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의보 특수가 오는 9월말로 끝이 나는데다가 사업비 후취제 도입으로 책임준비금 적립의 부담이 커지면서 판매수수료 조정이 불가피해 보험영업에 막대한 지장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소형보험사들을 중심으로 FY2009 하반기 위기론이 퍼지고 있다.
현재 보험권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위기론은 보험영업 위축으로 인한 신규계약 및 수입보험료 감소로 인해 영업 적자폭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특히 중소형 손보사들을 중심으로 이러한 위기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중소형 손보사들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은 바로 실손의보 특수가 끝이 난다는 점이다.
그동안 손보사들은 실손의보의 보장한도 축소방안으로 인해 지난 3월과 7월에 절판마케팅 등을 통해 상품을 판매했다.
이러한 실손의보 특수로 인해 생보사들과는 달리 손보사들은 경기침체의 영항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하반기가 시작되는 10월부터는 실손의보 보장한도가 90%로 제한되고, 생·손보별 상품의 차별성이 없어지기 때문에 실적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지난 3월과 7월 실손의보를 집중 판매한 것도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손의보은 비례보상제도로 인해 중복가입을 하더라도 고객이 받는 보험료는 동일하다.
따라서 고객 한사람에게 하나의 실손의보를 판매하면 더 이상 실손의보 상품을 판매할 수 없는 구조여서 시장포화가 빨리 이뤄진다.
즉 급격한 시장포화는 결국 그동안 손보사의 성장 동력이었던 장기보험의 판매량 감소로 이어져 영업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
이에 대해 손보업계 관계자는 “삼성화재가 새로운 주택화재보험을 출시한 것도 이러한 점을 대비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며 “대형사들의 경우 기업성보험 등 일반보험을 통해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지만 중소사들의 경우 조금 힘든 부분이 있어 하반기에 영업손실이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중소형 생보사들의 경우 사업비 후취제 도입이 위험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크다.
금감원은 지난 4월 사업비후취제도를 하반기에 도입, 저축성보험 판매수수료 등 보험 가입에 따른 사업비를 초기에 집행하지 않고 보험 중도해약 시나 만기 시에 떼도록 할 방침이다.
이는 보험사 입장에서는 다양한 상품을 내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대신 설계사에 사업비를 미리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책임준비금 적립 등에 대한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
특히 그동안 선지급수수료를 통해 보험판매량을 늘려왔던 일부 중소형사들에게 더 큰 부담을 안겨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결국 사업비 후취제가 도입되면 설계사들의 판매수수료체계를 변경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설계사 이탈과 영업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에 생보업계 관계자는 “최근 영업이 부진한 상황에서 책임준비금 적립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 중소생보사들은 힘들 수밖에 없다”며 “중소형사의 경우 사업비 후취의 경우 초기부터 이를 적용한 상품을 내놓기보다 자사의 상황을 감안해 시기조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ha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