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보험연구원 내부에서는 약 2년전으로 되돌아가 보험개발원 산하로 흡수되는 것이 아니냐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보험연구원 나동민 원장이 NH농협보험 대표로 내정된 소식이 들리면서 보험연구원이 흔들리고 있다.
보험연구원은 지난 2008년 2월 보험개발원 산하 보험연구소가 분리 독립하면서 탄생했다. 이후 보험연구원은 보험산업의 발전과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는 역할을 담당해왔다.
현재 보험연구원은 비상대책회의를 통해 대책마련을 하고 있는 상태다.
갑작스런 나 원장의 이동으로 인해 공석이 생긴데다가 내부에서도 이를 사전에 감지하지 못했기 때문.
특히 회원사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보험연구원은 이를 진정시킬 수 있는 대안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유사보험과의 갈등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보험업계의 입장을 대변하던 최고 전문가가 농협보험의 대표로 이동한 것 자체가 문제가 된 것이다.
특히 손보사들의 경우 불쾌함을 노골적으로 내비치고 있다.
그동안 농협보험은 자동차보험시장 진출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왔고 손보사들은 이를 우려해 적극 반대해 왔다.
이는 농협보험이 자동차보험시장 진출시 급격하게 시장을 빼앗길 우려가 크기 때문.
실제로 손보협회가 지난해 4월 발표한 ‘농협공제의 손보시장 진출에 따른 영향분석’이라는 연구보고서를 보면 농협공제가 자동차보험 시장에 진출한 뒤 기존의 생명공제 개인계약자(110만가구) 정보를 활용하여 영업할 경우 전체 자보시장의 6.2%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기존 농협조합원(약 250만명)을 대상으로 영업할 경우에는 자보시장의 9.1%를 점유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나 원장이 앞으로 손보업계에 반대되는 이론을 펼치게 될 경우 보험사 입장에서는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이제 막 체계를 잡아가는 과정에서 보험연구원 수장이 경쟁 금융권으로 이직함에 따라 과거와 같이 보험개발원 산하 부서로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연구원이 출범한 이후 보험개발원과 관계가 매우 애매모호 했다”며 “업계에서는 동일기관으로 보고 있으나 기관장은 둘이고, 서로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업무상 입장이 충돌하는 경우도 많아 통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었다”고 말했다.
보험연구원도 이를 가장 우려하고 있다.
올해 초 예산안 승인 과정에서 손보사들이 “당초 설립 취지와 달리 보험연구기능보다는 다른 문제에 더 관심을 쏟고 있다”며 분담금 지급을 거부하는 등 실력행사를 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험개발원과의 역할정립, 연구기관으로서의 체계가 미흡한 상황에서 회원사들이 통합을 강요할 경우 이를 거부할 방법이 거의 없다.
이에 보험연구원은 최대한 빨리 공모를 통해 차기 연구원장을 선출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지만 회원사인 보험사들이 어떠한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향후 거취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호 기자 ha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