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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때일수록 포트폴리오 전략 빛난다

김창경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8-10-29 21:52

하나금융 하나골드클럽 PB팀 이원홍 팀장

요즘 TV에 얼굴을 자주 비추는 경제정책 당국자만큼이나 힘든 사람들이 투자자들과 얼굴을 맞대야 하는 금융기관 일선의 직원들이다.

하나은행 본점에서 고객을 맞고 있는 이원홍 하나골드클럽 PB팀장도 그 같은 처지. 자신이 무얼 잘못해서 시장상황이 나빠지진 것도 아니지만 고객들 대하기가 힘들다고. 그는 “죽을 맛”이라는 한마디로 요즘 근황을 전했다.

사실 이 팀장과는 약 3주전 만난 적이 있다. 당시 고객들의 문의전화에 응대하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다던 그였다. 그러나 3주가 지난 요즘은 고객들의 문의전화가 크게 줄었다고 한다.

“그 때만 해도 코스피지수가 장중 1300포인트를 넘나들었기 때문에 고객의 성향에 따라 위험자산 일부를 빼서 안전자산 쪽으로 옮기라는 등 이른바 상담이 가능했다. 그런데 1000선이 무너지면서 고객들도 어쩌지 못하고 손을 놓은 것 같다.”

이 팀장을 만난 날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75bp 전격 인하한 27일 늦은 오후였지만 하루 종일 그에 대한 고객들의 문의나 반응은 거의 없었다고.

대신 환율급등을 계기로 외국에서의 상담전화가 하나둘 늘고 있다고 한다. 달러화나 엔화 등 외환을 국내로 송금해 적당한 투자처를 찾아 운용하고 싶어 하는 교포들의 전화다.

오직 은행 예·적금과 주식·펀드투자에만 집중하는 개인투자자들은 또다시 비싼 수업료를 치르고 포트폴리오의 중요성에 대해 배우고 있다.

이 팀장은 고객과 상담하다보면 위험분산보다는 수익에만 포커스가 맞춰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매년 12월 우리 PB들은 이듬해를 전망하는 세미나를 연다. 2006년 세미나에선 선진국 비중을 높이고 이머징마켓 줄여야 한다고 결론 내리고 2007년에 그렇게 상담했다. 그런데 4월, 5월 지나면서 중국과 베트남이 폭등했다. 고객 일부는 우리 조언대로 선진국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유지했지만 다른 일부고객은 그걸 깨고 이머징마켓으로 옮겨갔다. 올해 5월 양쪽의 대표적인 사례를 분석해봤더니 유지했던 고객은 15%의 수익을 안고 끝냈지만, 이머징 중심으로 바꿨던 고객은 이미 헤어날 수 없는 상황에 와 있더라. 수익만 쫓다보면 원칙이 무시된다. 포트폴리오를 얘기할 땐 반드시 안전성을 따져봐야 한다.”

특히 해외펀드 비과세 조치 이후 투자를 늘린 고객들 중에 상당히 어려운 상황까지 이른 고객이 있다고 한다. 자산가들은 일반 투자자들보다 좀 더 여유가 있는 편이지만 그래도 마이너스가 나서 기분 좋을 사람이 어디 있을까. 이 팀장의 상담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팀장은 자산가가 아닌 일반 투자자들에게도 자산 포트폴리오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에 따르면 포트폴리오엔 수익을 창출하는 뿐만 아니라, 라이프 이벤트를 위한 목적자금 설계가 들어간다. 깨지면 절대 안 되는 돈이라면 정기예금으로 예치하면 되고 은퇴자금이라면 주식이나 펀드에 장기 투자할 수도 있다는 것.

그는 “개인 투자자들의 가장 큰 약점 중 하나가 자금스케줄을 안 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팀장은 일반 투자자들도 예·적금으로 대표되는 금리자산과 주식·펀드 같은 투자자산 이외에 환헷지를 하지 않고 역외펀드에 가입하면 통화투자까지 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실제 고객들에게도 해외 뮤추얼펀드 투자를 권할 때 가급적 환헷지를 하지 않도록 권한다고.

그는 IMF 체제에서 벗어날 당시부터 꾸준히 달러를 사 모은 뒤 원달러 환율이 900원이 될 때도 팔지 않고 갖고 있던 고객의 사례를 들려주며 단기차익에 집착하지 않는다면 환율투자도 장기적으로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위험을 배분해놓을 만큼 자산이 많지 않아 포트폴리오 전략이 필요치 않다고 말하는 투자자들의 그릇된 생각을 깨우치기 위해서라도 전화기를 들어야 하고 고객을 만나야 한다. 아무래도 최근 금융시장 분위기를 봐선 그의 고생이 쉽게 끝나지는 않을 것 같다.



김창경 기자 ck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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