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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투자만 보고 숨차게 달렸더니 어느새…

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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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9-07-19 18:31

VIP투자자문 최준철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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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투자만 보고 숨차게 달렸더니 어느새…
2003년 8월 투자자문사 설립. 만 6년이 지난 현재 99개의 투자자문사 가운데 운용고 기준 7위, 손익 기준 5위의 성적이라면 ‘빼어나다’는 수식어를 붙여줄 수 있을 것 같다.

VIP투자자문의 얘기다. 그런데 VIP투자자문을 이렇게 소개하자니 뭔가 허전하다. 역시 공동대표 두 사람의 이력부터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최준철, 김민국 공동대표의 VIP투자자문 설립기는 유명한 이야기다. 서울대학교 주식투자연구회 활동 시절부터 VIP펀드를 운용했고 운용기간 중 911테러를 겪었음에도 놀랄만한 투자수익률을 기록했으며 그 결과를 토대로 ‘한국형 가치투자전략’을 출간했다.

이어 대학생 대상의 신문 ‘대학투자저널’ 발행, 가치투자 커뮤니티 ‘아이투자’(www.itooza.com) 오픈, 지주회사 더밸류앤코(The Value & Co) 설립, 국내 최초이자 최후로 개인자격으로 사모펀드를 인가 받아 마침내 VIP투자자문을 세우기까지, 이들의 시도는 잔잔한 반향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 과정을 지켜봤던 투자자들이 있었기에 큰 어려움 없이 투자자문업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다.

물론 운도 따랐지만, 그들의 투자 철학과 열정 넘치는 활동이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주기에 충분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운 탓으로만 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최 대표는 “초기 고객들이 지인들에게 입소문을 내준 힘이 컸다”고 말했다.

VIP투자자문은 가치투자를 지향한다. 최 대표의 표현을 빌리자면 ‘보초를 서는 가치투자’다.

모멘텀에 치중하는 대신 매수한 다음엔 제 가치를 찾아갈 때까지 지켜보기만 한다는 것이다. 기존 보유종목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더 좋은 종목이 있을 때라야 새로운 종목을 매수한다고. “착한 일 하면 천국 간다는 사실을 믿는다면, 보이는 곳에서든 보이지 않는 곳에서든 항상 착한 일을 하고 살면 되는 것 아닌가? 천국 가고 싶다고 하나님도 믿고 부처님도 믿고, 그건 아닌 것 같다.”

이들이 지금까지 리포트를 낸 기업은 650개 정도이고, 이중에서 200여개 종목을 눈 여겨 보며 실제 펀드에 편입한 종목은 40개 정도다. 선호하는 업종은 워렌 버핏과 비슷한 음식료, 유통, 에너지 등이다. 가치주가 많이 비싸지지 않았냐고 묻자 최 대표는 “상반기 녹색주 등 테마주와 환율 관련주가 시장을 휩쓴 덕분에 밸류에이션이 역전되어 우리가 선호하는 종목군은 가격 부담이 낮아진 상태”라며 미소지었다.

그러나 이들도 6개월 정도 펀드 판매를 중단했던 시기가 있었다. 주가가 크게 오르던 2007년, 터무니없는 수익을 기대하고 찾아오는 고객들과 상담을 나눈 뒤 내린 결정이었다.

“고객들이 원하는 수익률 단위가 엄청난 수준이었다. 워낙 강세장이었기 때문에 고객들은 그걸 당연하게 여겼지만 우리로선 감당하기 힘든 요구였다.

최 대표는 장사를 할 목적이었다면 그 당시 엄청난 돈을 끌어 모을 수 있었을 거라고 말한다. 그러나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신규자금이 대거 유입될 경우 ‘보초 서는 가치투자’를 지켜내기가 힘들어지고 결국 어떤 식으로든 기존 고객에게까지 불이익이 돌아갈 것이 분명했다. 최 대표는 기존 고객을 보호하는 것이 우선이란 결론에 이르렀고 결국 펀드 판매 중단이란 결정을 내리게 된다.

설립 당시 1억원이었던 최저가입금액 기준이 3억원을 거쳐 5억원까지 올라간 것도 역시 같은 이유에서라고.

자사 고객을 이렇게까지 배려한다니 더욱 많은 고객들이 관심을 가질 만도 한데 이들의 마케팅 활동은 여전히 제한된 범위 안에서만 이뤄지고 있다. 타 금융사와의 연계도 은행과 증권사 한 군데씩만 협약을 맺어 해당 금융사의 최상위 고객군을 자문하는 정도다.

그렇다면 자산운용사 설립 계획은 없는 것일까? 이미 설립 자격요건은 갖춘 상태지만 실제 자산운용사로의 전환이 옳은 방향인지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한다.

오히려 투자자문사의 형태를 유지한 채 다른 금융서비스를 보완하는 형태로 발전하는 것이 낫다고 보는 것 같다. 최 대표는 미국의 캐피탈그룹 모델을 생각하고 있다면서 혹시 컨설팅 퍼포먼스가 뛰어난 GA를 아는 곳이 있다면 소개해 달란다. 이들은 올해 ‘한국형 가치투자전략’의 후속편을 낼 계획이다. 전편이 가치투자를 쉽게 설명하는데 치중했다면 이번엔 각 가치를 재는 체중계, 즉 밸류에이션과 포트폴리오 등에 초점을 맞췄다. 그동안의 경험을 그 책 속에 담아내고 싶다는 것이 두 사람의 바람이다.



김창경 기자 ck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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