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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國 은행들이 달려 온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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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8-08-17 21:34

박상기 연구원, 중국 중앙재경대학 방문학자, 前 외환은행, KCIF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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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國 은행들이 달려 온다!
최근 어느 일간지에 주한 中國 대사의 회견 내용이 보도된 적이 있다. 요약하자면 “中國 은행들이 한국 은행들과 합작 또는 인수 형태로 진출할 의욕을 가지고 있다” 는 내용이다. 얼핏 듣기에는 양국 간 금융 분야 협력 증진을 강조하는 가벼운 덕담으로 넘길 수도 있을 법하나, 과연 이러한 언급이 의례적인 외교적 수사(修辭)에 불과한 것일까?

◇ 中國 은행 개방은 ‘밖으로 나가는’ 단계로 전환

中國은 70년대 후반 시작된 개혁 개방 이래, 은행 산업의 대외 개방을 개혁 추진의 주요 동력으로 삼고, 해외 은행들을 자국으로 유치하는 정책을 견지해 왔다. 그러나, 이와는 대조적으로, 최근 中 은행들은 해외 진출에 부쩍 눈에 띄게 활발해져, 해외 자산 총액이 이미 우리나라 외환보유액보다도 많은 2,600억 달러를 넘는다. 바야흐로 은행 개방 형태가 종전의 “끌어 들이는” 정책에서 “밖으로 나가는” 단계로 본격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전환의 배경은, 中國이 글로벌 무역대국으로 급속히 성장함에 따라, 中 기업들은 이제 제품 판매뿐 만 아니라 금융 거래 면에서도 상응한 정도의 글로벌화를 이루어, 해외 활동에서, 이미 거래 관계에 있는 中 은행들의 지원을 받을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한편, 외국 은행들이 對中 진출 러시를 이루게 되자, 中 은행들도 국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면 영업 기회를 아예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냉엄한 경쟁 환경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또한, 주요 은행들의 해외 상장으로 자본구조 및 경영관리의 국제화를 요구 받게 되고, 은행 업적 및 주가도 국제 기준으로 평가되게 됨에 따라, 中 은행들은 투자 가치 향상을 위해 스스로 글로벌 표준 경영 체제로 전환하게 된 것이다. 한 마디로, 이제 中 은행들에게 해외 진출은 “경제 개방 확대 및 심화에 부응하는 당연한 선택” (中國工商銀行 은행장 楊凱生)이 된 것이다.

◇ 中 은행들, 이미 가공(可恐)할 대외 진출 능력을 갖춰

이와 관련, 주목할 것은, 中 은행들이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거대 규모 누적 부실채권, 형편없이 열악한 자본구조 등의 부실 요인들에 짓눌려 거의 빈사(瀕死) 상태에서 허덕이던 그런 모습이 이미 아니라는 점이다.

그 동안 中國 정부의 강력한 지원 하에, 국가 경제의 쾌속 성장 지속 등 경영환경 호전을 바탕으로, 경이적인 회생을 이뤄내, 이제 거의 모든 은행들이 재무상황, 경영구조 면에서 능히 자조적(自助的) 조혈(造血) 능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자금능력 면을 자세히 살펴보면, 작년 말까지 해외 전략적 투자가들로부터 총 213억 달러에 달하는 출자를 받았고, 해외 IPO를 통한 자금조달도 455억 달러에 이른다.

여기에 해외 은행들의 직접투자액 148억 달러를 합치면 은행 부문의 외자 이용 규모는 무려 800억 달러를 넘는다. 이에 더해, 中國이 1조8천억 달러가 넘는 외환보유고를 가진 세계 제일의 “外換 大國”이라는 것은 이제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자금능력 만을 보자면, 中國은 이미 세계 어느 금융시장이라도 공략하기에 충분한 수단을 갖춘 셈이다.

◇ ‘자유화, 개방화’를 외치며, 자국 은행은 철저히 ‘보호’

지금, 전세계 거의 모든 국가들은, 거스를 수 없는 자유화, 개방화의 물결 속에서도, 자국의 은행 산업에 대해서만은 각자 경제적 특성에 맞춰 다양하게 규제를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외국 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에 대해서는 더욱 엄격한 것이 대세이다. 무엇보다도, 은행 산업 특성상, 한 국가의 화폐제도 및 지불제도의 안정성 유지, 통화정책의 유효성 확보 등 국민 경제 상의 공익성에 비춰볼 때, 충분한 당위성이 있음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가까운 예로, 전세계 금융시장이 미국發 서브프라임 사태로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美, 英 등 선진국들도 자국 금융기업들의 재무구조 안정 및 유동성 확보를 위해 중앙은행들까지 바로 나서서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등, 필사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바로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바이다.

