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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왕증 기여도 판정기준’ 마련 시급

손고운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9-12-09 21:24

의학적 판단 의존…독립감정기구 설립 필요
이해관계 복잡·수치화 어려워 진통 예상

자동차사고로 인해 기왕증이 악화된 경우 악화된 부분에 대해서는 보험사에서 보장해야 하지만 아직까지 사고의 기왕증 기여도에 대한 통일된 기준이 없어 혼란을 야기한다는 지적이다.

9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현행 ‘자동차보험 진료수가에 관한 기준’ 제 5조 제 2호에는 “당해 자동차사고가 있기 전에 이미 가지고 있던 증상에 대한 진료비는 환자가 부담토록 하고, 다만 기왕증이라 하여도 당해 자동차사고로 인하여 악화된 경우에는 그 악화로 인해 추가된 진료비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기왕증 관여판정에 대한 기준은 없는 상황이다. 각 손보사들은 자동차사고로 인한 기왕증 악화에 상응하는 보험금 지급에 대해 내부 의학관련부서나 보상조직에서 타당성을 검토하고, 회사에서 지정한 의료기관에서도 소견을 받아 처리 하고 있다.

자동차보험 약관상 과실비율과 관련해서는 과실비율 인정기준이 있고, 상해 및 장해판정과 관련해서는 ‘후유장해산정기준’ 등이 있지만, 기왕증 상계와 관련해서는 ‘기왕증 판단 및 인정비율에 관한 기준’ 같은 공식적인 기준이 없다.

결국 전적으로 의학 전문가의 소견에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 경성대학교 박은경 교수는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상 기왕증 상계에 대한 고찰’이라는 논문을 통해 객관적으로 수긍할만한 기준도 없이 보험약관에 편입되어 보험사의 자의적 해석으로 자동차사고 피해자가 완전한 치료나 손해전보에 있어서 불이익을 입을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기왕증의 관여도 상계부분을 두고 보험사와 계약자가 제시한 소견이 큰 차이가 있어 합의가 되지 않는 경우 법원에서 정해주는 제3의 의료기관에서 다시 소견을 받아야하는데, 이는 결국 법원의 판결도 전문기관의 판단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뜻이 된다.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점들 때문에 사실상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험금을 제대로 받기란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기왕증 관련 세부기준을 빠른 시일 내에 마련해야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로 자동차사고 피해자나 자동차보험의 피보험자, 보험사 모두가 신뢰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별도의 독립된 신체감정기구를 설립하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보험사 입장에서도 교통사고로 인한 기왕증 악화 여부에 대해 입증과정이 복잡해 민원발생 소지가 많고, 그렇다고 보험금 지급기준을 완화하자니 손해율이 높아지게 되는 등 복잡한 부분이다보니 관련기준을 조속히 만드는 것에 긍정적이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기왕증에 대한 기여도 판정 기준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장해등급선정기준은 상해겴聆慢?손상된 신체에 대해 수치화 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교통사고의 기왕증 악화 기여도는 병체의 발병원인을 밝히거나 관여도를 수치화하는 것에서 일괄 기준을 적용할 수 없어 전문가들조차도 의견이 분분하다. 또 의료기관, 보험사, 계약자의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기준을 마련한다 해도 진통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공식화된 기준이 생기면 민원도 줄고 일 처리가 수월해지겠지만,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의학적 정보와 지식을 보험수치화 하는 것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작업의 주체가 누가 되느냐 부터 시작해 의견이 분분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손고운 기자 sgwoo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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