디스의 조사 결과에서도, 자기자본 체계를 강화하는데 있어서 적정 자기자본 비율 유지를 위한 시스템보다 감독당국의 점검 및 평가(Pillar2), 시장 공시에 대한 규율 강화(Pillar3)가 보다 더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은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된 첫 해로, 아직 성장 초기단계이므로 과도한 규제를 도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금융시장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고 금융기관 및 상품에 대한 위험을 최소화시키는 방향의 규제 강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한걸음 더 나아가서 ‘산업적 기여도’와 같은 공적 지표를 만들어 은행에 대한 정부지원을 차별화하고, 공적 은행들의 역할과 비중을 높여 사적 수익만을 추구하는 시중은행들을 견제하는 수단도 적극적으로 검토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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