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원·달러 환율 및 시장 불안요인으로 대두됐던 외국인 채권만기 등 시장의 관심은 국내 경기 둔화와도 맞닿아 있어 본격적인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월초에 맞물린 선물옵션만기일 등을 앞두고 차익거래 매도물량 등 수급측면의 불안도 지속적인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같은 다양한 악재 속에서도 1450선에서 강하게 형성된 지지선에 대한 시장의 믿음이 강하고, 기술적 반등에 대한 예상도 나오고 있다.
최근 코스피지수와 시가총액 대비 고객예탁금이 연중최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고, 거래량과 거래대금 역시 2억주, 3조원을 밑돌면서 시장의 체력은 크게 악화됐지만, 대형 돌발악재가 나오지 않는 이상은 추가적인 하락도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7월2일 시가총액 대비 고객예탁금 비율을 100으로 잡았을 때 관련 지수는 그동안 꾸준히 하락해 최근에는 연중 최저 수준인 65%대까지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지난 주 후반 고객예탁금은 이틀 연속 증가세를 나타내며 8조원대를 위협했지만 지난달 말 다시 증가하는 모습이다.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28일 현재 고객예탁금은 302억7100만원 늘어나 8조1326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와 함께 선물옵션거래 예수금도 432억1700만원 증가한 7조5571억4500만원을 기록했다.
미수금은 115억500만원 줄어든 1273억6900만원이다. 신용융자잔액도 502억5800만원 감소한 2조7388억84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감소세를 벗어나고 있는 증시 주변자금 상황을 볼 때 향후 소폭의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증권사들은 대체로 이번달 코스피지수 밴드를 1450~1600 수준으로 잡고 있다.
이같은 전망의 근거는 무엇보다 현재 장세를 억누르고 있는 미국발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기 심화의 향방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증시의 최대 관심사는 미국 금융위기의 진정 여부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그나마 최근 달러 강세에 따라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국제유가 등 상품시장의 도움이 돋보인다.
이에 따라 이번달 예정된 리먼브러더스 등 미국 금융주들의 실적발표에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최근 추가 감원 등 자구책을 펼치고 있는 리먼브러더스의 매각이 성사될 경우 미국 금융불안은 한층 약화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미국 국책 모기지업체인 패니메와 프레디맥에 공적자금이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은 결정이 날 경우 글로벌 증시에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미국 금융위기에서 초래될 글로벌 시장의 불안요인은 쉽게 사그라들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최근 단기적으로 강하게 반영된 악재인 만큼 긍정적인 신호가 나올 때마다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대신증권 성진경 연구원도 “다음달에 예정된 미국 금융주, 특히 리먼브러더스의 실적발표에 주목해야 한다”며 “실적 발표직전에 리먼브러더스의 매각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 이로 인해서 미국의 금융 불안이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동부증권 송경근 연구원은 “시장에 악재로 작용하는 금리, 환율 변수가 지금 같은 추세로 장기간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현 추세는 쏠림현상에 따른 것으로, 9월 중순 이후에는 금리 및 환율변수가 안정을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다른 악재로는 국내 경기의 둔화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는 저점근접에 대한 기대감과 동시에 작용하면서 오히려 시각을 향후 회복 가능성으로 돌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29일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8월 물가가 예상과 달리 6%대에 진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부분도 경기둔화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감을 서둘러 진화하는 성격으로 시장은 파악하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 안정으로 휘발유가격이 일부 인하됐고, 전월에 비해 상승압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는 시그널로 풀이된다.
NH투자증권 임정석 투자전략팀장은 “기업이익과 경기측면에서의 모멘텀 반전을 기대하기 이르다”며 “글로벌 경기둔화 흐름이 아직 진행형”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글로벌 시장이 일제히 조정을 겪으며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며 “모멘텀으로부터 밸류에이션으로의 관점 이동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이 1100원선을 돌파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통신·유틸리티·제약업종 등 경기방어주를 중심으로 단기 낙폭과대주, 고배당주 등을 분할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