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내년에도 달러가치 완만하게 떨어질 듯](https://cfn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09092719552097290fnimage_01.jpg&nmt=18)
美 재정수지 적자.기축통화 대체 등 원인
조기 금리인상 될 경우 일시 강세 반전
글로벌 달러화의 약세로 원달러 환율도 1200원대가 붕괴됐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성명서 발표 이후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달러약세와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국내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은행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미국의 금리인상 지연 등으로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수석연구원이 발표한 ‘환율 1200원대 붕괴의 배경과 전망’이란 보고서를 통해 원달러 환율 전망을 살펴봤다.
◇ 달러화 약세, 美 기준금리 동결.신기축통화 제기 등
이달 23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200원이 붕괴돼 1190원대로 하락했다.
4월 30일 1282.0원을 기록해 1200원대로 하락한 이후 약 5개월 만에 1200원선이 붕괴됐다. 1달러 당 1196원은 2008년 10월 1일 1187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세계경제의 회복 기대감 고조 및 국제금융시장의 안정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현상 약화 등으로 달러화가 약세를 시현하고 있다.
IMF 총재 스트로스 칸은 “세계경기는 최악의 경기침체 상황에서 벗어나 회복기에 접어들고 더블 딥 공포는 사라졌다”고 말했다.
미국 FRB는 8월 FOMC 성명서를 통해 미국 경제가 안정되고 있다고 언급하며 기준금리(0~0.5%)를 만장일치로 동결했다.
미국은 2분기 GDP가 예상보다 높은 1.0% 성장을 기록하는 등 주요 경제지표가 개선됐다.
글로벌 금융불안을 나타내는 주요 변동성 지표인 VIX, VDAX, VFTSE는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정 수석연구원은 “2007년 이후 VIX (Volatility Index)와 미국 달러화 지수 간의 상관계수는 +0.53을 기록해 변동성 지수 하락과 달러화 가치 하락 간 양의 상관관계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유엔이 신 기축통화의 필요성을 제기한 점도 달러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7일 유엔무역개발회의는 금융위기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미국 달러화를 대체할 새로운 기축 통화체제를 구축할 것이라고 제안한 바 있다.
달러 금리 급락에 따른 달러 캐리 트레이드의 출현도 달러화 약세에 일조한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달 24일 이후 달러화 리보금리가 엔화 리보금리를 지속적으로 하회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 달러화 리보는 22일 0.286%, 엔리보는 0.349%를 기록했다.
달러 캐리 트레이드 출현, 엔 캐리 트레이드의 이점 상실, 기존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달러화 약세 및 엔화 강세 현상 발생 등으로 이어졌다.
캐리 트레이드는 저금리 통화를 차입해 고금리 또는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행태를 의미한다.
정 수석연구원은 “캐리 트레이드로 인해 대상 통화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 국내 달러화 유입 확대 등도 요인
대내적으로 국내 경제의 빠른 회복 기대감, 외국인의 대규모 자금 유입 등이 원달러 환율의 급락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국내 경제에 대한 우호적인 해외 시각, 국내 외화유동성 개선 등으로 국가 CDS(신용파산스왑) 프리미엄 및 외평채 가산금리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피치는 국내 외화 유동성 개선 및 차입여건 호조 등으로 한국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한국의 2010년 경제성장률을 3%로 중장기 성장률을 4~5%로 전망했다.
산업은행은 리먼사태 이후 아시아 및 A등급 최초로 300억엔에 달하는 사무라이채 발행에 성공했다.
무역수지 흑자 및 외환보유액이 증가하는 가운데 최근 외국인의 주식투자자금이 대규모로 유입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8월 무역수지 흑자는 17억달러, 8월말 외환보유액은 2454.6억달러를 기록했다. 한국 증시의 FTSE 선진국 지수 편입 및 글로벌 투자심리 개선 등으로 외국인은 9월 중 코스피 시장에서 5.2조원을 순매수 했다. 9월 순유입액은 2009년 전체 유입액(약 202억 달러)의 21%를 차지했다.
한반도 리스크 약화도 한국에 대한 긍정적 시각과 외국인 자금의 대거 유입에 일조했다고 분석했다.
정 수석연구원은 “불안요인으로 작용하던 한반도 리스크는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 이후 북-미, 남-북 간 대화와 교류가 확대되면서 크게 완화됐다”고 말했다.
◇ 2010년 글로벌 달러화는 약세 예상
이 보고서는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약화되고 미국의 재정수지 적자 문제, 기축통화 대체 논의 등이 제기됨에 따라 달러화는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정 수석연구원은 “세계경제의 완만한 회복세로 안전통화 선호현상이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대규모 재정수지 적자와 달러화 기축통화 대체 논의 등도 달러화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IMF는 미국 재정수지 적자가 2009년 1.9조달러, 2010년 1.4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2010년에도 신흥시장과 국제사회를 중심으로 기축통화 대체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2010년 중에 미국의 출구전략, 특히 금리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이 높아 달러 캐리 트레이드는 위축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 수석연구원은 “예상보다 빠른 미국경제의 회복세로 미국의 조기 금리인상이 기대될 경우 달러화가 일시 강세로 반전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10년 국내 달러화 유입 규모는 2009년에 비해 줄어드나 여전히 경상수지 흑자,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유입 등으로 공급우위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상수지 흑자 및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유입액은 줄어드나, 조선업체의 신규 수주가 늘어 달러화 공급우위 기조 유지에 일조할 것으로 분석했다.
정책 당국의 외화유동성 회수가 거의 완료됐다는 점도 원달러 환율의 하락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균형환율 측면에서 원화가 현재 저평가 국면에 있다는 점도 향후 원화 강세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폭 저평가를 보인 원화는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 기조를 보임에 따라 균형수준에 점진적으로 접근할 것으로 예상했다.
2009년 8월 현재 실질실효환율지수로 본 균형환율은 달러당 1017원을 기록했다. 외환위기 직후에도 원화는 대폭 저평가를 보였고, 그 이후 원화는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인 강세를 기록하면서 균형수준으로 접근했다.
이 보고서는 2010년 원달러 환율은 하락이 예상되나 하락의 양상은 최근의 급락세보다 완만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 수석연구원은 “대외적으로 글로벌 달러화 약세가 진행되겠지만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다소 위축되는 등 달러화 약세는 완만하게 진행될 것”이라며 “대내적으로 달러화 공급우위 기조는 지속되나 2009년에 비해서는 약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