일본 시장의 폐쇄성은 이미 주지하는 바이나, 금융산업 보호 본능에 충실한 결과, 지난 東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에도 온갖 곤경을 감내하면서도 자국 은행을 섣불리 외국 자본에 넘기지 않았던 것이다. 심지어, 외국 은행 유치를 주요 정책으로 삼아 온 中國마저도 정작 해외 자본의 자국 은행 지분 소유에 대해서는 일정한 수준 이하로 제한하는 엄격한 보호벽을 두고 있다.

◇ 中國의 입맛에 아주 잘 들어맞는 한국 은행들

우리나라는 97/98년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상당 수 은행들이 통폐합되었고, 그 후로도 여차하면 외국 자본에 덜컥덜컥 팔아 치운 결과, 이제 한 두 은행만이 겨우 온전한 “우리” 은행으로 남아있는 정도다. 실제로, 상장 은행들 거의 전부가 외국인 지분 보유 비율이 60%~80%에 달하는 실정이다. 시가 총액 규모를 보면, 그나마 제일 큰 은행이라고 해 봐야 겨우 200억 달러 전후에 불과하여, 세계 최대라는 中國工商銀行의 1/10에도 못 미치는 규모다. 5개 상장 은행들 시가 총액을 모두 합해 봐야 겨우 600억 달러 남짓하다.

실상이 이렇다 보니, 앞서 말한 중국 은행들의 가용 자금 규모에 비교해 보자면 가히 적수도 되지 못할 수준이어서, 中國 은행들에게는 여건이 허락하기만 하면 우리 은행들을 장악하기란 아주 만만할 뿐만 아니라, 참입(參入) 규제 등 면에서도 다른 금융시장에 비해 꽤 여유 있게 침투해 들어갈 수 있는 시장으로 여길 것임에는 거의 틀림이 없을 듯하다. 한 마디로, 中國 은행들에게 우리 은행들은, 어디보다도 매력 있는 “표적”이 될 수 있는 셈이다.

◇ 개방 전략도 자국 산업 발전을 근간(根幹)으로 삼아야

마침, 우리 정부 당국은 공공 금융부문 재편 및 민영화를 계기로, 금융제도 전반에 걸친 대대적인 개편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흔히들 금융을 국가 경제의 혈맥이라고 비유한다. 우리는 지금 우리 경제의 혈류 순환 계통을 남의 손에 의해 구동(驅動)되도록 내맡기면서 경제체제를 유지해 가겠다는 대담한 구상을 계속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자기 몸 속에 흐르는 혈류만이라도 스스로 제어할 수 있을 최소한이라도 어떻게 지키고 육성해갈 것인지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처해 있는 형국이다.

현대와 같은 글로벌화 대세 속에서는, 큰 틀에서 국가 경제의 개방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지향해야 할 방향인 것만은 틀림없다. 그러나, 개방이니 자유경쟁이니 하는 것도, 스스로 대항할 응분의 힘과, 유효한 전략을 갖추고 있어야 그 경쟁의 과실(果實)을 향유할 수가 있는 것이지, 그렇지 못하면, 십중팔구 강자의 세력 속으로 속절없이 휩쓸려 들어가 버릴 것은 정한 이치다.

우리는 지금, 글로벌 경제대국으로 거침없이 쾌속 질주하며, 급기야 세계 금융 패권 야심에 찬 中國이라는 “공룡(恐龍)” 경제를 지척(咫尺)에 두고 있다. 중국이 대문만 열고 나서면 제일 먼저 발 닿는 곳이 우리 시장이다. 향후, 이들과 어떻게 공생(共生), 병진(竝進)할 것이며, 우리 금융시장 발전과 관련하여 어떤 실효성 있는 비전을 가지고, 현명한 전략을 구현해 나아갈 것인가를 신중에 신중을 더해 고심해야 할 중차대한 시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 He is…

◇ 학력

·1966. 용산고 졸업

·1970.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1985. University of Chicago, 경영대학원 졸업(MBA)

◇ 주요경력

·1970. 2. 한국외환은행 입행

·2001. 2. 국제금융센타(KCIF)

·2006. 5. 중국 사회과학원(금융연구소) 방문연구원

·2007. 9. 중국 중앙재경대학 방문학자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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