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적자가 예상됐지만 전년 결산과 비슷하거나 소폭 하락한 수준의 실적을 거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본지가 일부 대형저축은행의 2008년 회계연도(2008년 7월~2009년 6월) 결산실적을 조사해본 바 대부분 흑자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솔로몬, 한국, 진흥, 경기, 부산, 현대스위스, 토마토, HK 등 주요 대형저축은행 8곳의 6월말 결산 당기순이익을 살펴봤다.
◇ 현대스위스, 500억원 순익 달성 선두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500억원대의 당기순이익을 예상하고 있다. 조사대상 중 가장 많은 실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결산에서는 34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하고 이번 회계연도에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해 눈길을 끌었다.
이같은 결과는 지난해 말 유동성 확보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기업대출을 확대해 높은 성과를 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편, 2009년 회계연도(2009년 7월~2010년 6월)에도 기업대출 부문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대규모 적자가 예상됐던 부산저축은행도 선전을 했다. 전년 결산에서 76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지만 올해는 절반 수준인 300억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분기에 대규모 적자가 발생해 우려가 높았지만 이는 충당금을 많이 쌓았기 때문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부산저축은행 관계자는 “이같은 흑자 유지는 증시가 회복되면서 유가증권이나 원유펀드 등에 투자한 비용을 회수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부산, 인수한 대전겙疵졔?흑자전환 눈길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지난해 11월 인수한 대전저축은행과 고려저축은행도 흑자전환을 했다는 것. 이는 감독당국이 부실저축은행 경영 정상화를 위해 인수시 타 지역으로 지점을 확대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제공한 이후 1년도 안돼 흑자전환하면서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고려저축은행과 대전저축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5%에 못 미쳐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적기 시정조치 대상으로 분류된 바 있었다.
부산저축은행 관계자는 “정부정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부실저축은행의 경영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였다”며 “특히, 부산저축은행의 장점을 살려 수익모델 공유를 통해 이같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부산저축은행은 앞으로 지금까지 해왔던 영업 이외에도 신규 사업모델을 지속적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토마토저축은행도 200억~250억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할 것으로 보여진다. 토마토저축은행은 꾸준하고 안정된 경영관리가 돋보이고 있다. 이번 결산에도 대형사 대부분에게 부담이 됐던 부동산 PF 규모가 많지 않았으며 이에 따라 충당금도 적게 쌓은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토마토저축은행 관계자는 “꾸준한 건전성 관리와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충당금을 적게 쌓은 영향이 실적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토마토저축은행은 규모가 커졌기 때문에 향후 인력을 확충하고 조직을 보강해 포트폴리오 구성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3억원 미만 가계대출을 확대하고 전문직 직장인, 개인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신용대출을 출시할 계획이다.
한국저축은행은 200억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이 예상돼 전년 동기 대비 절반으로 감소했다. 또한 계열사인 진흥저축은행과 경기저축은행은 작년 수준인 350억원대, 250억원대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저축은행은 지난해와 올 초까지 자산성장세가 크지 않았으며 보수적 영업 등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회사측은 분석하고 있다.
한국저축은행 관계자는 “올 상반기에 경기 침체 장기화에 대비해 자본확충에 나선 바 있어 하반기에는 수익성 확보를 위해 영업활성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 HK 순익 소폭 상승…소비자금융 주력
HK저축은행은 당기순이익이 80억원 규모로 전년 74억원 대비 소폭 상승했다. HK저축은행도 부동산PF 물량이 적어 경기침체에 따른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으로 나타난 것으로 평가했다. 새로운 회계연도에는 소비자금융 부문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HK저축은행 관계자는 “경기가 전체적으로 살아난 것이 아니어서 현재 기반을 유지하면서 소비자금융을 소폭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솔로몬저축은행은 100억원대의 적자전환이 예상되고 있다. 다소 부동산PF대출 규모가 컸던 영향으로 많은 충당금의 적립 등이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는 여신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구한다는 방침이다.
솔로몬저축은행 관계자는 “주택금융이나 소비자금융 등을 확대하며 최근 내놓은 중고차 대출 등 신상품 개발도 활발히 해나갈 것”이라며 “특히, 거액은 어렵지만 일반기업들의 기업인수자금 대출 등 IB관련 상품 등 과거와 비해 차별화된 뉴 마켓을 개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대이상으로 선전한 저축은행들은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영업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규모가 큰 여신보다는 회수가 상대적으로 잘되는 소액대출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A저축은행 고위 관계자는 “여신 규모가 클 경우 경기상황이 악화될수록 회수율이 떨어지는데 비해 소액의 경우 상대적으로 회수가 잘 되는 경향이 있다”며 “올 하반기 연체율 관리에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어 이같은 영업이 활기를 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