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임금동결에 무게감이 쏠리는 은행, 증권업계와는 달리 보험업계의 경우 최소 물가인상률 만큼 임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노조의 입김이 거세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손보 노조는 최근 2009년도 임금협상 기준안을 마련, 이달부터 본격적인 임단협에 들어간다.
먼저 생보노조의 경우 2009년도 최저 임금인상률을 4.5%로 결정했으며 빠르면 이달 말쯤 단체교섭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다른 생보사들은 이달 중순에 있는 주주총회가 끝나는 대로 노사간 상견례를 시작으로 임금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손보노조의 경우 최저 임금인상률을 3.0%로 정했으며 교섭방식은 전년과 동일하게 그룹별공동대각선방식으로 정하고 보험사별 특성을 감안하여 3개조로 편성해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보험사 노조의 이번 임금협상안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보험업계보다 먼저 임금협상에 들어간 은행, 증권업계의 경우 금융위기와 순이익 하락으로 인해 임금삭감 및 동결로 무게가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은행권의 경우 지난달 20일 금융산업 노사 대표 교섭회의에서 신동규 은행연합회장이 금융산업노조에 기존 직원 임금 5% 삭감안을 제시했다.
그러자 금융노조는 지난 3월 임금을 동결하자는 잠정 합의까지 했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즉 노조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더라도 임금 동결이라는 소리다.
또한 증권업계도 지난달 말 끝난 주주총회에서 증권사 CEO가 대거 교체된 것이 변수이기는 하지만 은행권과 비슷하게 임금을 동결하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보험권만 최저 임금인상률을 마련해 물가인상률 정도의 임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은 결국 보험사를 더 힘들게 만들 수 있다는 것.
실제로 FY08 보험업계 당기순이익은 1조9291억원(생보6172억원, 손보 1조3119억원)으로 지난 FY07에 비해 무려 49%나 감소했다. 은행권의 2008년 당기순이익 감소율인 47.4%보다 더 크다.
즉 당기순이익 감소폭이 보험권보다 낮은 은행권에서도 임금삭감 및 동결로 임단협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보험권만 임금인상을 하겠다는 것은 경기후행산업인 보험권에게 큰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보험권 노조의 입장은 다르다.
보험권의 당기순이익이 하락한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 마이너스로 돌아선 보험사는 그리 많지 않고 자발적인 급여반납 등으로 인해 보험사와 어려움을 함께 나눈 만큼 최저 물가인상률 정도의 급여인상은 보험사에게도 큰 부담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노조의 주장도 최근 그린손보, 메리츠화재 등에서 동결로 노사합의를 하면서 힘을 잃고 있다.
〈보험권 임단협 추진 현황 〉
이재호 기자 ha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