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FY08 결산결과 생보사들의 신계약이 최대 10%가량 하락하자 각 생보사들이 보험영업을 강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전속설계사들에게 월별 보험판매량을 할당하는 등 전속설계사 단속에 나서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변하자 생보사 전속설계사들은 교차모집에 대해 신경을 쓰기 힘든 상황이다.
교차모집제도는 지난해 9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됐는데 시행 첫 달에 122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2008년 12월까지 매월 2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 214억원까지 늘어났었다.
하지만 금융위기로 인한 신계약 감소로 2009년에 들어서면서 실적이 줄어들기 실작해 1월에는 171억원, 2월에는 159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3월에는 손보사의 실손의료보험의 판매가 늘어나면서 170억원대로 다시 성장했다.
그러나 새회계연도가 시작되는 4월에는 생보사들의 자사상품 판매를 강화하며 다시 실적이 하락해 150억원대로 줄어들었다.
대형손보사 한 영업소장은 “영업소 전체실적에서 교차모집이 차지하는 비중이 10%정도 되었지만 4월에는 8%대로 크게 줄었다”며 “교차모집설계사들에게 연락을 한 결과 자사 지점장 및 영업소장들이 손보상품판매를 제한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생보업계에서 교차모집을 통해 손보상품을 판매하는 것에 대해 제동을 걸고 있는 것은 자사 실적을 끌어올리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체 교차모집실적중 생보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0.6%에 불과하다.
여기에 월별 교차모집을 통해 판매된 생보상품의 실적을 보더라도 시행 첫 달인 지난해 9월 21억원, 12월 33억원을 기록한 이후 매월 감소하고 있다.
즉 교차모집제도가 활성화 될수록 생보설계사들이 손보상품 판매에만 열을 올릴 뿐 생보상품의 판매량은 10~20억원대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생보사의 입장에서는 교차모집 실적에 대한 기대를 할 수 없게 돼 결국 자사 전속설계사들에 대한 단속을 통해 실적을 끌어올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손보업계에서는 이러한 생보사들의 움직임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
교차모집을 통한 손보상품의 판매량중 약 75%가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인 것만 보더라도 생보설계사들이 판매가 비교적 쉬운 상품에만 주력할 뿐 다른 상품에 대해서는 등한시하고 있는데 이를 마치 생보설계사들이 손보상품만 판매하려 한다고 인식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것.
중소 손보사 한 관계자는 “대형사와 계열사를 가지고 있는 보험사들로 교차모집 설계사들이 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생보사에서 전속설계사들에게 교차모집을 통한 손보상품 판매를 제한하는 것은 중소손보사들에게 교차모집제도를 포기하라고 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생보설계사들의 경우 손보설계사들보다 상품판매력이 월등히 우수하고 손보상품의 판매가 비교적 쉬운 것도 손보 교차판매실적이 높은 이유”라며 “이는 결국 교차모집제도를 도입한 본래의 의미를 무색하게 만드는 행동”이라고 덧붙였다.
이재호 기자 ha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