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부담은 상대적으로 줄었지만, 시장에 미칠 충격에 대한 경계감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네 마녀의 날’ 부담 다소 완화 = 지난 4일부터 9일까지 프로그램 차익 순매도가 이어지면서 매수차익 잔액은 1조1105억원 규모 줄었다. 9일 마감 기준 매수차익 잔액은 8조4000억원 수준. 최근 매수차익 잔액이 줄면서 매물 부담이 대거 완화됐다는 설명이다. 지난주 한때 9조5000억원을 웃돌 때와 비교하면 상당히 경감된 모습이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원상필 연구원은 “지난 9일 코스피200선물 9월물과 12월물간의 스프레드가 2.15포인트로, 이론 스프레드 대비 75% 수준”이라며 “이는 과거 평균치인 55~75%를 넘는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원 연구원은 “그러나 최근 증가한 매수차익잔고가 이론가를 큰 폭으로 상회하는 수준에서 유입됐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롤오버할 유인은 높지 않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4거래일간 프로그램 차익 매도를 통해 1조원이 사전 청산됐지만, 지난 6월 동시만기일 이후의 순증가분만 3조원에 육박한다는 점에서 차익잔고는 아직 수급 및 심리적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원 연구원은 “무위험 차익거래가 가능한 상황이 조성됐는데, 이를 통해 단기성향의 차익거래 펀드와 일반 및 사모펀드 등의 자금까지 대규모로 유입되며 매수차익 잔고는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해 왔다”며 “비차익거래도 27거래일 연속 활발한 순매수를 기록했는데, 같은 기간 지수 ETF의 시가총액도 꾸준히 증가했다는 점에서 상당 물량이 만기를 청산의 기회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만기가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고 지나가기 위해서는 스프레드 상승이 필수적이며, 그 수준은 2.3포인트 이상이 돼야 한다”고 전망했다. 코스피200선물 9월물과 12월물의 스프레드 상승세가 미진해 롤오버가 활발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대우증권도 스프레드 상승세가 미진해 매수 차익잔액의 롤오버는 아직 활발하게 전개되지 않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매수 차익잔액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매물 부담은 아직 2조원 정도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 만기를 하루 앞두고 부담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지난 6월물 만기 이후 들어온 매수 차익잔액이 상당수 이론 베이시스를 상회하는 구간에서 들어왔기 때문에 롤오버를 위해서는 스프레드가 더 상승해야 한다는 것.
유진투자증권은 만기일 9000억원 가량의 물량이 청산 혹은 롤오버될 것으로 추정했다.
◆ 유가하락 등 긍정적 요인 = 추석연휴 국제유가를 비롯한 국제상품가격의 지속적인 하향 안정화도 이어지고 있다. 영국, 중국 등 지표상 해외의 물가불안도 상당히 완화되는 모습이다. 글로벌 경제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당히 완화되면서 각국 중앙은행들의 숨통을 틔워줄 것이라는 예상이다.
1159.0원까지 급등하며 변동성을 키웠던 원·달러 환율이 1100원선 밑으로 떨어지며 환율 상승추세가 끝났다. 외국인을 중심으로 기관까지 매수에 나서며 채권금리는 하향안정세를 보였다.
국채선물은 6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106.09로 마감, 지난달 8일 이후 한달만에 처음 106선 위로 안착했다. 5년 만기 국고채금리는 지난주 기록했던 6.02%를 정점으로 5.77%까지 하락했다.
다만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지속되고 있는 점과 국내에서는 가계대출 부실 및 저축은행 PF 등이 부담이라는 평가다.
메리츠증권 심재엽 투자전략팀장은 “유가하락은 상승속도가 빨랐던 만큼 하락 속도도 빠르기 때문에 앞으로 글로벌 경제의 인플레이션 부담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쿼드러플위칭데이에 대한 불안이 남아 있지만, 외화 유동성에 대한 우려를 떨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 이번 주를 고비로 증시에 전환점이 마련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