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일부 중소생보사들이 동일한 보험상품을 다이렉트채널과 설계사채널에서 판매하면서 보험료도 동일하게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다이렉트채널에서 판매되는 상품은 보험설계사 수당이 없기 때문에 설계사채널에서 판매하는 것보다 보험료가 저렴하다.
예를 들어 온라인자동차보험이 오프라인으로 판매되는 자동차보험보다 평균 10%정도 보험료가 저렴한 것도 보험설계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보험에 가입하는 만큼 설계사 수당이 보험료에서 빠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A생명과 B생명 경우 설계사채널과 다이렉트채널에서 동일한 상품을 판매하면서 보험료까지 동일하게 받고 있다.
A생명의 저축성보험상품인 더블테크보험의 경우 35세 남자가 보험가입금액 1억원, 80세만기, 20년납으로 설계사를 통해 보험에 가입할 경우 보험료는 16만6000원이 된다.
그러나 설계사를 거치지 않고 다이렉트채널을 통해 가입하더라고 보험료는 16만6000원을 내야 한다.
또한 A생명의 자기사랑 암보험도 30세 남자가 주보험 1000만원, 20년납, 80세만기로 다이렉트채널에서 보험을 가입하면 3만2400원의 보험료를 내야 한다.
그러나 동일한 조건으로 설계사를 통해 보험을 가입하더라도 보험료는 다이렉트채널을 통해 가입한 것과 같은 보험료를 내면 된다.
즉 다이렉트채널에서 설계사 수당만큼의 보험료를 더 받고 있는 것으로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다이렉트채널을 통해 보험에 가입한 고객들만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보험사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A생명의 관계자는 “동일한 보험상품에 동일한 보장내용으로 가입하면 보험료가 동일한 것은 당연하다”라며 “다이렉트채널의 상품이 저렴한 것은 그만큼 보장내용이 설계사채널에서 판매되고 있는 상품보다 적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이렉트채널이기 때문에 설계사 수당이 배제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설계사들의 수당의 경우 콜센터 직원들이 받는 수당만큼을 받는다”고 답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말도 안돼는 일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대형 생보사의 한 관계자는 “판매채널이 다르면 당연히 사업비도 달라야 한다”며 “보험사가 다이렉트채널을 만든 것도 사업비를 줄여 보다 저렴한 보험료를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보험설계사들이 콜센터 직원들의 수당만큼을 받는다면 차비도 못 건진다”라며 “이는 결국 설계사채널에서 판매가 전혀 안된다는 것으로 설계사채널에서 판매할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일부 보험사들이 다이렉트채널과 설계사채널에서 동일한 보험료로 판매하고 있는 것은 처음에 다이렉트전용이나 설계사전용으로 보험상품을 개발하다가 설계사 및 콜센터직원들의 반발로 인해 다른 채널에서도 판매가 가능하도록 변경했기 때문이다.
즉 채널별 사업비 차이를 두지 않고 동일한 사업비로 상품인가를 받은 것이다.
이에 대해 생보업계 한 관계자는 “설계사채널의 경우 사업비를 쉽게 줄이기 힘들기 때문에 다이렉트채널의 사업비를 늘렸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며 “이는 결국 광고와 BD확보 등에 활용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ha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