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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야기(2)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9-04-15 22:02

조관일 대한석탄공사 사장, 경제학 박사

작년 연말에 이 지면을 통하여 ‘가족이야기’라는 제목의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세계적인 불황이긴 하지만 그럴수록 우리들의 가족 사랑이 몇 곱절 더 진해졌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번에도 가족이야기로 글을 이어가겠습니다.

몇 주 전, 저는 ‘아버지학교’에 입학을 했습니다. 5주 동안 진행되는 과정인데 매주 토요일에 교육이 있습니다. 저녁 5시에 시작하여 밤 10시가 넘어야 끝납니다. 주중에는 숙제를 해야 하고요.

“자녀를 다 키우고서 웬 아버지학교냐?”고 물으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도 30년 정도 더 살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결코 나이를 따질 일은 아닙니다. 젊은 날에는 아버지 역할을 별 생각 없이 ‘생긴 대로’했다면, 앞으로는 교과서적으로 좀 더 세련되게 해보는 것도 멋지지 않겠습니까.

교육을 받으면서 인상 깊은 것은 두 가지입니다. 허깅(hugging)과 편지쓰기입니다.

포옹해보세요

아버지학교에서는 인사가 허깅입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다정하게 포옹을 합니다. 처음에는 좀 이상하게 보였습니다. 남자들끼리 끌어안는 게 징그러운 일 아닙니까? 그러나 몇 번 하고나니까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저도 자연스럽게 허깅을 합니다.

그곳에서만 허깅을 하는 게 아니라 가정에서도 가족들과 허깅을 해야 합니다. ‘허깅하기’가 숙제로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포옹은 여러 의미와 효과가 있습니다. 사랑이 듬뿍 담긴 허깅은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우울증을 낫게 해주며 활력을 줍니다. 건강에도 좋고 심지어 치매예방에도 좋다고 합니다. 자녀교육에도 좋고 부부관계를 개선하는 데도 최고입니다.

서울의 모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이 교문 앞에서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이름을 불러주고 안아준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 학교에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많은데 그 이후에 분위기가 확 바뀌고 학력신장에도 도움이 되었다는 겁니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자녀들과 허깅을 하면 부족한 대화시간을 충분히 보충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다정하게 안아주면서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를 덧붙이면 금상첨화죠. 그런 일이 일상화되면 아이의 성품이 달라지고 행동이 달라진다고 합니다. 아버지학교에는 그렇게 해서 자녀들과 소통하고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재정립한 사람들의 사례가 많이 소개됩니다.

존 그레이 박사의 명저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를 보면 아내에게 점수를 따는 방법이 무려 101가지나 소개됩니다. 우선 101번째 방법부터 알아볼까요? 그것은 ‘화장실에서 소변을 본 후에 변기의 앉는 부분(좌판)을 아내가 사용하기 쉽게 다시 내려놓는 것’입니다. 작은 배려로 큰 점수를 얻는 것이죠.

그러면 가장 으뜸인 방법은 무엇일까요? 다름 아니라 허깅입니다. ‘퇴근해서 집에 돌아오면 아내를 포옹하라’가 바로 아내로부터 점수를 따는 첫 번째 방법입니다.

오늘 퇴근하였을 때 한 번 실천해보는 게 어떨까요? 쑥스럽다고요? 처음만 극복하면 됩니다. 두 눈 질끈 감고 한번 시도해보세요. 아내의 반응이 어떨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몇 번 시도해보면 그 효과를 느끼게 되고 그럼으로써 허깅이 생활화됩니다. 아내로부터 인정받는 것은 당연하고요.

편지를 쓰세요

아버지학교의 과제 중에 가장 귀찮은(?) 것이 편지쓰기입니다. 자신의 아버지에게도 써야 하고 아내와 자녀에게도 써야 합니다. 그 중에 선택된 것은 학생들 앞에서 낭독하기도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편지를 읽으면서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입니다. 쌩쌩하던 사람이 편지를 읽으면서 슬슬 숙연해지다가 급기야 눈물을 흘리고 맙니다. 이것이 말과 다른 글의 위력입니다.

저도 참 오랜만에 편지를 써봤습니다. 편지는 사람의 생각을 깊게 해줍니다. 옛날을 돌아보게 만들며 솔직하게 합니다. 생각이 정리되고 말로 다하지 못한 감정을 전하게 합니다. 이 뿐만 아니라 편지는 그것을 받는 사람을 감동시킵니다. 말을 듣고 우는 사람은 적지만 편지를 보고 우는 사람은 참 많습니다. 그것이 편지의 위력입니다.

고관대작들이 줄줄이 검찰에 소환되는 장면이 하루도 빠지지 않고 뉴스에 등장합니다. 무엇이 성공이고 출세인지 돌아보게 됩니다. 톰 피터스는 말하기를 “성공이란 날이 갈수록 배우자로부터 존경받게 되는 것”이라 했습니다. 진정한 성공을 원한다면 가족을 돌아봐야 합니다. 그리고 가족사랑은 작은 실천 - 허깅과 편지쓰기- 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여러분도 꼭 실천해보시기를 권합니다. 해보면 인생의 다른 맛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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