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인플루엔자의 유일한 치료제로 주목되고 있는 타미플루가 국민건강보험에서는 보장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보험약관상 돼지인플루엔자를 보장하는 보험상품은 없다.
다만 현재 보험사들이 판매하고 있는 실손형 민영의료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면 입원·치료비를 받을 수 있다.
국내 보험사들이 판매하는 실손형 민영의료보험 상품의 보장 기준은 네거티브 방식으로, 약관에 명시되어 있는 질병들 외에는 입원비와 치료비를 지급한다.
따라서 현재 약관상 보험금 미지급 사유에 돼지인플루엔자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기 때문에 보험금이 지급되는 것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질병과 관련된 보험금 미지급 사유는 대부분 법적 전염병 등이다”며 “돼지인플루엔자는 전염병으로 분류되어 있지 않고 위험률 산정 등 기초데이터가 없어 미지급 사유로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말했다.
또 멕시코, 미국 등 현재 돼지인플루엔자가 확산되고 있는 지역으로 여행을 갔다가 질병에 걸린다해도 여행자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여행자보험의 경우 대부분이 질병보장을 특약으로 가입해야 하기 때문에 질병특약에 가입되어 있지 않다면 보험금을 받을 수 없다.
반면 기존에 생명보험사에서 판매한 정액형 건강보험의 경우에는 입원비 특약에 가입되어 있으면 입원비는 받을 수 있지만 치료비는 받을 수 없다.
실손형 상품과 달리 정액형 건강보험상품은 약관에 명시된 질병에 대해서만 보험금이 지급되는데 돼지인플루엔자가 보험약관에 명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보험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생보사에서 관련 정액형 상품을 개발하려면 수많은 데이터가 필요한데 돼지인플루엔자는 관련 데이터가 전무한 상황”이라며 “종신보험 등에 가입되어 있다면 사망보험금은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조류독감과는 달리 ‘생산물배상책임보험’을 통한 보상도 기대하기는 힘들다.
돼지인플루엔자는 돼지에서 발생하는 호흡기질환으로 감염된 돼지와 직접 접촉한 사람에게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바이러스다.
그러나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이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전이되면서 나타난 변종바이러스로 호흡기나 신체접촉으로 확산된다.
따라서 돼지고기 등을 먹고 발병이 됐다는 것을 입증해야 배상책임보험을 통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대해 손보업계 관계자는 “아직 국내에서 돼지고기 등에 대한 배책보험 가입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며 “배상책임을 통한 보상은 아마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한 음식점의 음식을 먹고 발병한다면 보상을 받을 수는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발병자가 다수일 경우에는 보험금을 발병자수로 나눠 지급하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호 기자 ha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