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업계에 따르면, 변동장이 고조된 요즘 각 운용사에 부쩍 펀드 손실에 대한 항의나 운용사의 잘못을 추궁하는 투자자들의 민원이 폭주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차이나펀드로 공전의 히트를 친 A운용사 마케팅 담당자는 “최근 걸려오는 전화들 대부분이 투자한 펀드 손실에 대해 항의하거나 욕설 비방 등이 고조된 민원전화가 대부분”이라면서 “투자자들의 속타는 마음은 백번이고 이해하지만, 무턱대고 욕설이나 비방 섞인 통화 내용을 듣다 보면 실상 해당 업무에 매진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B운용사 마케팅 담당자 역시 “전화응대로 업무마비 지경에 이르러 따로 민원 담당 콜 센터 직원을 영입해야 될 정도”라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실제 뿔난 투자자들의 운용사에 대한 불신은 항의 전화에만 그치지 않은 모양새다.
지난 28일 리먼브러더스 파산 신청과 관련해 펀드 환매 연기 신청을 한 운용사들의 수익자 총회에서도, 손실을 본 투자자들의 감정이 격해져 운용사 직원을 대상으로 폭력사태까지 번질 아슬아슬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투자자들의 속 타는 마음이야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지만, 관련 상품을 운용하고 펀드 손실에 따른 책임과 그에 따른 대응을 모색하는 운용업계의 입장도 충분히 헤아려주길 바란다고 거듭 당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시황 급락에 따라, 운용업계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많이 퇴색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에 따라 운용사 자체적으로도 그동안 잃어버린 신뢰 회복에 만전을 기해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다만, 투자자들 입장에서도 섣부른 욕설이나 비방은 자제해주면서 성숙한 투자 문화로 한 걸음 나아갈 길을 공동으로 모색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경아 기자 ka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