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소비자연맹은 생보사들이 예정사업비를 과다 책정해 8년간 24조1710억원의 사업비 차익을 시현하고도 계약자배당 몫은 미미한 반면, 주주 몫은 대폭 증가하여 주주가 이익의 대부분을 가져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생보업계는 즉각 반박자료를 배포, 보소연이 주장한 사업비차익 수치 자체가 잘못되었고 계약자 배당도 매년 유배당계약자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한 금액이 누락되어 있다고 해명했다.
◇ 사업비차익은 계약자 몫
보험소비자연맹은 8일 생보사가 매년 예정사업비를 부풀려 매년 약 3조원 이상의 사업비차익을 남겨, 8년간 24조1710억원의 사업비차익을 챙겼다고 주장했다.
보소연은 보험사의 예정사업비는 2001년3월 8조7540억원에서 2008년3월 15조4530억원으로 76.5%증가했고, 실제사업비는 2001년3월 7조1190억원에서 2008년3월 12조1240억원으로 94%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8년간 103조의 예정사업비를 거두어 79조3710억원을 쓰고 24조1710억원을 남겼으며 더욱이 이를 계약자에게 돌려 주지 않고 주주가 거의 독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업비를 통해 이익을 남길 수 있었던 게 유무배당 계약자 비중에 따라 배분하게 되어 있는 규정 때문이라는 게 보소연의 주장이다.
또한 예정사업비 부가율이 1999년 수입보험료대비 15.2%에서 20%대로 크게 늘어나 15조4530억원을 쓰고, 2조132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남겼지만, 계약자에게 배당하는 배당금은 99년 910억에서 매년 크게 줄어들어 지난해는 1/3수준인 348억원이었다.
여기에 최근 유배당 계약자의 비중이 급감(2002년3월 71.5% → 2007년3월 40.7%) 하고 있어 주주몫의 배당이 `99년 -3조9453억원의 적자에서 2008년3월 11조5589억원으로 무려 393%나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반면 유배당계약자몫의 배당준비금은 99년 1조2632억원에서 2008년3월 1조9315억원으로 제자리에 머물러 시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소연은 주장했다.
보소연 관계자는 “생보사들이 주력상품인 종신보험과 CI보험 등에 최대 21.17%까지 사업비를 과도하게 부과해 소비자에게 보험료를 비싸게 판매하고 있다”며 “특히 무배당 상품은 사업비 차익을 보험사가 독식하기 때문에 보험계약시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생보업계 “수치가 잘못됐다”
생보업계는 보소연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즉각 반박자료를 배포, 사실을 왜곡하는 주장이라며 반발했다. 생보협회는 생보사들이 과다한 사업비를 부가하여 지난 8년동안 24조1710억원의 사업비 차익을 시현하고 있다는 보소연의 주장은 수치 자체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지난 8년간 생보사의 사업비차이익은 17조120억원으로 보소연이 제시한 금액보다 7조원 이상 작으며 국내 생보사의 사업비 부과 수준이나 해약환급금 환급율이 해외 생보사에 비해 오히려 양호하다고 반박했다.
생보협회는 또 올해 3월 기준 주주몫은 11조5589억원인 반면, 계약자 몫은 1조 9315억원에 불과하다는 보소연의 주장도 실제 매년 유배당계약자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한 금액이 누락돼 있어, 계약자 몫이 실제보다 훨씬 과소평가됐다고 설명했다.
매년 유배당계약에게 지급된 배당금을 감안할 경우 유배당계약자 몫은 올 3월 기준으로 8조원인데 보소연은 매년 지급한 금액을 누락해 실제보다 적게 나왔다는 것이다.
2000년대 들어 주주몫은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계약자몫 증가율이 감소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도 소비자들이 유배당상품 대신 시장금리를 적용하는 금리연동형 등 무배당상품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여기에 2000년 이후 주가 상승 등으로 인한 투자 성과가 소비자에게 귀속(실질적 배당성격)되는 금리연동형보험, 변액보험 등이 활성화된 것도 무배당 보험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유배당계약 감소로 계약자 몫이 대폭 줄어들었다는 주장은 유배당 계약자와 무배당 계약자의 몫이 어떻게 분배되는지에 대한 오해에서 나온 잘못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유배당 계약자 몫은 매년 결산이후 계약자배당이라는 형태로 지급되는 반면, 무배당 계약자는 계약자배당에 상당하는 금액을 사전에 보험료 할인(유배당 대비)이라는 형태로 계약자 몫을 돌려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국내 생보사의 사업비 부과 수준이나 해약환급금 환급율이 해외 생보사에 비해 오히려 양호하다”며 “계약자 배당도 무배당 위주 판매로 인해 표면적인 계약자 배당은 크게 증가하지 않았으나, 보험료 인하효과를 고려할 때, 실질적인 계약자 몫은 주주 몫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ha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