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배려(配慮)의 미학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8-11-12 21:42

한국전자금융 박종인 사장

배려(配慮)의 미학
동일한 말, 동일한 단어라도 사람마다 갖고 있는 느낌이 다를 수 있다.

나의 경우 젊은시절을 지내오면서 부지불식간에 다소 부정적인 느낌을 갖게된 단어로 “개인주의”라는 것과 일본어인 “혼네(本音)”이라는 것이 있다.

개인주의는 서양사람들의 사고방식을 거론할 때 주로 쓰이던 것이고, 혼네는 일본사람들의 속마음을 가리킬 때 쓰던 말인데 교육을 그렇게 받은 탓인지 내게는 웬지 안좋은 느낌의 단어로 인식되어 왔다.

그런데 이 두 단어가 사실은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사는 공동체생활에서 결코 나쁘지않은, 아니 우리 한국사람들에게는 오히려 배울점이 많은 의미있는 단어라는 인식을 갖게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외국을 다니면서 체험한 서양사람들의 개인주의는 단순히 “내 일에 간섭하지 말라”는 차원을 넘어 “내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중요한만큼 남의 일에도 함부로 간섭하지 않겠다”는 존중감과 “남을 배려해야 나역시 제대로 배려받을수 있다”는 배려의식이 바탕이 되어 있었다.

일본도 마찬가지. 일본사람들이 겉으로 하는말을 다 믿어서는 안된다. 겉으로 드러나는 다테마에(建前)에 현혹되지 말고, 혼네(속마음)를 읽어라등 웬지 일본사람들은 표리부동함이 많은 것처럼 비쳐줘 왔지만, 사실은 적어도 면전에서 상대방의 감정을 훼손하지는 않겠다는 배려감이 짙게 깔려있는 생활자세의 한 단면이었다.

그런데 이 배려야 말로 사회생활의 기본이요 근간이 아닐까 싶다. 근래들어 우리사회에 자기 목소리 키우기에만 급급하고 타인에 대한 배려에는 점점 인색해지는, 그래서 결국은 우리 민족의 심성이 매우 이기적이고 편협해 지는 것만 같은 아쉬움을 금할 길 없다. 배려의 시작은 무엇일까? 당연히 말과 행동일 것이다. 말한마디를 해도 상대방의 눈높이에 맞춰 하는 것이 배려요, 여러 사람이 모인데서 혼자만 말을 독점하는 것도 배려가 부족한 것이다.

그렇다면 배려의 반대는 뭘까? 말과 행동을 함부로 하는것이니 요즘으로 말하면 언어폭력과 몰상식한 행동이 그에 속할 것 같다. 영어단어로는 hurt가 제격이다. 배려는 없고 hurt만 난무하는 사회? 요즘 우리사회를 그렇게 말하고 싶다. 얼마전 인터넷에서 비롯된 모 여배우의 자살과 국회 국감장에서의 추태가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자신의 일도 아니면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남의 일에 그렇게 뛰어들어 험악한 용어들을 거침없이 내뱉는 소위 악플러들, 국회에 증인이라고 불러놓고 증인의 인격이나 증언은 안중에 없고 폭언만 늘어놓는 국회의원들. 이들이 그 책임의 일단을 갖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왜 그렇게 됐을까? 언제부터 우리사회가 남을 hurt하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 저급한 사회가 됐을까. 언젠가 아는 분이 어느나라나 말의 중요성과 관련된 속담이나 격언이 많지만 우리나라처럼 “말한마디에 천량 빚을 갚는다” 부터 “아 다르고 어 다르다”까지 다양하게 있는 나라도 드믈것이다 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렇게 말한마디를 중시하던 민족이었는데 최근에는 해도 너무한다 싶다. 나라안팎으로 경제가 어려운 요즈음. 개인주의도 좋고 혼네도 좋으니 말한마디 행동거지하나에도 지금보다는 좀더 타인에 대한 배려가 살아있는 품위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네티즌들은 익명성의 보호막을 과감히 걷어내고, 국회의원들은 면책특권에 안주하지 말며, 언론은 표현의 자유를 남발하지 않는 원숙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국정감사의 이모저모를 보여주는 TV방송을 보며,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했던 독일철학자 하이데거의 멋진 은유가 오늘 더욱 가슴에 다가온다.



관리자 기자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기자의 기사 더보기 전체보기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오피니언 다른 기사

1 VC 대표 하소연에 담긴 ‘회수 절벽’의 경고 “10배 대박은 옛말입니다. 2~3배 투자수익도 감지덕지인데, 문제는 코스닥 시장 구조에 묶여 회수하지 못하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죠.”얼마 전에 만난 한 벤처캐피탈(VC) 대표가 털어놓은 하소연이다. 업계 사람이라면 무슨 말인지 금방 안다. 투자할 기업을 찾는 일도 쉽지 않지만, 더 답답한 것은 투자금 회수(Exit)의 출구가 막혀 있다는 것이다.한때 VC 투자에서 10배 수익은 대박의 상징이었다. 지금은 2~3배만 나와도 성공한 투자로 여긴다. 그런데 그 수익마저 장부에만 찍혀 있고 현금화되지 않는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결국, 문제는 ‘10배 대박’이 사라진 데 있지 않다. 수익을 내고도 돈을 손에 쥐지 못하는 시장, 그 돈을 다시 2 연이은 반전, 다시 묻는 KB금융 거버넌스 KB금융 회장 인선은 끝났다. 그런데 시장은 여전히 묻는다. 사상 최대 실적을 낸 현직 회장을 왜 바꿨는냐고. 이재근 차기 회장 내정자보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로 시장의 관심이 옮겨간 이유다.양종희 회장의 성과는 분명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인 5조8000억원대 순이익을 냈고, 올해 상반기에도 3조8000억원을 넘겼다. ‘리딩금융’의 입지를 더욱 굳혔다. 주주환원도 크게 강화했다. 시장이 양 회장의 연임을 유력하게 봤던 배경이다. 그런데 결과는 정반대였다.2023년에도 그랬다. 당시 허인 부회장은 국민은행 최초 3연임 행장이라는 상징성에 성과까지 더해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회추위가 택한 사람은 양종희 부회장이었다 3 고백인가 압박인가: 2001년 일본 정부의 디플레이션 선언의 명암 [김성민의 일본 위기 딥리뷰] 2001년 3월 일본 경제는 전후 일본 경제사에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3월 16일 일본 정부는 월례 경제보고를 통해 일본 경제가 “완만한 디플레이션 상태에 있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1990년대 초 버블 붕괴 이후 10년 넘게 구조적 불황을 부정해 오던 일본 정부가 결국 자국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져 있음을 비로소 공식 인정했다.정부의 충격적인 진단이 나온 지 불과 사흘 뒤인 3월 19일 일본은행은 당시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드문 실험적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바로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 QE)'의 도입이었다. 이에 앞서 2월 정책위원회에서 2000년 8월의 성급했던 금리 인상을 번복하고 제로금리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그래픽 뉴스] ‘순대’가 경제용어라고? 순(純)대외자산, 한국의 진짜 해외자산은 얼마일까?
[그래픽 뉴스] ISA 대개편! 나에게 유리한 계좌는?
[그래픽 뉴스] 미국 증시 새로운 키워드 'MANGOS'
환전·로또·육아휴직까지 하반기부터 달라지는 제도 TOP11
[그래픽 뉴스] 은퇴후 30년 부모님 세대의 생존전략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