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들은 6월말 결산과 연체율 증가 등으로 영업확대에 나서고 있다.
A저축은행 관계자는 “6월 결산이 다가오면서 저축은행들이 자산건전성을 관리하는 방안으로 신용대출을 확대하고 있다”며 “또한 최근 연체율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커버하기 위해 분모인 대출의 규모를 확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신용대출 시장에 대거 뛰어들어
저축은행들은 내년도 사업계획에 신용대출을 확대하거나 최근 여신전문출장소 등을 신규 개설하고 있다. 또 신용대출을 취급하지 않던 저축은행들도 관련인력을 영입해 신용대출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솔로몬저축은행은 소매금융부문의 영업 규모가 3000억~4000억원대였지만 FY2009년 신규사업계획에 2000억원 증가한 5000억~6000억원대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솔로몬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어렵다보니 다각도로 영업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찾고 있는 중”이라며 “새로운 사업계획에 소매금융 규모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며 이 가운데 신용대출도 한 부문”이라고 말했다.
토마토저축은행도 신용대출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솔로몬저축은행 출신 본부장급 인력을 영입한 것.
미래저축은행도 7일 최저금리 8%에서 최고 20%대의 무보증 신용대출 상품인 미래론을 새롭게 출시했다.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CSS(신용평가시스템)자동 대출로 3000만원 한도로, 대출 기간은 5년 이내다. 특히, 이 상품은 5~6등급 이내의 고객들에게 10%대의 금리가 가능케 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미래저축은행 관계자는 “1금융권은 물론 동 금리대의 타 금융기관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한도와 긴 상환기간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서민금융기관으로서 고객들에게 더욱 다가가는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SC스탠다드 저축은행도 영업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신용대출 확대에 나서고 있다. 최근 경기도권 영업을 강화하면서 여신전문출장소 3곳을 개설했다.
SC스탠다드 저축은행 관계자는 “출장소는 전 지역적으로 고객들의 편의를 높이고 대출 상담사들의 활동 반경을 넓혀 적극적인 여신 업무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최근 주식매입자금 대출 등 영업을 활성화하고 있는 W저축은행과 전주에 위치한 전일저축은행도 신용대출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현상은 활성화해야 할 영업이 막히면서 뾰쪽한 대안이 없어 차선책으로 신용대출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저축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PF 대출이 막혀 있고 기존 담보대출은 한계가 있는 등 수익원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연체율 착시현상 나타나 신용대란 우려도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근 저축은행들의 신용대출 확대는 경기회복세에 기반하고 있지만 뚜렷한 조짐은 없다는 것. 오히려 하반기 실업률 증가 등의 여파로 부실율이 증가할 경우 과거 2002년과 같은 신용경색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고용시장에서는 지난해 말 실업자가 78만명에서 최근 100만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4월 실업급여 지급액이 4000억원을 넘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C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신용대출을 확대하는 것은 서민금융지원과 영업 활성화 측면에서 보면 환영해야할 일”이라며 “하지만 고객들의 신용등급은 떨어지고 부채만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의 신용대란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우려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