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벤처캐피탈협회(이하 벤처캐피탈협회)는 19일 새로 입주한 서초동 사옥에서 간담회를 열고 소폭 감소세를 보였던 신규투자 추이가 7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고 밝혔다.
벤처캐피탈협회 고정석 회장은 “지난해 벤처캐피탈사들의 투자 업체 수는 2006년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업체당 투자한 금액은 더욱 커졌고 하반기 코스닥 시장이 좋았던 영향으로 7년 만에 최고치의 신규투자를 기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한 벤처캐피탈 동향 자료에 따르면 2007년 벤처캐피탈 업체들이 투자한 신규투자는 9917억원으로 집계 돼 1조원을 육박했다. 이는 7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업계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2000년 1조원을 넘어섰던 신규투자는 2001년 8913억원, 2002년 6177억원, 2003년 6306억원, 2004년 6044억원으로 감소하면서 침체기를 맞았다. 정부의 벤처활성화 보완대책으로 2005년 7573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자금 회수에 대한 한계에 부딪히면서 2006년 7333억원으로 정체기를 겪었다. 업계에서는 이후 M&A 등 새로운 투자 회수방안이 부각되면서 지난해 신규투자 금액이 최고치를 기록하게 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미창투 신기천 사장은 “지난해는 벤처캐피탈사들에게 변화의 시기를 제공해줬다”며 “단순히 투자 회수수단이 IPO만 있는 것이 아니라 M&A 등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에 신규투자도 과감히 확대됐다”고 말했다. 또 협회 김형닫기

한편, 업종별 신규투자 실적에 눈에 띠는 변화가 나타났다.
벤처캐피탈 시장을 주도하던 IT 부문의 신규투자 비중은 지난해 지속적인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해 IT 부문 신규투자 비중은 34.2%를 기록한 반면 조선·철강 등 일반제조업의 비중이 30.1%로 대폭 증가했다.
항상 50%대를 넘어섰던 IT 부문의 투자 비중은 2005년 43.4%를 기록하면서 40%대로 하락했으며 2006년 38.2%를 기록하면서 연이어 30%대로 추락했다. 하지만 지난해 4%대의 소폭 하락세를 보이자 업계 전문가들은 IT투자 비중은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을 만큼 바닥을 쳤다고 분석했다.
A벤처캐피탈 심사역은 “IT는 벤처캐피탈사들의 주력 투자 부문이고 시장 전망을 봤을 때 상승세가 기대되고 있다”면서 “지난해 일반제조업에 많은 투자가 이뤄졌지만 올해는 또 다른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교육·서비스 부문도 10%대에 육박할 정도로 늘어났다. 2005년 3.3%의 비중을 차지했던 교육·서비스는 2006년 5.3%, 2007년 9.7%로 대폭 증가했다.
B벤처캐피탈 심사역은 “이같은 분위기는 올해로 이어져 사교육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 투자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벤처캐피탈의 투자 변별력은 더욱 좋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코스닥에 상장한 벤처기업은 52개였으며 이중 44개가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받은 업체로 벤처캐피탈 투자기업의 상장비율은 84.6%를 기록했다. 벤처캐피탈 투자기업의 상장비율은 2002년 50.5% 밖에 차지하지 못했지만 2003년 62.1%, 2004년 75.7%, 2005년 80.3%, 2006년 81.4%로 지속적인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다. 협회 김형수 이사는 “업체들이 과거와 다르게 투자 전문성을 확보하면서 투자한 벤처기업의 상장하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