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17일 전 집행간부와 국실장, 지역본부장이 참석한 서울 남대문로 본관에서 열린 확대연석회의에서 “주택담보대출 증가는 주택가격 불안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 총재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 9일 금융통화위원회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도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나타난 아파트 매매가격이나 전세가격 상승은 주택담보대출 증가와 연결해 볼 때 경계해야 하는 상황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규모가 너무 크다”며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이는 한은이 부동산가격 추이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로 주택담보대출은 지난 2월 전월 대비 기준으로 1.4% 증가한 이후 3월(1.0%)과 4월(0.5%)에는 증가율이 둔해졌다가 5월(1.0%)부터 다시 상승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에 각종 아파트 재건축과 신규 분양 관련 이주비와 중도금, 잔액 용도의 주택 관련 집단을 합한 예금은행 주택대출 잔액도 지난 5월 263조3413억원을 기록해 전월 대비 0.8% 늘었다.
이 총재는 “최근 우리 경제가 수출 회복세 속에 적극적인 재정, 통화정책 등에 힘입어 하강세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국내외 불안 요인이 상존해 성장 경로에는 상당한 불확실성이 남아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향후 통화정책은 최근의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의 개선 움직임이 추세적 현상으로 이어지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운영해 나가겠다”고 말해 저금리 기조를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 총재는 금리를 낮춰도 물가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경기부진에 따른 수요압력 약화 등으로 하반기 중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2%대 중반에 머물고, 연간으로는 2.9% 상승해 지난 2007년 이후 올해까지의 상승률이 물가목표범위 3.0±0.5% 내인 3.4%에 머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환율과 주가 등 가격변수가 대체로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이어지고, 기업의 자금사정도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희 기자 bob282@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