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워렌버핏으로 불리는 한국밸류운용 이채원 부사장〈사진〉이 자신이 운용중인 대표 펀드 성과 부진을 고객들에게 사과하는 내용을 운용 보고서에 직접 밝혀 화제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밸류운용의 대표펀드인 ‘한국밸류10년투자주식형펀드’는 최근 3개월간 -23.5%의 성적을 기록, 동기간 KOSPI지수 22.6%대비 언더퍼폼했다.(기준일: 2008SUS 7월 17일~ 10월 17일)
통상 각 운용사마다 수익률이 좋을 때는 마케팅 및 회사 홍보에 열을 올리지만, 수익률이 부진할 경우 침묵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였다.
그러나 한국밸류운용은 그간의 운용 성과에 대한 질책을 달게 받고, 같은 실패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향후 전략을 당초 일정보다 앞당겨 밝힌 것.
다만, 한국밸류운용측은 이번 폭락이 가치투자자 입장에서도 매우 고통스러운 시기였지만 어려울수록 더욱 원칙에 충실한 자세로 가치투자 전략에 대한 기존 전략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CIO인 이채원 부사장은 “펀드 수익률 부진요인은 금융시장의 유동성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안전자산에 대한 니즈로 시가총액이 크고 거래량이 많은 대형주 선호 현상이 부각된 데 따른 것”이라며 “즉 거래량이 많은 대형주를 선호하는 가운데, 그렇지 못한 종목이 시장에서 외면받음에 따른 단기적인 손실을 피할 수 없었다”고 수익률 부진에 대해 설명했다.
아울러 불안정한 환율과 가치주펀드 특성상 편입종목인 중소형주 기업들의 KIKO계약에 물려 수익률 부진에도 일정 부분 기여했다는 평가다. 실제 한국밸류10년펀드 편입 보유 종목 중 KIKO와 관련된 주식은 총 10여개로, 펀드내 비중의 총합은 현재 6.11%에 달하고 있다.(기준일: 2008년 10월 23일)
이 부사장은 “KIKO 손실이 발생한다고 해서, 이것이 100% 순이익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무엇보다 10년펀드가 보유한 10종목은 KIKO손실에도 불구 전부 양호한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고, 일시적인 KIKO손실을 흡수 할 충분한 자본을 보유중”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현재의 환율이 비정상적인 상황인 만큼, KIKO 계약기간이 완료되기 전에 환율이 정상 수준을 회복한다면, 이들 기업의 KIKO 관련 손실을 빠르게 감소할 것”이라며 “그러나 만약 환율급등 상황을 염두에 두고, 이에 따른 기업의 이익 변동폭을 계산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향후 운용전략과 관련 이 부사장은 “파종을 준비하는 농부의 심정으로 공포로 인해 기업가치 대비 주가가 폭락한 기업들의 종목 비중을 크게 늘릴 것”이라며 “이와 동시에 향후 다가 올 경기침체를 견디지 못할 실력이 떨어지는 종목, 기업가치가 하락한 종목은 더 매력적인 가치주로 종목을 압축하는 작업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경아 기자 ka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