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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장 보수체계 “문제 있다”

정하성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8-11-19 22:47

보상 등 단기성과 위주, 외형경쟁에만 매달려
은행장 연봉, 올해말부터 10~30%씩 삭감 계획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 중 하나로 금융기관 보수체계가 꼽히고 있다.

금융기관 임직원의 보상체계가 ‘단기성과’에 맞춰져 있다 보니, 글로벌 금융기관의 고위 경영진들이 무리한 투자를 통한 외형성장에만 열중했고 리스크관리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이런 지적은 한국의 은행권도 예외는 아니다. 은행장에 대한 재신임과 보상이 ‘단기성과 위주’로 이뤄지다 보니, 은행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외형경쟁에만 매달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장들의 성과급 지급이나 스톡옵션 부여 등은 당기순이익, 자산규모, 총자산이익률 등에 의해 이뤄지는 경향이 많았다”며 “이에 은행들이 그간 대출자산을 급격히 늘리면서 자산규모, 당기순이익, 총자산이익률 등이 크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들은 이같이 당기순이익 및 자산 규모가 커지면서, 임원들에게 막대한 스톡옵션을 부여하고, 임금을 대폭 올리는 등 ‘돈잔치’를 벌였다”며 “하지만 리스크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최근 위기를 맞게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광우 금융위원장도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한국시장 투자설명회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은행들에게 문제가 생긴 것은 지난 2~3년간 외형경쟁을 하면서 대출을 많이 늘리고 단기적인 성과에 따른 보상을 하는 등 도덕적 해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대출을 늘려 자산을 키움으로써 성적표가 좋아지고, 당시 성적표만 보고 스톡옵션 등 보상이 주어졌는데, 이로 인해 예대율이 높아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며 “은행 경영진의 무분별한 경쟁과 감독당국의 감독 책임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비난 여론이 들끓으면서 18개 은행장들이 모여 연봉삭감을 결의했고, 각 은행들도 자구노력의 일환으로 임원진 등의 연봉을 삭감키로 했다.

그러나 각 은행장들은 이미 막대한 수익을 챙겨온 것으로 드러나면서 ‘도덕적 해이’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실제로 국회 정무위 김용태닫기김용태기사 모아보기 의원이 각 은행들로부터 제출 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시중은행장 연봉은 기본금과 성과급 활동수당 등을 합쳐 10억∼16억원 수준에 달한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의 경우 기본급(8억1000만원)과 성과급(8억1000만원)을 포함해 16억2000만원이었고, 신상훈 신한은행장은 12억8100만원, 하나은행장과 우리은행장 등도 지난해 연봉으로 각각 14억원, 10억원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은행장들은 또 막대한 스톡옵션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은행권에서 가장 많은 스톡옵션 권리를 가진 은행장은 강정원 국민은행장. 강 행장의 스톡옵션은 61만주에 이르며, 행사가격은 5만600원이다.

강 행장은 현재로서는 스톡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없다. 현재 KB금융지주의 주가가 스톡옵션 행사가격보다 한참 낮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의 유동성 지원 등을 통해 은행의 경영실적이 좋아지고 주가가 상승할 경우, 엄청난 이익을 챙길 수 있다.

이와 함께 라응찬 신한금융 회장과 신상훈 신한은행장 등도 20여만 이상의 스톡옵션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라 회장과 신 행장은 지난해 스톡옵션을 행사해 1억6900만원과 1억3500만원의 이익을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은행장들이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정부가 칼을 빼들었다. 지난 14일 금감원과 시중은행들은 ‘은행장과 임원의 연봉을 10~30% 수준에서 자율 삭감’하는 것 등을 내용으로 하는 MOU를 체결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정부와 은행간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MOU체결 이전에 은행들이 제출한 경영합리화 계획서에는 은행장들의 연봉 삭감 범위나 기준, 그리고 삭감폭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금감원은 각 은행에 은행장의 연봉 삭감폭 등에 대해 명확하게 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결국 은행들은 정부의 압박과 비난 여론에 굴복(?), 은행장 등에 대한 연봉을 올해말부터 10~30% 삭감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해 말부터 은행장 연봉과 스톡옵션 등에 대해 10~30%까지 삭감하겠다는 내용으로 개별은행별로 각각 MOU를 체결한 상태”라며 “앞으로 MOU 이행 여부를 수시로 점검 미흡할 경우 은행에 대해 제재조치를 취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과 은행들이 체결한 MOU에는 “임직원의 보상체계를 단기 성과가 아닌 장기업적 평가 중심으로 개편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 금융지주 회장 및 은행장 연봉 >
(2007년 기준)                                                         (단위 : 백만원)
주 : 1) 07년 12월말 현재 미행사 주식수               (자료: 김용태 의원실)
* 07년 스톡옵션 행사 수익


    < 금융지주 사장 및 은행 부행장 연봉 (07년 기준) >
                                           (단위 : 백만원)
(자료: 김용태 의원실)





























정하성 기자 haha7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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